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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밤 까마귀 길드는 어땠을까? '나이트 크로우' 체험기

빠른 초반 성장과 쉬운 입문이 특징, 성장의 재미에 집중했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4-28 18:43:13

<나이트 크로우>는 기대 이상이었을까?

매드엔진이 개발하고 위메이드가 서비스하는 MMORPG <나이트 크로우>가 27일 드디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고,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서버가 '혼잡' 이상의 유저 밀집도를 보여줬다. 참고로 서버 상태는 원활, 혼잡, 포화, 점검 상태로 표시되고 있다. 오픈 첫날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나이트 크로우> 측은 '요하네스' 신규 서버를 28일 18시에 새로 추가하는 조치를 취했다.

 

<나이트 크로우>의 어떤 매력이 유저들을 한 곳에 모이게 만들었을까. <나이트 크로우>를 직접 플레이해 봤다.

 

<나이트 크로우>의 실제 플레이는 어땠을까. 직접 플레이해 봤다.

  

# 그래픽의 디테일이나 역동적인 느낌은 괜찮았다

 

<나이트 크로우>는 '언리얼 엔진 5로 만든 최초의 MMORPG'라는 점을 출시 이전부터 강조해 왔다. 특히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관이더라도 과장된 모션이나 표현이 아닌 사실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왔는데, 실제 게임에서는 어땠을까?


PC로 플레이했을 때 <나이트 크로우>만의 특징적인 그래픽은 확실히 보였다. 멀리 있는 물체나 건물도 선명하게 보였고, 깃털의 움직임 등 디테일이 눈에 띄었으며, 철제 갑옷 및 사물의 질감 등의 표현은 뛰어났다. 빛에 대한 표현, 그림자에 대한 표현도 특징적이었다.

 

빛이 반사되는 표현, 물체 표면의 질감, 멀리 있는 구름의 디테일 등 배경 그래픽의 디테일이 뛰어났다.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든다. 디테일이 산다고 유저가 체감하는 그래픽과 플레이 감각이 좋아지는 것일까. 유저들의 의견도 실제로 다양했다. <나이트 크로우>의 그래픽이 "좋은 것이다"와 "안 좋은 것이다"로 의견이 갈렸다.

 

모바일 최적화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배터리 소모가 조금 빠른 편이긴 했지만, 절전 모드를 지원해 큰 불편함은 없었다. 모바일에서 접속할 때 그래픽 로딩에 짧은 시간차가 생겨 캐릭터의 쌩얼이 먼저 나온 후 위에 다시 덧씌워지는 현상이 일부 보이긴 했으나, 플레이를 시작한 후엔 큰 지장을 주진 않았다. 

 

다만,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PC와 모바일 모두 디폴트로 설정된 필터로 진행했을 때 전체적인 채도가 다소 낮게 느껴져 다른 필터를 적용한 채로 플레이했다. 다른 필터를 적용해 보지 않은 유저가 있다면 꼭 한번 다른 필터로도 플레이하길 권장한다.

 

모바일에서 일부 그래픽이 다소 열화되는 현상을 피할 순 없었다.

그래도 모바일에서도 빛과 그림자 표현은 여전히 눈에 띄게 좋은 편이다.

 

그래픽이 좋은 것과 게임 내 사물, 캐릭터의 디자인이 좋은 건 별개라고 생각한다. NPC 디자인이 특히 아쉬웠는데,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컷씬에 등장하는 장면 외에도 퀘스트 진행 중에 화면 하단에서 대사를 전달할 때 나오는 NPC 얼굴이 서양 고전 게임에 등장할 법한 디자인을 하고 있어, 게임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캐릭터와 배경이 살짝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런 아트 디자인의 통일성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출시 전에 언급됐던 것처럼 중세 분위기에 맞는 프리셋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고르는 형태였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유저에겐 아쉬운 부분일 수 있겠으나, 미형의 프리셋이 많아서 그리 불만족스럽진 않았고, 전직을 할 때 의상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간소화된 커마 시스템도 나쁘진 않았다.

