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거 퍼블리싱하는 <가디언테일즈>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작품이다.
‘도트 튀는’ 비주얼의 레트로 감성 모바일 RPG이며, 동시에 수동 조작을 통해 ‘집중해서 콘트롤해야 하는’ 게임이다. 그렇기에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존의 게임들과 다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출시와 동시에 바로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IN 20’에 성공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가디언테일즈>는 어떠한 점이 매력적일까? 그리고 과연 이 게임은 롱런할 수 있을까? 게임을 체험해보고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만약 이 게임이 수동 조작이라고 해서 그냥 화면만 보고 정해진 타이밍에 버튼만 연타하거나 캐릭터를 조작하는 것에만 그쳤다고 하면 ‘무늬만 수동 조작’이라고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가디언테일즈>에서는 유저들이 타이밍 하나하나를 맞춰가면서 다양하게 조작을 하게 된다.
적의 공격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회피하고, 들고 있는 무기들의 특성에 맞는 공격을 지형 지물과 효과 등을 고려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넣고, 속성에 따른 공략이나 버튼 연타 등 수많은 ‘조작’을 해야 한다는 뜻.
덕분에 플레이어는 조작을 하는 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사실 무늬만 RPG지 사실상 ‘액션 게임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 정도다.
# 숨겨진 길이 1-1부터 숨겨져 있습니다
<가디언테일즈>는 조작 외에도 스테이지의 구성과 진행 방식 또한 레트로 RPG를 연상시키는 점들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스테이지 곳곳에 산재한 ‘퍼즐 요소’와 함께 ‘숨겨진 요소 찾기’에서 그러한 점을 느낄 수 있다. 당장 유저가 처음 만나게 되는 스테이지. 그러니까 1-1 첫 스테이지에서부터 숨겨진 길이 있고, 간단한 퍼즐을 풀면 보너스 아이템을 얻고 히든 스테이지가 개방한다는 식이다.
이러한 숨겨진 길은 맵 곳곳에 있는 여러 오브젝트들을 조작해서 찾을 수 있을 때도 있고, 특정 아이템을 얻어야만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초회 플레이에서는 ‘당장 클리어할 수 없는’ 퍼즐이나 숨겨진 요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한 다음에 ‘아이템 파밍’이나 단순한 ‘반복 플레이’가 아닌, 이러한 숨겨진 요소 클리어를 위해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를 여러 번 반복해서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긴다. 마치 레트로 RPG에서 초보 때 못 깬 스테이지나 퍼즐 클리어를 위해 시작의 마을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런 퍼즐과 숨겨진 요소 찾기의 난이도는 ‘모바일 게임’ 답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그냥 집중해서 게임 화면을 잘 살펴본다면 대부분의 유저들이 손쉽게 개발자의 의도를 알 수 있을 정도이며, 특히 고전 게임을 많이 즐겨본 유저라면 정말 ‘손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난이도에서 크게 크게 겁을 먹지 않아도 된다.
# 게임 곳곳에서 느껴지는 ‘싼티나지 않는’ 센스
<가디언테일즈>는 레트로 스타일의 비주얼을 가진 RPG지만, ‘띵작(명작) RPG’ 라는 다소 최신(?) 트렌드를 활용한 광고 문구를 내걸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는 게임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분명 ‘올드’한 레트로 감성의 RPG이지만, 겉포장만 그렇게 꾸몄을 뿐. 이 게임이 드러내는 여러 ‘센스’들을 살펴보면 결코 올드하지 않다.
사실 캐릭터가 그냥 도트일 뿐, 개별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나 다양한 이펙트, 연출을 살펴보면 분명 ‘최신 게임답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게임의 시나리오 또한 배경은 레트로한 판타지 RPG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휴대폰이 등장하고, ‘페이스북’을 뒤튼 가상의 페러디 SNS가 등장해서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을 ‘팔로잉’ 하기도 하는 등. 위트와 재미가 곳곳에서 넘쳐난다.
캐릭터 ‘뽑기’ 또한 최신 아마존 드론 배송을 패러디하지 않나, 캐릭터는 일본의 유명 ‘피규어 포장’에 담겨서 뽑히질 않나. 보다보면 ‘빵빵 터질’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캐릭터들의 일러스트 또한 충분히 ‘고퀄리티’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만약 이런 미형의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 굉장히 하드코어한 육성 시스템, 그리고 과금
<가디언테일즈>의 캐릭터 육성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촘촘하면서도’ ‘할 것이 많은’ 형태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캐릭터만 해도 레벨업과 함께 장비 장착, 카드 장착, 스킬 육성, 초월, 각성 등등 플레이어가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는 의미. 장비 또한 ‘강화’가 있기 때문에 결국 이 게임은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스펙업한다’로 게임의 모든 목적이 집중된다.
문제는 이 게임은 ‘캐릭터들의 태생 등급’과 ‘장비의 등급’에 따른 격차가 제법 크다는 사실이다. 무기와 캐릭터간의 궁합도 중요해서, 유저들로 하여금 첫 시작부터 높은 등급의 캐릭터와 무기(특히 전용무기)를 들고 시작하는 것이 권장될 정도.
처음부터 높은 등급의 강한 캐릭터와 강한 무기를 들고 시작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진행 난이도는 시간이 지날 수록 벌어진다. 특히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는 ‘특정 캐릭터와 특정 무기’를 들고 있지 않으면 5챕터 이상은 클리어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을 정도로 난이도에 대한 이슈가 크다.
만약 리세마라 (리셋 마라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뽑을 때까지 반복해서 계정을 생성하는 행위)가 쉬웠다면 큰 이슈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이 게임은 이 리세마라조차도 고난의 연속이다. “제발 리세마라 하지 말아라”라는 개발사의 의지가 느껴질 정도로, 요즘 발매된 게임들 중에서도 ‘최상위급’ 난이도를 보여주니 혹시 리세마라를 할 유저라면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국 <가디언테일즈>는 ‘수동 조작’에서 오는 재미를 제대로 구현했으며, 동시에 레트로 감성을 충분하게 전달하며, RPG로서도 캐릭터 육성의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잘 만든 모바일 RPG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난이도와 함께, 굉장히 헤비한 육성 시스템, 여기에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과금’ 스트레스를 준다.
그렇기에 이 게임의 겉에서 보이는 ‘가벼움’에 혹해 시작한 유저라면 의외로 그 ‘헤비함’에서 오는 압박을 장시간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물론 선택은 유저들의 자유겠지만, 그래도 요즘 나오는 신작 중에서는 ‘가장 뻔하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디언테일즈>는 참 여로모로 눈에 띄는 점도 많고 시사하는 점도 많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