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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퍼즐 게임의 '운빨 스트레스'를 낮춘 디즈니팝의 영리한 방법

3매치 퍼즐 장르의 재미 성취감, 디즈니팝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지현(너부) 2019-04-18 18:40:04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함의 미학, 3매치 퍼즐의 재미는 성취감입니다. 퍼즐을 완성했을 때의 만족감과 어려운 난도의 퍼즐을 쉽게 풀었을 때 드는 우쭐한 마음은 다음 스테이지를 도전하게 만들죠.

 

다만 퍼즐 게임은 운에 따라 클리어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소위 '운빨 게임'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특정 스테이지에 오랜 시간 발목이 잡히게 되면 유저는 성취감을 얻지 못하고 게임을 이탈해 버리죠.

 

이 때문에 퍼즐 게임들은 성취감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겪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지난 2일 출시된 <디즈니팝>은 이러한 퍼즐의 '운빨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를 보였습니다. 

 

 

요즘 퍼즐 게임이 유저를 붙잡는 법, 퍼즐 밖 작은 목표와 성취감

성취감 얘기가 나온만큼 퍼즐 게임이 어떻게 성취감을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과거 퍼즐 게임은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하나의 목표만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유저들이 서로​ 게임 안에서 누가 어떤 스테이지까지 클리어했는지 볼 수 있게 했죠. 이는 유저들의 승부욕을 자극해 순위 경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다만 장르 특성상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유저를 오래 붙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퍼즐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는 약간의 실력도 있지만,  있기 때문이죠. 

 

운은 유저 맘대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실력이 좋거나 노력한다고 운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죠. 그렇기에 운이 안 좋아 특정 스테이지에서 오래 머물게 된다면, 유저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며 이탈하게 됩니다.

 

퍼즐 게임에서 특정 스테이지에 오래 붙잡히면 성취감을 얻기 힘들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의 퍼즐 게임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꾸미기 콘텐츠와 스토리를 더해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장기적인 목표와 더불어 단기적인 목표와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변했죠. 이로 인해 유저는 좀 더 자주 빠르게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통 하나의 스토리가 전개되고 ▲이야기에 따라 미션을 받고 퍼즐 2~3개를 깨면 미션이 클리어되고 눈에 보이는 보상을 얻는 식으로 반복됩니다. 가령 <위 베어 베어즈 더 퍼즐>은 미션을 해결해 마을을 꾸밀 수 있고 넥슨의 <런웨이 스토리>는 캐릭터 의상을 얻을 수 있죠.

  

물론 이런 부차적인 목표들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지 못하면 진행이 막힙니다. 꾸미기에 활용되는 재화 역시 스테이지 클리어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단기적인 성취감은 줄 수 있지만 어려운 스테이지를 만났을 때의 좌절감은 여전히 지우지 못하는 셈입니다.

 

<디즈니팝> 역시 위의 게임들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됩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주인공이 마을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퍼즐을 풀고 별을 모으는 이야기를 담고 있죠.

 

하지만 <디즈니팝>은 퍼즐 밖에서 뿐 아니라 퍼즐 안에서도 유저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뒀습니다.

 

새로운 목표와 보상을 통해 꾸준한 성취감을 주는 퍼즐 게임 <꿈의 집> 

 


'점점 나아지는 것 같은데?' 퍼즐 안에서도 느껴지는 '디즈니팝'의 성취감

그렇다면 스테이지에서 겪는 좌절감을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디즈니팝>은 퍼즐 안에서의 목표를 쪼개 유저가 퍼즐을 풀면서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디즈니팝>에는 단순히 블럭을 부수기만 하는 게 아닌 캐릭터를 목표 지점에 도달시키는 스테이지가 유독 많습니다. 여러 개의 워프를 거치며 목적지에 도달하거나, 레버를 당겨 길을 만들거나 혹은 특정 블록을 부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식의 스테이지가 대표적이죠.

 

레버를 당기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목표 지점에 도착!

'워프를 타고, 레버를 당기고, 특수 블록을 맞춘다'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중간 과정 속 상호작용은 퍼즐의 단조로움을 없앨 뿐 아니라 유저들에게 '내가 얼마나 해냈는가'에 대한 기준점이 됩니다.

 

가령 총 세 개의 레버를 내려야 별을 얻을 수 있는 스테이지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여기서 만약 유저가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처음에는 레버 하나, 두 번째 판에서는 레버 두 개를 내렸다면 유저는 '내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그리고 이는 유저가 전략이나 기준을 세우게 만듭니다. '두 번째 레버를 내리기 전에는 이 정도 이동 횟수는 남아야 해'​처럼 말이죠. 그렇다 보니 <디즈니팝>은 많은 수의 블록을 한 번에 터트리는 쾌감보다는 조금씩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는 성취의 재미를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의 스테이지는 다른 퍼즐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팝>은 스테이지와 목표를 더욱 잘게 쪼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더욱 늘리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죠. 아래의 스테이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 스테이지를 작은 목표 단위로 쪼개 단조로움은 줄이고 성취감은 늘렸다 

 

<디즈니팝>은 여기에 코스튬을 통해 불운을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찬스를 제공했습니다.

