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 다이버>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어느 정도냐면,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 레이블에서 나올 다음 타자들에게 부담이 될 만큼 잘 만들었다.
이 글은 29일 정식 출시된 <데이브 더 다이버>의 나머지 절반에 대한 기자의 소감이다. 누구도 시킨 적 없지만, <데이브 더 다이버>를 올해의 한국 게임으로 밀겠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외 게임 어워드에도 마땅히 초청받아야 한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도 출격을 앞두고 있지만, 어차피 기자는 소울류 액션이라면 젬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두 게임 중 어떤 게임을 올해의 한국 게임으로 고를지 고민하는 연말이라니, 뭔가 즐겁지 않은가?
지금까지 총 23.7시간 이 게임을 플레이했다.
지난 11월, 기자는 "숨 참고 러브 데이브" 하겠다며, 정식 버전에 대한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민트로켓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데이브 다 다이버>는 무진장 사랑스럽고 귀여운 게임이다. 또 종횡으로 조금씩 볼륨을 확장시켜 나가는 능숙한 레벨 디자인을 보여준다. 어드벤처, 경영, 퍼즐, 액션 요소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모난 부분 없이 두루 갖추었다. 픽셀 아트와 3D 아트의 조화, 유머와 패러디 요소, 탄탄한 사운드트랙으로 시청각적 요소까지 만족시켰다.
이러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재미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얼렁뚱땅'이다. 애초에 이 게임은 설정부터가 비현실적이다. 낮에는 잠수하고 밤에는 식당을 운영한다는 기획 자체가 초인적이다. 생태가 바뀌는 블루홀에서, 해저에서 작살로 물고기를 잡아 수십 kg나 들고 다니다가, 거대 생명체와 어인족 문명을 마주하고, 정체불명의 지진을 해결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이야기는 문장으로 쓰기에는 복잡하다.
민트로켓은 그 복잡한 걸 한 그물에 엮었다. 취향에 따라서 급작스러울 수도 있는 게임의 장르, 서사 확장을 얼렁뚱땅 일궈냈다. 플레이어는 홀린 듯 2개의 캐릭터를 조작하고, 야채를 썰고, 벨루가의 이마를 쓰다듬는다. 게임이 어려운 수준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면, 이 부분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고명' 수준의 간단한 도입이기 때문에 용납이 된다. 제시된 과제들을 충실하게 수행한 다음 엔딩을 보면, 보통의 싱글 플레이 게임보다 만족도가 높다.
<데이브 더 다이버>를 높이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 바로 배신하지 않은 얼리억세스 게임이라는 점이다.
'인디 감성'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엄연한 넥슨 게임이다. 대기업에서 서른 명 가까운 규모의 개발자들이 수년을 들여서 만들었다. 들인 시간과 인원을 감안해 보면, 이 게임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팔려야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좋은 게임은 많이 팔려야 한다. 그래야 "돈이 될까?"라는 비관적인 물음에 당당하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