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비주류에서 주류 콘텐츠와 별다를 바 없는 위상으로 높아지면서 출시를 예고한 게임 역시 상당수다. 국내에서는 여러 유수 기업이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이 2025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현대 배경의 오픈 월드' 게임을 다수 공개하고 테스트를 거치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사에서 정리한 2025년 출시가 예상되는 대형 게임만 10개가 넘는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고려해 보면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들 게임은 모두 다수의 PV를 공개하고 테스트 일정을 발표하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환>은 2025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이미 중국에서 CBT를 마쳤으며, <무한대>와 <망월>은 현재 중국 현지에서 테크니컬 테스터를 모집하고 있다. 세 게임 모두 유사한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원신> 이후 다수의 모방작이 중국에서 실패를 겪었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중 가장 먼저 마케팅을 시작한 <무한대>는 2022년 게임스컴에서 PV를 공개한 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서브컬처 장르와 <GTA 온라인>의 결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엔드필드>는 지스타 2024에서 게임플레이를 공개했으며, 2025년 1월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중세풍 배경의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들이 공개되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게임은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다. <던전앤파이터> IP의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는 넥슨은 '더 게임 어워드'에서 첫 PV를 공개했다. 게임에 대한 내부의 기대가 큰 만큼, 글로벌 주목도가 높은 게임쇼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서브컬처를 주요 콘셉트로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웹젠이 투자한 하운드 13의 <드래곤소드>도 주목할 만하다. 이 게임은 캐릭터 교체를 통한 상태 이상 부여와 스킬 연계를 특징으로 하는 액션성 높은 전투 시스템을 구현했다. 출시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드캣이 개발하고 위메이드커넥트가 서비스하는 <로스트소드>는 2025년 1월 출시 예정이며, 다수의 서브컬처 행사 참여로 인지도를 쌓아온 웹젠의 <테르비스>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글로벌 흥행작 <에픽세븐>의 개발사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2025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서브컬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중소 개발사들의 신작도 준비되고 있다. <카운터사이드>의 스튜디오비사이드는 <스타 세이비어>를,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클로버게임즈는 <헤븐 헬즈>를 2024년 AGF에서 처음 공개했다.
장기 프로젝트로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대형 개발사의 신작들이 있다. <블루 아카이브>의 넥슨게임즈는 <프로젝트 RX>의 키 비주얼을 공개하고 2025년부터 순차적인 정보 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니케>의 시프트업은 AAA급 멀티플랫폼 어반 SF 액션 RPG <프로젝트 위치스>를 2027년 출시할 예정이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중국 게임 산업 연례 회의에 따르면, 중국의 서브컬처 게임 시장 매출액은 293억 4,800만 위안(5조 9,1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4%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제한된 소비자층을 둘러싼 시장 경쟁 심화와 소비 심리 약화로 분석했다.
실제로 적잖은 개발비와 마케팅이 투입됐지만 실패를 맛본 서브컬처 게임도 이미 많다. 가령 모히또게임즈가 개발하고 컴투스가 유통한 <스타시드>는 적절한 마케팅으로 출시 초기에는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결국 국내 시장에서의 관심도 감소로 인해 대만 등 해외 시장 공략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 블랙스톰은 <리메멘토: 하얀 그림자>를 12월 출시했으나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 기존 서브컬처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 <소녀전선 2>와 같은 대형 신작의 출시 등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인기가 빠르게 하락했다.
게임의 인기 하락 요인에는 경쟁작과 비교해 부족한 퀄리티도 있지만, 여러 대형 게임이 12월 업데이트를 진행했기에 서브컬처 커뮤니티에서의 주목도부터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다수 존재한다. 그 외에도 전 세계 혹은 한국의 모바일게임 순위를 보면 캐주얼이나 MMORPG 등 기존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장르가 결국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지스타 2024와 AGF 2024에서 대형 부스를 통해 선보여지거나 올해 높은 흥행세를 보인 게임 덕분에 서브컬처 장르가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주목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재'가 많은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입맛도 까다로워질 것이며, 이목을 끌기 위해서 필요한 마케팅 비용과 방식도 까다로워질 것이다. 게임 퀄리티를 담보하기 위한 개발 비용 문제와 개발진 수급 문제도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24년 동안 수많은 게임이 정보를 공개하며 출시를 준비해 온 만큼, 2025년은 여러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시장의 본격적인 '솎아내기'가 진행될 확률이 높다. 뻔한 콘셉트를 답습하거나 부족한 퀄리티를 보이는 게임은 처참히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서브컬처 게임을 향휴하는 커뮤니티에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흐름이 보이고 있다. 주로 모바일로 출시되는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는 2~3개의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커뮤니티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게임을 할 시간이 없어 비교적 재미없는 게임을 포기하고 있다"거나 "비슷비슷한 오픈 월드 게임에는 이제 지친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