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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치열한 경쟁 예고한 2025년의 서브컬처 게임시장... "누군간 죽는다"

이러다 다 죽어!

김승주(사랑해요4) 2024-12-27 17:04:46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더이상 블루 오션이 아니다. 레드 오션을 넘어서 서바이벌을 해야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비주류에서 주류 콘텐츠와 별다를 바 없는 위상으로 높아지면서 출시를 예고한 게임 역시 상당수다. 국내에서는 여러 유수 기업이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이 2025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현대 배경의 오픈 월드' 게임을 다수 공개하고 테스트를 거치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사에서 정리한 2025년 출시가 예상되는 대형 게임만 10개가 넘는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고려해 보면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커뮤니티에서도 이미 논의되고 있는 주제다.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제한된 시장을 두고 서브컬처 게임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출시를 준비 중인 여러 서브컬처 타이틀
(왼쪽부터) <이환>, <무한대>,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 '어반 판타지'로 차별화 꾀하는 중국 서브컬처 게임들


중국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게임 시장 진출이 가장 주목할 만한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어반 판타지' 배경의 서브컬처 게임을 다수 예고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넷이즈게임즈의 <무한대>, 퍼펙트 월드 게임즈의 <이환>, 신생 개발사 시열 네트워크의 <망월>이 대표적이다.

이들 게임은 모두 다수의 PV를 공개하고 테스트 일정을 발표하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환>은 2025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이미 중국에서 CBT를 마쳤으며, <무한대>와 <망월>은 현재 중국 현지에서 테크니컬 테스터를 모집하고 있다. 세 게임 모두 유사한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환>은 TGS 2024에도 참가해 시연 버전을 선보였다.

세 게임이 유사한 시기에 공개되어 출시를 준비하게 된 배경에는 시장 분석이 자리 잡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차별화가 중요해진 시장에서, 중국 개발사들은 현대 배경의 어반 판타지 오픈월드 게임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신> 이후 다수의 모방작이 중국에서 실패를 겪었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중 가장 먼저 마케팅을 시작한 <무한대>는 2022년 게임스컴에서 PV를 공개한 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서브컬처 장르와 <GTA 온라인>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세 게임은 어반 판타지라는 공통된 콘셉트 아래 각각 독특한 게임 메커니즘과 이동 방식을 도입했다. <무한대>는 '스파이더맨'식의 로프 액션을, <이환>은 차량 시스템과 중력 반전을 활용한 건물 등반을 특징으로 한다. <망월>은 차량 시스템에 더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오브젝트 조합형 탈것 제작 시스템을 선보였다.

PV에서 차량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내세웠던 <이환>
패키지 오픈월드 게임에서 차량 시스템은 흔하지만, 이외로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에서는 지금까지 잘 시도되지 않았다.
(출처: 퍼펙트 월드 게임즈)

<망월>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강하게 연상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출처: 시열 네트워크)

중국의 기대작 오픈월드 게임은 앞서 언급한 세 게임 외에도 더 있다. 하이퍼그리프가 개발 중인 <명일방주: 엔드필드>가 대표적이다. <엔드필드>는 전략적 전투 시스템을 특징으로 하며, '행성 개척'이라는 독특한 콘셉트 아래 기지 건설과 짚라인 이동 시스템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엔드필드>는 지스타 2024에서 게임플레이를 공개했으며, 2025년 1월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지 건설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내세운 <엔드필드> (출처: 하이퍼그리프)



# 전통적 판타지 RPG 오픈월드 선택한 한국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중세풍 배경의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들이 공개되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게임은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다. <던전앤파이터> IP의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는 넥슨은 '더 게임 어워드'에서 첫 PV를 공개했다. 게임에 대한 내부의 기대가 큰 만큼, 글로벌 주목도가 높은 게임쇼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2분기 출시 예정인 이 게임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에 이은 넷마블의 세 번째 '일곱 개의 대죄' IP 게임이다. 원작 이후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루며, 2023년 GDC와 지스타에서 선보인 시연 버전이 높은 퀄리티로 호평을 받았다.

서브컬처를 주요 콘셉트로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웹젠이 투자한 하운드 13의 <드래곤소드>도 주목할 만하다. 이 게임은 캐릭터 교체를 통한 상태 이상 부여와 스킬 연계를 특징으로 하는 액션성 높은 전투 시스템을 구현했다. 출시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 그 외에도 수많은 서브컬처 게임이 출시를 준비 중


오픈월드 장르 외에도 2025년 출시 예정인 국산 서브컬처 게임이 다수 존재한다. 업계에서 서브컬처 장르가 주목받으며 개발이 시작된 타이틀들이 2025년을 기점으로 연이어 출시될 전망이다.

