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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전혀 안 끔찍한 혼종, 넥슨의 '더 파이널스'

오늘부터 베타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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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3-03-07 15:39:10

1993년 미국에서 <둠>이 출시됐을 때, 언론은 <둠>을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일종의 가상현실(적어도 그 단초가 될 신문물)로 평가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기준엔 <둠>만큼 ‘실감 나는’ 가상 세계를 구현해낸 사례가 없었던 까닭이다. 시장을 매료한 또 다른 매력은 단연 광적인 게임성이다. 기술·통념적 한계를 모두 뛰어넘어 악마 사이를 누비며 납탄을 쏘아대는 <둠>의 게임플레이가 안긴 충격은 파괴적이었다.

 

독창적이고 몰입적인 경험을 구현했던 <둠>의 성공은 후대 슈팅 게임들의 금과옥조가 됐다. 장르 내 상징적 작품 중엔 비슷한 가치를 제공한 사례가 많다. 광대한 전장에서 창의적 전투를 벌이는 <배틀필드>, 개성 뚜렷한 캐릭터 간의 끊임없는 ‘팀 합’이 연출되는 <팀 포트리스 2>, 각자도생의 룰 속에서 나만의 생존기를 써 내려가는 <배틀그라운드>(PUBG) 등이 가까운 예시다.

 

지난 3월 2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넥슨의 신작 FPS <더 파이널스>를 체험했다. <배틀필드> 시리즈 출신 개발자가 다수 포진한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만든 <더 파이널스>는, 앞서 언급된 게임들처럼 몰입적 경험 안에 유저들을 몰아넣을 준비를 상당 부분 마친 타이틀로 평가된다. 기존 슈팅 게임들의 노하우를 종합하면서도 전혀 난잡하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탁월한 솜씨가 인상적이다. 

 

오늘부터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는 <더 파이널스>, 어떤 게임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김재석 기자

 

 

*본 체험기는 테스트 빌드로 진행했으며, 최종 서비스 시점에는 게임 내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돈 벌어서 승리하는 가상의 e스포츠

 

설정상<더 파이널스>는 가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e스포츠’를 다루는 근미래 SF 작품이다. 근미래에 가상의 서바이벌 대회가 열리고 상금과 영예를 차지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모인다는 설정은 <에이펙스 레전드>와 비슷하다. <더 파이널스>도 3인 1조 스쿼드를 기본으로 하는데, 라운드마다 3명으로 구성된 4개 팀이 서로 겨뤄 더 많은 상금을 차지한 팀이 승리하는 룰을 가지고 있다.

 

맵에 배치되는 박스 형태의 ‘금고’를 ‘캐시아웃’ 단말기로 가져가 넣으면 상금을 얻을 수 있으며, 경기 종료 시점에 각 팀이 얻은 상금 액수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튜토리얼 단계에서 승리 조건에 대한 안내가 일차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컷씬의 형태로 짧게 룰이 제시되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해를 위해서는 게임을 몇 판 해보는 수밖에 없다.

 

금고의 최초 위치는 모든 유저 UI에 표시된다. 그러나 위치에 도달하더라도 금고를 바로 운반할 수는 없고, 금고 주변에서 일정 시간 버티며 ‘잠금 해제’한 뒤 옮길 수 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금고를 차지하고, 운반하고, 입금할 때 교전의 트리거가 발생한다. 금고를 손에 들고 움직일 땐 무기를 쓸 수 없기 때문에 팀원 도움이 필수적이다. 금고를 잠시 내려놓고 싸울 수 있지만, 탈취당할 위험성이 커지기에 신중한 전략 수립과 팀원 간 소통이 요구된다.

 

작은 정육면체 형태의 금고를 옮겨 점수를 얻는다

 

금고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그 위치가 주기적으로 다른 유저들에게 노출된다. 때문에 빼앗으려는 팀과 지키려는 팀 사이의 자연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진다. 도망가는 팀은 복잡하게 설계된 전장에서 여러 가젯과 파괴 장비를 이용해 최적의 경로를 찾거나 만들어내야 하며, 추격하는 팀 역시 이들의 경로를 차단하고 사살해 금고를 빼앗아야 한다.

