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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길드워여~ 첫인상은 오래 남는단다.

뒷맛이 개운한 생생논평(生生論評)

곰탱이 2005-03-19 07:11:06

 

오는 25일부터 총 상금 3000만원의 규모로 '길드워 챔피언십'이 열리는데, 그간 진행되어왔던 짧은 기간의 테스트와는 달리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11일간의 온라인 예선을 거쳐 지역본선, 서울결선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길드워'는 폐인게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만큼 중독성이 강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던 기존 MMORPG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볍게 언제든지 플레이 할 수 있으면서도 RPG의 키우는 재미, 모험하는 재미, 역할을 분담하여 힘을 합쳐 목적을 이루는 재미에 수준 높은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성까지 고루 갖춘 새로운 게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런 길드워가 준비한 이번 대회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전국규모로 폭넓게 펼쳐지는 것이며,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위주로 형성되었던 e-sports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길드워의 첫 공식 대회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애타게 길드워를 기다려온 상당 수의 유저들은 이 첫 대회의 첫인상이 좋지 않다며 성화다. 318일 오랜만에 묵은 때를 벗고 대회 진행에 앞서 홈페이지가 새 단장을 하고 나섰는데, 이와 함께 같은 날 발표된 진행 공지와 관련 이벤트에 문제가 있다며 길드워 홈페이지 게시판을 비롯한 여러 팬사이트를 통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불만의 원인은 바로 18일부터 시작된 길드워 프렌드 PC방 이벤트.

 

이벤트면 다 좋자고 하는 것일 터인데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집에서 접속하는 유저들은 대회의 예선 시작일인 25일부터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사전에 등록된 프렌드 PC방에서는 18일부터 접속이 가능해 그 기간 동안 접속이 불가능한 일반 유저들보다 대회의 유리한 고지를 먼저 차지하게 된다.

 

 

예선에서의 길드전적은 초기화되어 지역본선으로 넘어간다지만, 예선전 이벤트로 접속 가능한 유저들의 정보는 초기화 되지 않으며, 대회에서 지난 테스트 때 참여한 캐릭터까지 그대로 쓸 수 있는 조건은, 집에서 길드워를 즐기는 많은 수의 유저들에게 너무 가혹한 상황인 것이다.

 

 

88 대전에서는 팀의 단합과 직업, 기술들의 조합과 조작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대전에 참여하는 캐릭터의 현재 능력 즉, 레벨과 아이템 등도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이전 테스트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경험한 현실이다.

 

이를 경험한 유저들이 상금까지 걸린 첫 대회인데도 불구하고, 특정 대상들에게 자신은 보지 못하는 혜택이 주어지는 것을 보고 가만히 '그래 옳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많은 PC방이 가입돼 있고, 당장 오늘 내일 더 많은 PC방들이 가입한다 해도 근처에 PC방이 없다거나 PC방에 가지 않는 유저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혜택임이 분명하다.

 

물론 이번 이벤트는 '깜짝 보너스' 성격이 강하다. 원래 25일부터 오픈한다고 예고됐다가 먼저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선물'로 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물을 한쪽만 주면, 모두 안 주는 것보다 못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척 서운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나름대로 ①기다려온 게이머들에게 좀더 일찍 게임할 기회를 주고 ②길드워의 PC방 활성화를 돕는 일거양득의 전략이었으리라.

 

하지만 결과적으로 상당수의 개인유저들 심기를 심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쪽집게가 아니니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벤트가 시작한 당일, 새로 단장한 길드워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해킹을 당했다.

 

 

<18일 밤 습격 당한 길드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그렇다면 홈페이지 게시판이 습격 당하고 있던 그 시각 게임 속 풍경은 과연 어땠을까?

 

새롭게 단장한 게임의 모습과 지난 테스트에서 불만족스러운 점들이 해결되어 보다 쾌적해진 게임환경, 정돈된 퀘스트 등을 누구보다 먼저 만났다는 즐거움만 가득했을까?

  

등록된 PC방에서만 접속이 가능했기에 공개 이벤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수가 접속했다. 접속자가 적다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었을까?

 

당일 길드워에 접속한 한 게이머는 "지역길드로 등록된 길드들만 참여했던 지난 트레이닝세션테스트 때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키우려는 사람들은 미션을 같이 진행할 사람들이 없어 고생했고, 게임을 같이 할 사람은 보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있는 GM들을 구경하는 상황을 똑같이 겪었다"고 말했다.

 

25일전까지는 평소 가지 않던 PC방을 찾아 가서라도 하려는 열혈유저들과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길드에서는 접속을 하겠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는 그렇게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길드워는 PC방 접속을 못하는 개인유저들에게는 첫 대회는 형평성에 어긋난 불공평한 대회라는 첫인상을 주게 되는 것이고, PC방 접속자들에게도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시간을 제공하게 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앞으로 함께 가야할 많은 PC방들과 약속을 해버린 상태에서 쉽게 정책을 바꾸기도 어려운 일이니 참으로 딱하고 난처한 상황에 빠진 셈이긴 하지만, 불만의 폭이 점점 넓어진다면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식 서비스의 시작을 알리는 오픈 전야제로 봐도 무방한 이번 챔피언십 대회의 첫인상이 차후 유저들에게 어땠다고 얘기가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스타크래프트가 활성화 되던 시기와는 달리 요즘은 대부분 가정, 직장 등에서 쉽게 PC를 접해 여가시간을 즐긴다. 그런 개인 유저들에게 큰 반감을 사면서까지 이렇게 진행했어야 했나 묻고 싶다!

 

사랑하는 만큼 아프다던데, 지금 길드워에 항의하고 있는 유저들이 그런 것은 아닐는지?

 

첫인상은 오래 남는다고 한다.

모두에게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고 공정하게 진행되어, 부디 온라인RPG의 성공적인 e-sports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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