 

게임 속 각각의 코스튬은 선택 블록 제거, 랜덤 블록 제거, 특수 블록 추가 등 다양한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블록을 깨면 스킬 게이지가 올라가고, 게이지가 모두 차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죠.

 

선택 블록 제거의 경우 극적인 효과를 주진 않지만, 스테이지 클리어에 확실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랜덤 블록 제거 역시 스테이지 일부를 재배열시켜 판을 리프레시시킬 수 있죠. 이동 횟수가 소모되지 않으니 아예 운에 맡기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요.

 

여기에 퍼즐 하나에 사용된 기믹이 대단히 많거나 복잡한 편도 아닙니다. <디즈니팝>에도 다양한 퍼즐 기믹이 등장하지만, 한 스테이지에 대단히 많은 기믹을 넣진 않았습니다. 스테이지가 넘어감에 따라 기믹이 늘어나긴 하지만, 특수 블록이나 장애물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진 않죠.

 

이동 횟수 소모 없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코스튬'


게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 '디즈니' IP의 매력

물론 3매치 퍼즐의 재미뿐 아니라 게임 구석구석에 녹아있는 디즈니 IP도 <디즈니팝>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보통 IP 기반의 퍼즐 게임은 블럭이나 코스튬, 혹은 기존 스토리를 통째로 가져와 게임에 활용합니다. 카카오프렌즈 IP 퍼즐이나 선데이토즈의 전작 <위 베어 베어즈 더 퍼즐>이 대표적이죠.

 

반면 <디즈니팝>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IP를 활용했습니다. 메인 스토리의 중간중간 디즈니 애니메이션 장면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가령 큰 구름이 마을을 가리고 있으면 '구피가 그랬던 것처럼 선풍기를 만들어 구름을 날려버리자'라는 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퍼즐과 코스튬뿐 아니라 마을과 스토리에도 녹아있는 디즈니

 

물론 마을과 코스튬 퀄리티도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코스튬은 캐릭터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의상이 있을 뿐 아니라 카드 병정, 채셔고양이 같은 조연급 캐릭터 테마의 의상도 존재하죠. 

 

아쉬운 점을 딱 하나 꼽자면 코스튬을 세트 단위로만 갈아입을 수 있는 점입니다. 코스튬은 헤어, 의상, 액세서리로 나뉘는데요. 파츠마다 따로 장착하는 것이 불가능해 모든 파츠를 모으지 않고 코스튬을 장착하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을 역시 단순히 오브젝트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디자인을 선택해 꾸밀 수 있어 만족감이 큰 요소 중 하나입니다. 마을 속 오브젝트를 클릭했을 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점은 디즈니 팬들을 감동하게 하는 깨알 요소 중 하나고요.

 

퍼즐과 코스튬뿐 아니라 마을과 스토리에도 녹아있는 디즈니

 

의자를 터치하면 캐릭터가 앉고, 그네를 누르면 탄다.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마을으 느낌

 

 

뒤로 갈 수록 어려워지는 하트 수급, 미션 수행 

아쉬운 점을 꼽자면 스테이지를 도는 데 사용되는 하트 수급이 힘든 점입니다. <디즈니팝>의 하트는 게임 스테이지 클리어 후 보상, 혹은 친구에게 받거나 루비(캐시)로만 구입할 수 있는데요. 

 

<디즈니팝> 역시 100 스테이지 이후 난도가 크게 올라 하트가 빠르게 소모됩니다. 흔히 퍼즐 게임에서 진행되는 무제한 하트 제공량도 적은 편이라 오랜 시간 게임을 붙잡기는 힘든 편이죠. 가령 <런웨이 스토리>의 경우 무제한 하트를 제공하는 서브 이벤트가 자주 진행되며, SNS 지인 기반으로 친구 시스템이 돌아가기 때문에 하트 요청도 손쉽습니다.

 

또 하나는 비슷한 종류의 미션을 여러 번에 걸쳐 해결하도록 만든 점입니다. 가령 첫 마을에서 진행되는 미션 중 공연을 홍보하는 미션이 총 세 번에 나눠 진행됩니다. 특히 스테이지가 어려워지는 후반부에서 미션이 나뉘는 경우가 많아 스토리 진행이 막히는 감이 없잖아 있죠. 이는 마을 꾸미기 요소가 있는 다른 퍼즐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단점이지만, <디즈니팜>의 경우 퍼즐 내외로 단기적인 목표를 잘 제시한 만큼 특히 아쉽습니다. 

 

특히 높은 스테이지로 넘어갈수록 스토리 진행이 턱 막혀버린다

종합해 보면 <디즈니팝>은 3매치 퍼즐 고유의 재미를 잘 끌어냈습니다. 스테이지 안과 밖으로 유저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촘촘하게 넣어뒀죠. 게다가 디즈니라는 강력한 IP를 적극적으로 활용, 팬들이 만족할만한 요소들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물론 <디즈니팝>이 독특한, 새로운 퍼즐이라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3매치 퍼즐 고유의 재미는 끌어올리고 장르 특성상 생기는 이탈은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이번 시도는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디즈니팝>에 활용된 IP는 미키마우스, 위니 더 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세 가지, 코스튬은 98개입니다. 앞으로 개봉할 디즈니 영화에 맞춰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하니 디즈니 팬들, 3매치 퍼즐 팬들에게 더 큰 선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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