 

맵에 배치된 두 개의 캐시아웃 기기 중 하나에 도착해 금고를 삽입하면 ‘송금’이 시작된다. 송금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진행 도중 다른 팀이 기기 소유권을 빼앗을 경우 그때부터 상금은 해당 팀 계좌로 송금된다. 특히 송금 과정이 완료되는 순간엔 추가로 대량의 상금이 한 번에 입수되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 캐시아웃 소유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급작스럽게 반전될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게임을 '던지지' 않을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 라운드에는 금고의 이송부터 송금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3~4회 시도해볼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 사망하면 약 20초의 리스폰 대기 시간이 발동된다. 이 시간 안에 아군 팀원이 부활을 시도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쉽지 않다. 신속한 맵 읽기와 역할 분담으로 팀원 전부가 사라지는 경우는 막아야 하는데, 팀원이 전부 사망하면 1분 단위의 시간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우승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송금 진행 중인 캐시아웃 기기를 탈취할 수 있다.

 

# FPS 고인물에게도 너무 복잡하다?

 

‘배틀로얄’ 장르가 특유의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룰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더 파이널스>의 경기 방식은 다분히 복잡하면서도 그 매력이 한 번에 와닿지는 않는 편이다.

 

‘난해한 게임’이라는 인상은 게임 시작 전 로비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로드아웃 화면을 가득 메우는 세 가지 캐릭터 타입(페더, 미들, 헤비)과 각자의 고유 능력, 특수 장비, 고유 총기들은 FPS 경력이 긴 유저 입장에서도 조금 부담스럽다. 경기 중엔 무기 1개에 더해 장비를 3개 소지하게 되며, 경기중 ‘예비 로드아웃’으로 장비를 교체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당황한 심정을 잠시 억누르고 선택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이탄’, ‘음파 탐지기’, ‘그래플링 훅’과 같이 슈팅 장르 유저라면 대부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되어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일종의 우레탄폼을 발사해 임시 발판이나 엄폐물을 만드는 ‘구(goo)’ 계열 장비가 그나마 다소 낯설지만, 이 또한 실존 개념을 과장한 것이기에 어렵지 않다.

 

더 나아가 한두 라운드 정도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다양한 선택지에 담긴 하나하나의 전략적 쓰임새가 곧장 이해되는 편이다. 이는 직관적이고 자유도 높은 기본 시스템 덕분이다.

 

장비가 매우 많지만, 각자의 쓰임이 확실하다

 

# ‘다 부서지는 전장’, 겉치레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파괴되는 전장’은 넥슨이 이번 플레이테스트 이전에 주력으로 내세웠던 <더 파이널스>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이것이 대단한 기술적 성취인 것과는 별개로, 유의미한 재미 요소인지는 아직 미지수였기에 게이머들은 유보적 시선을 고수했다. (‘전장을 뒤바꾸는 환경요소’를 내세웠던 <배틀필드 2042>의 참패가 아직 생생한 시점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더 파이널스>의 파괴 시스템은 우려와 달리 ‘혁신을 위한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경기 전반에 걸쳐 창의적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로써, 게임플레이에 깊이와 속도감을 함께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더 파이널스>의 맵은 다양한 경기 상황을 유도하기 위해 복잡하게 구성된 편이다. 이때 벽을 뚫고 돌진하는 헤비급 캐릭터의 ‘돌진’ 능력은 경기 초반 금고로 향하는 직선 경로를 개척하는 좋은 방법이다. 만약 금고를 탈취한 적들이 구름다리를 통해 도주 중이라면, 유리로 된 천장을 부수고 난입해 앞을 가로막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파괴된 틈으로 뛰어드는 것은 흔한 전략이 된다

 

적이 캐시아웃을 지키며 방 안에서 농성 중인 경우엔 점착 폭탄을 이용해 벽을 허문 뒤 밖에서 가스 수류탄을 넣을 수도, 화염방사기로 ‘벙커 클리어링’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파괴 시스템은 방어에서도 유용하다. 특히 다른 게임에서 상상하기 힘든 방법으로 적들의 접근 경로를 차단할 때 자주 쓰인다. 옆 방의 천장을 파괴, 잔해들로 가득 채워 통과를 어렵게 하거나, 계단을 오르는 적에게 로켓을 쏴 적과 접근 경로를 한 번에 없애버릴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경로를 차단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해지는 건 아니다. 앞서 언급된 브리칭 차지, RPG-7, 돌진 등으로 새 입구를 만들면 그만이다. 더 나아가 <더 파이널스>에는 복잡한 맵에 걸맞은 이동 장비와 기술도 많다. 특히 미들급의 경우 점프 패드나 집라인을 설치해 길 찾기 과정을 대폭 생략하고 아군을 수직/수평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맵은 복잡하기만 할뿐 아니라, 다양한 기믹으로 가득차 있어 예상 밖의 상황을 더 자주 유발한다. 곳곳에 매달린 독성/인화성 물질을 터뜨려 그 아래의 적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거나, 움직이는 공중 발판에 놓인 캐시아웃 기기를 점거해 점수를 쉽게 버는 등의 재미있는 상황이 추가적으로 연출될 수 있다. 테스트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은 서울과 모나코 배경의 맵을 만나볼 수 있다. 