코드캣이 개발하고 위메이드커넥트가 서비스하는 <로스트소드>는 2025년 1월 출시 예정이며, 다수의 서브컬처 행사 참여로 인지도를 쌓아온 웹젠의 <테르비스>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글로벌 흥행작 <에픽세븐>의 개발사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2025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테르비스>


<오딘>의 성공을 이끈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학원물 콘셉트의 신작 <프로젝트 C>를 준비하고 있으며, NHN은 웹3 게임으로 출시했던 <스텔라 판타지>를 <어비스디아>로 재개발하여 2025년 2분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서브컬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중소 개발사들의 신작도 준비되고 있다. <카운터사이드>의 스튜디오비사이드는 <스타 세이비어>를,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클로버게임즈는 <헤븐 헬즈>를 2024년 AGF에서 처음 공개했다.

장기 프로젝트로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대형 개발사의 신작들이 있다. <블루 아카이브>의 넥슨게임즈는 <프로젝트 RX>의 키 비주얼을 공개하고 2025년부터 순차적인 정보 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니케>의 시프트업은 AAA급 멀티플랫폼 어반 SF 액션 RPG <프로젝트 위치스>를 2027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소규모 개발 조직 '키즈나 셀'을 통해 멀티플랫폼 2D 수집형 RPG <프로젝트 C3>를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크래프톤의 첫 서브컬처 장르 도전이다.


AGF 2024에 참가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프로젝트 C> 부스
이번 AGF 행사에는 특히 게임사의 참가가 많았는데,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늘어난 관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 심화된 경쟁... 누군가는 죽는다


2025년부터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공개된 게임들은 콘셉트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미 시장에 출시된 다수의 오픈월드 및 수집형 게임으로 인한 소비자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중국 게임 산업 연례 회의에 따르면, 중국의 서브컬처 게임 시장 매출액은 293억 4,800만 위안(5조 9,1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4%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제한된 소비자층을 둘러싼 시장 경쟁 심화와 소비 심리 약화로 분석했다.

서브컬처 게임의 일반적인 수익 모델은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시즌성 콘텐츠를 통한 매출 창출이다. 3~6개월 단위의 핵심 캐릭터 출시나 여름 시즌 수영복 스킨 등이 주요 매출 포인트로 작용한다. 신작들의 출시가 겹치는 상황에서 기존 게임들도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특정한 기간마다 게임의 서사가 집중된 핵심 캐릭터를 선보여 매출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젠레스 존 제로>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다. 최근 업로드된 동영상 중 1.4 버전에서 업데이트된 
'호시미 미야비'의 썸네일 등장 횟수를 보면 게임사가 얼마나 핵심 캐릭터의 어필에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적잖은 개발비와 마케팅이 투입됐지만 실패를 맛본 서브컬처 게임도 이미 많다. 가령 모히또게임즈가 개발하고 컴투스가 유통한 <스타시드>는 적절한 마케팅으로 출시 초기에는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결국 국내 시장에서의 관심도 감소로 인해 대만 등 해외 시장 공략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 블랙스톰은 <리메멘토: 하얀 그림자>를 12월 출시했으나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 기존 서브컬처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 <소녀전선 2>와 같은 대형 신작의 출시 등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인기가 빠르게 하락했다.

게임의 인기 하락 요인에는 경쟁작과 비교해 부족한 퀄리티도 있지만, 여러 대형 게임이 12월 업데이트를 진행했기에 서브컬처 커뮤니티에서의 주목도부터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다수 존재한다. 그 외에도 전 세계 혹은 한국의 모바일게임 순위를 보면 캐주얼이나 MMORPG 등 기존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장르가 결국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여전히 MMORPG와 캐주얼 게임의 비중이 높다.

지스타 2024와 AGF 2024에서 대형 부스를 통해 선보여지거나 올해 높은 흥행세를 보인 게임 덕분에 서브컬처 장르가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주목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재'가 많은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입맛도 까다로워질 것이며, 이목을 끌기 위해서 필요한 마케팅 비용과 방식도 까다로워질 것이다. 게임 퀄리티를 담보하기 위한 개발 비용 문제와 개발진 수급 문제도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24년 동안 수많은 게임이 정보를 공개하며 출시를 준비해 온 만큼, 2025년은 여러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시장의 본격적인 '솎아내기'가 진행될 확률이 높다. 뻔한 콘셉트를 답습하거나 부족한 퀄리티를 보이는 게임은 처참히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서브컬처 게임을 향휴하는 커뮤니티에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흐름이 보이고 있다. 주로 모바일로 출시되는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는 2~3개의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커뮤니티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게임을 할 시간이 없어 비교적 재미없는 게임을 포기하고 있다"거나 "비슷비슷한 오픈 월드 게임에는 이제 지친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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