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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붕괴: 스타레일, 원신과는 다른 레일을 탄 은하열차

호요버스 최신작, 붕괴: 스타레일 체험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현남일(깨쓰통) 2023-04-28 19:10:54

<원신>을 만든 호요버스의 차기작, 하지만 <원신>의 후속작은 아니다. 

 

그렇다고 <붕괴> 시리즈의 후속작이라고 보기도 미묘하다. <붕괴: 스타레일>(이하 스타레일>은 2020년 9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원신>을 개발한 호요버스의 차기작으로 주목을 받은 게임이다. 그리고 지난 4월 2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해서 이 게임은 <원신>과 굉장히 유사한 외형, 겉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달라도 너무 다른 게임성을 가진 작품이다. 때문에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며, 특히 '원신의 후속작'을 기대하고 들어온 유저라면 많이 실망할 수 있다. 

 

반면 순수하게 '쉽고, 재미 있는 턴제 전략 RPG'를 찾는 유저 입장에서 살펴보면 '퀄리티 높은', 또 '재미 있는'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 쉽고 단순하다는 것이 양날의 검인 '턴제 전투'

 

<스타레일>은 <원신> 이전 호요버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붕괴> 시리즈의 스핀오프를 표방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붕괴>의 세계관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고, 등장하는 캐릭터들 대부분이 이전 작품과 관계없는 평행세계 인물이라는 설정이다. 그래서 전작을 즐겨보지 않은 유저라고 해도 게임을 시작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게임성' 면에서도 전작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투부터 실시간 액션 게임 방식의 <붕괴 3rd>나 <원신>과 차별화되는 '턴제 전략' 전투 방식이다. 굳이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페르소나 5>, <영웅전설 섬의 궤적> 시리즈와 유사한 형태의 턴제 전략이다. 다만 이 게임은 비슷한 게임들의 전투 시스템과 비교해 봐도 굉장히 '쉽고 단순한' 형태를 하고 있다. 

 

사실 후술할 이유로 <링피트>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캐릭터마다 7가지 속성이 정해져 있다. 다른 게임의 '불', '물', '나무', '번개'와 유사한 형태로 '물리, 얼음, 바람, 번개, 화염, 양자, 허수'까지 7가지 속성이 등장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이런 게임에는 일반적으로 있는 '상성'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신> 같은 게임에서 등장하는 2가지 속성을 조합해서 시너지를 낸다는 식의 상성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캐릭터마다 '약점 속성' 이란 것이 존재해서, 이 '약점 속성'으로 타격했을 때 더 큰 대미지나 피해를 줄 수 있을 뿐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캐릭터들은 저마다 'HP'와 '강인도' 라는 두 가지 체력 게이지가 존재한다. 만약 플레이어가 약점 속성으로 적을 공격하면 적의 '강인도'와 HP가 함께 깎이고, 약점 속성이 아닌 속성으로 적을 공격하면 'HP'만 깎인다. 적의 강인도가 0 되면, 여러가지 전투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는 시너지가 발동하며, 강인도를 0으로 만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난이도 차이는 확실하게 체감될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 '전투의 기본'은 결국 최대한 '약점 속성'에 맞춘 캐릭터 조합과 타겟 설정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아무리 레벨이 높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무 생각 없이 파티를 짜면' 전투를 실패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항상 안고 있어야 한다. 

 

적 캐릭터 위를 보면 약점 속성이 표시된다, 여기에 맞는 아군 캐릭터로 공격해야 강인도를 깎고 각종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극단적으로 '색깔 맞추기 게임'이라는 비난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까 <링피트>...

  

문제는 이런 '속성 찌르기' 외에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 중 무언가 '복잡하거나', '깊이 있는 전략'을 제공하는 요소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캐릭터들 마다 가지고 있는 스킬이 2개로 적은 편이라는 점도 크지만, 결국 유저가 이 게임의 전투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색깔 맞추기'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게임의 전투 매커니즘을 굉장히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무언가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을 기대했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유일하게 이 게임에서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시스템이라면 '필살기'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적의 공격을 맞거나, 내가 공격해서 필살기 게이지가 일정량 이상 쌓이면 턴 순서를 무시하고 난입해서 필살기를 발동할 수 있다.

  

캐릭터마다 2가지 뿐이기 때문에 무언가 턴제 전략 게임으로서 다양한 스킬을 조합하거나, 경우의 수를 행동한다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의 공존

<스타레일>은 기본적으로 '캐릭터 수집형 게임' 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제법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호요버스가 <원신> 때 보여줬듯 이들 캐릭터들은 모두 '풀 3D 그래픽'으로 뛰어다니는 데다 퀄리티도 높다. 모든 음성이 한국어로 더빙되어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덤이다. 