 

퀘스트 진행 중에는 대사 음성과 함께 아래쪽에 NPC의 설명이 나온다. 아트 디자인에 편차가 조금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액션 카메라가 디폴트라는 것이다. 동종 장르의 다른 게임들처럼 캐릭터가 공격을 퍼붓는 동안에는 고정된 좌표에서 잘 벗어나지 않는데, 공격 대상이 바뀔 때마다 그 대상에게 가하는 공격을 중심으로 카메라가 옮겨져 상대적으로 역동적인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장르 특성상 자동 사냥을 지켜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지루함을 덜어주는 액션 카메라 역할은 작지 않았다.

 

언리얼 엔진 5로 만들어진 <나이트 크로우>의 그래픽이 경쟁작인 <프라시아 전기>나 <아키에이지 워>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람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대답하고 싶다.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유저가 플레이했다면 <나이트 크로우>의 그래픽을 좋다고 평가할까? 기대를 크게 하지 않는다면 만족할 것이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한다면 다소 실망할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액션 카메라와 스킬 사용의 조합은 좋았다.

 

# 30레벨까지 쾌속 성장, 전직 이후에는 다음 목표로

 

계정을 만들고 4시간 만에 30레벨까지 도달했을 정도로, <나이트 크로우>는 다른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에 비해 굉장히 빠른 초반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기본 클래스인 워리어, 소드맨, 헌터, 위치에서 무기를 고르는 것으로 전직을 하게 된다. 전직 이후에는 외형이 바뀌며 더 강력한 스킬들을 습득할 수 있다.

 

기자는 마법을 쓰는 위치를 골랐고, 30레벨을 찍은 후에는 지팡이를 활용하는 프로페서로 전직했다. 이때부터 레벨업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는데, 이후에는 각종 퀘스트와 던전, 스탯을 올리기 위한 아이템 파밍 등에 힘쓰게 됐다. 30레벨부터는 스킬을 배우려면 기술서를 구매해야 했고, 이 가격이 꽤 비싼 편이라서 다음 기술서를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목표로 자리 잡게 됐다.

 

게임 안에서는 하나의 캐릭터가 겪을 장기적인 성장 루트가 레벨 단위로 보인다. 35레벨에는 격전지 출입이 가능해지고, 이후에는 최종 3차 전직까지 진행할 수 있다. 

 

<나이트 크로우>에는 전직 시스템이 있다. 8개 전직 루트, 3번의 승급이 있다.

30레벨 이후 스킬은 기술서 상인에게서 기술서를 구매해 습득한다.

 

공중에서 입체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글라이더'는 6레벨에 처음 주어질 정도로 굉장히 초반에 제공됐다. 격전지 출입 이전까지는 글라이더를 활용할 일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 <나이트 크로우>의 특징적인 기동성을 초반부터 미리 맛볼 수 있었다.

 

<나이트 크로우>는 4차 십자군 전쟁이 끝난 이후 혼돈에 빠져 있는 가상의 13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밤 까마귀 길드 '나이트 크로우'의 일원이 되어 신 트리에스테 공국을 비롯한 여러 집단의 이면을 파헤치게 되는데, 퀘스트를 받아 실제로 수행하는 일은 결국 일명 '닥사'에 가깝다. RPG에서 사냥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지만, 동기부여를 위한 서사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일부 퀘스트는 마을에 이교도가 나타났으니 조사를 부탁하는 상황에서 시작됐는데, 그럴싸한 이유를 충분히 제시한 후에 사냥의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중간 과정을 건너뛰어 갑자기 몬스터를 잡아 도끼와 가죽을 모아오라는 식이었다. 소소한 규모의 퀘스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의 설정이 가진 무게감에 비해 작은 아이템을 모아오는 퀘스트 디자인이 자주 보여 맥이 빠지는 감이 있었다.

 

글라이더는 <나이트 크로우>의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다. 다만, 바람 없이는 지상에서 바로 날아오를 수 없다.
비행장으로 올라가거나 높은 곳에서 활강해야 한다.

 

# 스탯을 올리는 방법은 다양했다

 

동종 장르의 다른 게임들이 그렇듯, <나이트 크로우>도 아이템과 장신구에 붙어 있는 스탯이 매우 중요하다. '명중'과 '회복량'이 특히 눈에 띄는 스탯이다. 명중이 낮으면 강력한 몬스터에게 공격을 적중시킬 수 없고, 정신력 회복량이 낮으면 '마나 물약'이 따로 없는 <나이트 크로우> 특성상 스킬을 쓰는 데에 제한이 생긴다.

