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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LOL 월즈 뮤직비디오 실망

주인공은 린킨파크가 아니라 T1이 되어야 마땅하다

김재석(우티) 2024-09-25 15:37:38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 새 뮤직비디오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그간 월즈 뮤직비디오는 지난 시즌을 돌아봄과 동시에 새 월즈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다. 2017년의 <Legends Never Die>와 2018년의 <RISE>가 그랬다. 두 곡은 월즈를 즐겨보지 않던 사람들도 익히 아는 명곡이 되었다.​

곡 발매 전부터 올해 월즈 뮤직비디오는 작년 월즈에 대한 리뷰 성격을 지닐 것으로 기대했다. 작년 안방에서 열렸던 월즈는 LCK를 대표하는 T1이 LPL의 도전에 응수하는 서사를 가지고 있다. 2018년 고배를 마셨던 T1은 홀로 남아 LNG, 징동, 웨이보를 연파하며 왕위에 앉았다. 그리하여 모든 길은 페이커를 통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린킨파크가 부른 신곡 <Heavy Is The Crown>은 T1이 맞이했던(그리고 곧 당면할) 도전을 담고 있지만,​ 최악의 월즈 주제가라는 악평을 받고 있다.​ 당연하다. T1이 느껴야만 할 왕관의 무게를 린킨파크의 새로운 보컬 에밀리 암스트롱이 대신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이게 월즈 주제가인지, 아니면 재결합한 린킨파크의 쇼케이스인지 묻게 된다. 린킨파크가 나올 시간에 LPL의 도전자들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월즈 주제가를 작업해왔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이들 가수의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거나, 한정된 장면에만 등장했다. 독특한 자의식의 릴 나스 엑스는 2022년 <Star Walkin’>을 불렀지만, 주인공은 데프트를 비롯한 선수들이었다. 2023년에도 가장 뜨거운 아이돌 뉴진스가 <GODS>를 불렀지만, 뮤직비디오를 관통하는 주제는 역시 선수들의 혈투였다.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 스킨을 입고 서로 다투는 뮤직비디오 스타일이 과거를 답보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특별히 끔찍하다. 예산이 부족했는지 선수들의 모델링은 잘 어울리지 못하며, 액션과 구도도 같은 회사에서 바로 지난달 만든 <발로란트> 신규 트레일러보다 떨어진다. 백문이불여일견.



기자는 린킨파크로 락에 입문했다.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세상을 떠났을 때 조용히 몰래 눈물까지 흘렸을 정도로 린킨파크를 좋아한다. 이번 뮤직비디오 때문에 도리어 노래를 부른 린킨파크가 비난의 화살을 받을까 봐 우려된다. 

생각이 여기까지 오다 보니, 체스터의 불안정하면서 신경질적이고 속을 뚫는 보컬이 없는데 과연 이 밴드가 린킨파크가 맞는지 의문까지 든다. '노엘 갤러거 빠진 오아시스'는 오아시스가 아니라 비디아이 아니겠나? 여담이지만 린킨파크에서 드럼을 치던 롭 버든도 새 밴드에 합류하지 않았다. 기자는 오는 주말 내한하는 린킨파크의 공연을 보러 갈지 말지 아직도 고민 중이다.

아무튼, 이매진 드래곤스가 <Warriors>를 부른 것도 2014년 일이다. 10년 동안 게임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가를 만들어 온 라이엇게임즈는 어쩌다 이런 결과물을 만든 걸까?

그러니까 그 무게를 왜 린킨파크가 견디느냔 말이다.

2022년, 2023년 뮤직비디오와 비교했을 때 퀄리티가 낮다고 느껴지는 선수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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