 

공중 플랫폼 위에서 캐시아웃을 방어하며 쉽게 승점을 버는 상황도 발생했다.

 

 

# 얻어맞아도 즐거운 전투

 

이처럼 자유도 높은 시스템 위에서 각각의 장비와 특수능력은 나름의 쓰임새를 가지며, 유저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효과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체급별로 나뉘는 패시브/액티브 능력과 고유 장비는 팀워크 측면에서도 다양성을 더한다.

 

각 캐릭터는 체급이 올라갈수록 속도가 줄어드는 대신 체력과 화력이 커지며, 여기에 어울리는 장비도 함께 가진다. 이를테면 헤비급은 방벽 설치를 통해 특정 지점을 지키는 데 효용을 발휘할 수 있고,  페더급은 투명화 혹은 그래플링으로 신속히 적진에 침투할 수 있다.

 

이렇게 밀고 들어오면 곤란하다

 

체급마다 탱/딜/힐 역할 분담도 얼마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페더급은 적의 배후나 빈틈을 노린다는 점에서 딜러, 헤비급은 선봉에 서서 아군의 진입·방어를 돕는다는 면에서 탱커에 상응한다. 고루 밸런스가 잡힌 미들급의 경우 아예 ‘힐링 빔’ 장비를 이용해 아군을 치유할 수 있다.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당하는 입장에서도 감탄사가 튀어나오는 기발한 합동 전략이 다양하게 펼쳐진다는 점이 <더 파이널스>의 매력 중 하나다. 예를 들어 파괴된 벽 사이로 힐링 빔을 맞으며 입장해 개틀링 건을 난사하는 헤비에 몰살당한다거나, 미들이 ‘구 수류탄’으로 만들어놓은 임시 엄폐물을 타넘어 보니 지뢰가 깔려있는 식이다.

 

체급별 밸런스 문제는 현재로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전장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체급마다의 상황 대처 능력이 크게 달라 '만능'으로 여겨지는 체급이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팀 조합을 잘 갖추고 원활히 협업해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강요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갑자기 하늘에서 적이 떨어지는 건 놀랄 일도 못 된다.

 

 

# 재미를 지탱하는 정교한 룰

 

<더 파이널스>는 이처럼 창의적 전략이 등장할 수 있는 시스템적 자유도를 폭넓게 구축해두는 한편, 타이트한 경기 룰을 통해 해당 전략들이 실제로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연출한다.

 

먼저 승패의 핵심인 금고의 소유 여부에 따라 팀의 입장이 공격자와 방어자, 추격자와 도주자로 시시각각 전환되며, 게임 양상 또한 다양하게 변화한다. 각각의 상황을 유리하게 풀어나가려면 전략 다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운반 중인 금고를 빼앗거나, 경쟁이 적은 금고를 노려 안전하게 점수를 벌거나, 다른 팀들 사이에 난입해 이이제이를 노리는 등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가장 유리한 작전을 고르는 게 승리의 관건 중 하나다. 각각의 교전 상황 속에서 개별 플레이어는 슈퍼 플레이를 통해 혼자서 전장 상황을 '캐리'할 수도 있다. 혼자서 모든 동료들을 살리고, 입금을 완료할 때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전 수립만큼 중요한 게 있다면 구체적 실행 계획이다. 앞서 설명한 시스템적 자유도가 빛을 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팀 구성, 사용 장비, 개인 실력, 전장 상황, 지형 등에 맞는 전략 구사로 적의 허를 찌르면 불가능해 보였던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거나 큰 위기를 모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멀쩡했던 경로가 차단/파괴되는 상황 또한 비일비재

 

한편 유저가 게임의 처음부터 종반까지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장치들도 인상적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송금 마지막 단계에 대량의 상금을 획득하는 시스템이다. 이전까지 득점이 적었던 팀이라 하더라도 잘 노리면 역전할 만큼의 금액이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서도 계속 기회를 엿보며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게끔 유도한다.

