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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TIG 퍼스트룩] "안되겠소, 쏩시다!" 혁명 선동하는 모바일게임

김재석(우티) 2022-04-11 09:39:30

게임을 실행하면 베이지색 배경에 'RED MAN'이라는 붉은 글씨가 나타난다. 작은 인간형 캐릭터를 터치로 움직여 R 옆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얼굴의 입에 문이 달렸다. 그 문으로 들어가면 게임이 시작된다. <붉은 남자 1>에는 어떠한 설명도 없다. 

 


플레이어는 누군가에게 혁명을 호소당한다. 이내 경찰에 발각되어 동지들이 모두 죽고, 혼자 남아 혁명 과업을 수행하게 된다. 어떻게 혁명을 할 수 있는지 힌트도 거의 없다. 잿빛 횡스크롤 화면을 바삐 움직이며 선동의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게임 안에는 한 줄의 설명도 주어지지 않는다. <붉은 남자 1>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이지에 공개된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독재자의 지배 아래에서 사상의 자유가 없어진 작은 도시,
반정부 세력을 키워 자유를 쟁취하십시오!

경찰의 급습으로 반정부 세력의 리더가
부상을 입고 피신해있는 동안,
당신은 반정부 세력의 행동대장이 되어서
경찰의 순찰을 피하고 사상을 퍼뜨리며
세력을 불려나가야 합니다.

독재 정부의 세뇌와 억압에서 시민들을 구해내는 것은
당신의 손가락에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십시오.
사람은 죽일 수 있지만, 신념은 죽일 수 없습니다.


<붉은 남자 1>은 한국의 1인 개발자가 만든 게임으로 퍼즐 어드벤처 정도로 장르를 구분할 수 있다. 의도된 불친절로 가득한 게임인데, 레이어 스스로의 힘으로 방송국을 점령하거나 경찰들을 무찔러야 한다. 혁명군을 조직해서 권력자에 대항한다는 아주 선명한 갈등 관계 속에서 '이렇게 하시오'라는 가이드가 마땅히 없기 때문에 죽어가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죽음:학습'의 방정식이 굉장히 잘 구현된 게임인데, 1시간 내외면 클리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길가에 핀 붉은 꽃은 어디에 쓰는지, 빵과 동전, 열쇠는 어떻게 쓰는 것인지 알아내는 것 자체가 퍼즐이다. 마지막 페이즈는 <라이엇: 시빌 언레스트>를 연상케 하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볼 만하다.

 


1,200원이라는 가격에 꽤나 잘 짜인 게임 한 판을 맛볼 수 있다. 광고 제거 같은 부분유료화를 선택하지 않고, (1,200원 하는 게임에 붙일 만한지 모르겠지만) 정가 판매를 선택했는데 게임의 집중도 측면에서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게임 안에서 '시민들이 독재자의 압제를 받고 있다'라는 인상이 적다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 독재자의 포스터가 붙어있고, 프로파간다 라디오 방송도 나오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혁명의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붉은 남자 1>은 텍스트 없는 게임을 지향하는데, 적어도 프롤로그 단에서 배경 설명을 한 번 짚고 갔다면 더 몰입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게임 제목에 1편이라는 암시가 있는데, 속편을 통해 보다 깊은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 추천 포인트

1.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혁명 선동
2. 의도된 불친절이 주는 문제 해결의 재미

▶ 비추 포인트
1. 짧은 플레이타임
2. "그래서 왜 혁명을 해야 하죠?"

▶ 정보
장르: 퍼즐 어드벤처
개발: Madkang
가격: 1,200원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모바일 (Android, iOS)

▶ 한 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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