 

모든 텍스트가 한국어 음성으로 풀더빙 되어있고 더빙 퀄리티는 나쁘지 않다

 

개별 캐릭터들의 '캐릭터성'도 서브컬처 게임으로서 훌륭하다. 플레이어의 분신이 되는 '개척자' 마저 스토리에서 유저의 선택에 따라 그냥 '평범한 주인공'에서 부터 '정신줄 놓은 이상한 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모습의 여러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개성을 뽐내기에 소위 '캐릭터 덕질' 자체는 충분히 하는 데 무리가 없고, 일단 캐릭터를 뽑으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현재 시점 최대 문제점으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초반의 스토리가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점에 있다. 이는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 특유의 '난해한 전문용어 남발'에 더해, 번역 자체의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데서 엉뚱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시작부터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 전문용어를 남발해서 스토리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번역의 경우 "우리가 처음 본 사이도 아니잖아요" 같은 식으로 충분히 번역할 수 있는 부분을 "우리가 구면이잖아요" 같은 식으로 한자어나 어려운 단어를 남발한다는 식이다. 이 때문에 게임을 하다 보면 텍스트를 읽는 것이 괴롭고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다. 

 

스토리 무시하고 그냥 전투만 즐기고 싶어도 이 게임은 '텍스트 스킵' 기능 마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통을 더한다. 사실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싶어도 "스토리를 이해 못하겠는 데" 애정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난이도가 너무 높다. 호요버스가 한국 시장에 신경을 쓴다면 이런 번역 및 스토리 이해와 관련된 이슈는 반드시 개선을 해야 한다고 보여진다.

 

<원신>을 해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이 게임은 어느 정도 텍스트가 표시된 이후에야 텍스트를 넘길 수 있고 '스킵'은 아예 없다

 

 

# 원신과 사실상 같은 '애정에 기대는' BM

<스타레일>은 게임의 과금 요소를 살펴보면 <원신>과 거의 유사한 형태의 BM(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다.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육성 보다는 '캐릭터 획득' 그 자체에 대해 모든 과금 요소가 집중된 형태로, 극단적으로 말해 캐릭터를 하나도 안 뽑는다면 '단 한 푼 쓰지 않아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게임의 난이도는 기본 캐릭터만으로도 최종 콘텐츠를 클리어하는 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만약 유저가 애정이 가는 캐릭터, 좋은 성능의 캐릭터를 뽑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딱 <원신> 수준의 과금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게임의 캐릭터 뽑기는 최고 등급 캐릭터 뽑기 확률이 0.6%이며, 반드시 최고 등급(5성) 캐릭터가 나오는 소위 '천장'이 90회로 정가 기준 약 26만 원의 가격이다. 

 

참고로 '픽업 캐릭터'의 경우에는 5성 캐릭터가 등장할 확률이 절반의 확률로 등장하며, 첫 90회 이내에 등장하지 않는다면 다음 90회 뽑기에서는 100% 확률로 등장한다. (90회 반천장/180회 확정천장 구조)

 

이런 <스타레일>의 뽑기는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천장 자체는 낮지만, 5성을 획득하려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천장을 쳐야 하는' 형태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일방적으로 '좋다/나쁘다'를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확실한 것은 '캐릭터 뽑기'에 욕심을 가진다면 정말 끊임 없이 결제버튼을 눌러야 하는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캐릭터와 함께 '장비에 해당하는 '광추'가 뽑기에서 함께 섞여 나온다. 참고로 광추 전용 뽑기도 존재하며, 그나마 이건 확률이나 천장 구조상 <원신>보다는 조금 너그러운 편이다.

 

이 게임은 뽑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고, 또 다양한 모션을 감상하거나 콘텐츠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뽑기만 한다면' 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 전반적으로 굉장히 높은 퀄리티의 턴제 전략 전투 게임

 

<스타레일>은 미호요가 <원신> 스타일로 선보인 그래픽 풍의 풀 3D 그래픽에 굉장히 높은 퀄리티의 연출. 그리고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오픈월드 방식의 <원신>과 다르게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게임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기대한 유저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지만 순수하게 '준비된 순서대로' 전투를 클리어하고, 콘텐츠를 즐기기 원하는 유저라면 만족하면서 즐길 수 있다. 

 

비주얼 연출 등은 확실히 호요버스 답게 훌륭하다.

 

문제는 이 게임이 하필이면 <원신> 그 다음에 나온 후속작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이 게임은 커뮤니티 등에서 비판이 많이 나오는 편인데, 이는 많은 유저들이 '원신의 후속작'을 기대하고 <스타레일>을 접하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다. 

 

이 게임은 '쉽고 단순하지만 전략성을 느낄 수 있는', '정적인 턴제 전략 전투' 시스템을 기본으로 '자동전투'가 존재하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처럼 '다소 느긋하게' 몇가지 조작으로 편하게 전투를 즐기며 '머리를 쓰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RPG를 찾는 유저라면 만족하게 즐길 수 있다. 반면  <원신> 처럼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전투나 광활한 필드에서 내가 즐길거리를 찾아다니며 플레이할 수 있는 자유로운 게임을 기대한 유저라면 많이 실망할 수 있다.

 

결국 <원신>과 가는 목적지가 다른 레일 위에 탑승한 게임이다

 

결국 <붕괴: 스타레일> 이라는 게임은 '유저가 무엇을 기대했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봐야 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순수하게 '게임의 퀄리티'만을 놓고 보자면 2023년 상반기 최신작으로서 충분히 만족할만한 만듦새를 보여준다는 것이며, 다른 건 몰라도 한국에서는 반드시 번역이나 스토리 전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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