 

물론 단 한 번의 송금 가로채기로 인해 한순간에 우승 기회를 잃는 구조라면, 반대로 당한 입장에서는 큰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송금을 3~4번 시도할 수 있을 만큼 라운드 길이가 충분하고, 금고와 캐시아웃 모두 한 쌍씩 등장하기 때문에, 한 번의 기회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앞서가는 팀은 장기적 운영을 노려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게임의 주요 모드인 ‘토너먼트’의 진행 방식도 게임플레이의 동기부여와 완급조절에 크게 기여하는 요소다. 토너먼트에서는 라운드별 상위 두 개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고, 최종 라운드(파이널)에서는 두 팀이 맞붙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주요 게임모드인 토너먼트의 대진표 화면

 

4개 팀 중 절반에 해당하는 2위까지만 달성하더라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팀이 전체 토너먼트를 진행하며 ‘작은 승리’를 맛볼 가능성은 커진다. 한편, 여러 번의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최종 우승의 만족감 또한 극대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발생한다.

 

여러 팀이 동시에 맞붙는 ‘배틀로얄’이나 ‘익스트랙션 슈터’의 재미를 차용했으면서도, 이들 장르 공통의 맹점으로 지적되는 ‘승자독식’의 문제를 잘 피해 간 점이 흥미롭다. ‘결승전’(더 파이널스)이란 뜻의 제목에서도 암시하는 것처럼, <더 파이널스>에서는 우승이 아닌 결승전 진출만으로 이미 상당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임시 방벽 너머에서 기다리는 지뢰

 

# 전혀 안 끔찍한 혼종 <더 파이널스>, 우려와 전망은?

 

이처럼 <더 파이널스>는 개발진의 기존 작품 <배틀필드>의 샌드박스형 게임플레이를 기반으로 ‘히어로 슈터’의 팀 전투와 ‘익스트랙션 슈터’의 긴박함, ‘아레나 슈터’의 액션성, 그리고 ‘택티컬 슈터’의 전략성까지 일부분 차용해 시너지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실제 유저 반응 및 장기적 흥행 가능성을 점쳐보려면 추가로 검토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요즘 PC 시장에서 자주 논란을 낳고 있는 그래픽 퀄리티 및 최적화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체험 중에는 대규모의 건물 파괴 요소에도 최적화 문제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연용 PC의 성능 덕분일 가능성이 있어 실제 유저 경험은 속단하기 어렵다.

 

한편, 그래픽과 물리 표현, 이펙트, UI의 품질과 명료성이 높고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건플레이가 쾌적해 복잡한 게임성을 잘 뒷받침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히트박스* 정확도에서는 다소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캐릭터의 피격 판정이 이뤄지는 영역을 말한다. 눈에 보이는 캐릭터 모델과 히트박스가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맞췄는데 안 맞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우려할 지점은 밸런스 붕괴, 혹은 메타 고착화 가능성이다. <더 파이널스>와 같이 창발적 게임 플레이를 매력으로 삼고 있는 유형의 게임에서 특정 무기나 조합이 지나친 성능을 발휘해 다른 선택지의 매력을 줄여버리는 현상은 재미를 훼손하는 중대 문제가 될 수 있다.

 

RPG-7은 너무 강한 느낌이다

 

실제로 체험 버전에서는 화염방사기의 피해 범위와 비주얼 이펙트가 지나치게 강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RPG-7은 전투, 이동, 변수 창출에 골고루 능하면서도 사거리마저 길어 불만을 살 것으로 보인다. 다른 '건물 파괴' 요소들이 원거리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것과 비교해 RPG-7은 적은 리스크로 원거리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근거리에서는 적을 일격사 시키는 등 활용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물론, 높은 자유도 덕분에 여기에 상응하는 ‘대처법’ 역시 다양하게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특정 작전/조합/장비 등이 지나치게 득세할 수 없게끔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하지 않을 경우 게임의 매력이 감쇄할 위험성은 여전하다.

 

세 번째로 따져 볼 문제는 다소 높은 진입장벽이다. 고수준의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의 특성상 함께할 팀원이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게임 경험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랜덤 팀원’과 플레이할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팀원 간 실력 차 등으로 인한 좌절감을 맛보게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방화, 스캔, 엄폐가 동시에 펼쳐진 현장, 상황이 복잡할수록 팀워크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더 파이널스>는 무료 플레이 모델을 계획 중인데,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배틀패스/코스메틱 아이템 중심의 F2P 모델은 현재 라이브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BM이지만, 부정프로그램 사용자 차단이 더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가상의 e스포츠를 모티브로 삼은 게임답게 실제 e스포츠 활성화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점을 특기할 만하다. 한 라운드 참가 인원이 4개 팀으로 한정돼 중계가 용이하고, 관전의 직관성도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수들의 '슈퍼플레이'가 다양하게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씬 밖에서의 화제성도 비교적 쉽게 획득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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