 

남는 아이템은 수집 항목에 등록하는 것으로 소비해, 캐릭터의 스탯을 추가적으로 올릴 수 있다. 아이템은 거래소를 통해 팔 수도 있고, 의뢰소에서는 퀘스트나 제작 또한 의뢰가 가능하다.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거래소, 의뢰소 등을 통해 일정량 수급 가능한 구조다.

 

남는 아이템은 수집 목록에 등록해 스탯을 올리는 데 사용할 수 있다.

30레벨부터는 레벨업을 할 때마다 신념을 올릴 수 있다. 직업에 맞는 스탯을 올리면 된다.

 

'지상 탈 것'과 '글라이더' 두 가지의 탈 것 모두 공격 속도, 경험치 획득량 등 주요 스탯이 붙어 있는데, 아이템 등급에 따른 수치 차이가 꽤 컸다. 특히 공격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단순히 사냥의 속도를 올려줄 뿐만 아니라, 피격 당한 몬스터가 움찔거리는 경직 시간을 이용해 플레이어가 받는 대미지를 줄일 수도 있었다.

 

지상 탈 것은 처음에 주어지는 말 형태 외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고, 퀘스트를 수행하며 먼 거리를 이동할 일이 있을 때마다 자동으로 소환되어 이동을 보조했다. 

 

글라이더에는 뽑기가 없었지만, 지상 탈 것과 무기 외형 등은 확률적으로 얻는 뽑기 BM을 가지고 있었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뽑을 때 애니메이션 연출이 조금씩 다르게 나왔고, 무과금으로 플레이했지만 진행 과정 중에 퀘스트 보상 및 이벤트로 지급된 뽑기권으로 몇 차례 맛을 볼 수 있었다.

 

지상 탈 것 11회 뽑기 장면. 뽑기 운은 없는 편이다.

지상 탈 것은 등급마다 공격 속도 편차가 크다. 직접 뽑아서 체험해본 것들은 일반 10%, 고급 40%, 희귀 82%였다.

# '선택과 집중'이 통한 것일까?

 

앞서 NPC 및 퀘스트 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나이트 크로우>에는 이를 상쇄할 만한 장점이 있었다.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한 학습 난이도를 높지 않게 설정했으며, 스킬 반복 세팅이나 기타 조작 편의성도 많이 신경 썼다는 점이다. 시스템에 대한 안내도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유사 장르의 게임을 안 해본 유저라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뒀다.

 

이 덕분에 초기 유저를 확보함에 있어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속한 서버를 기준으로는 길드 및 파티를 구하거나 유저들끼리 소통하는 면에서도 큰 장벽이 없어서, 입문자 친화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30~35레벨 구간의 레벨업 속도가 느려서 아직은 '격전지' 등 주요 콘텐츠에 도달한 무과금 유저가 적지만, 주말 이후 본격적인 경쟁 콘텐츠가 활성화되면 유저들의 활발한 소통은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트 크로우>의 인게임 시스템 안내는 꽤 친절한 편이다.

 

<나이트 크로우>는 리니지라이크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성장과 경쟁 요소에 반응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작은 단위의 서사나 디자인 요소들에서 다소 힘을 뺀 대신, 어떻게 하면 유저들의 집중이 분산되지 않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사람들과 함께 스탯을 올리고 다음 콘텐츠로 진입하는 MMORPG의 본연의 재미에 집중했다. Easy to Learn, Hard to Master에서도 특히 쉬운 입문에 방점을 뒀다.

 

<나이트 크로우>는 출시 첫날부터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고, 28일 오후 기준 양대 마켓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서버까지 새로 열 정도로 충분한 유저 수 확보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과금 금액 중 일정량을 스트리머를 후원할 수 있는 '시드'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스트리머 서포팅 시스템(SSS)도 누적 후원 기금이 이틀 사이 2억 원을 돌파했다.

 

<리니지> 3형제, <오딘>, <아키에이지 워>, <프라시아 전기> 등 많은 경쟁작들이 이미 모바일게임 상위권에 자리 잡은 MMORPG 춘추전국시대에 <나이트 크로우>가 자신만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이트 크로우>는 28일 오후 기준 양대 마켓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용자 수 증가에 맞춰 신규 서버까지 바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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