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선 워페어는 잊어라.’ 배터리

웹젠이 개발·서비스하는 <배터리>는 밀리터리 FPS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봤을 겁니다. 바로 1차 CBT에서 액티비전의 <모던 워페어>와 너무나 유사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후 <배터리>는 ‘조선 워페어’라는 기묘한 별명을 얻었고, 유투브와 국외 웹진을 통해 글로벌 유저들에게도 알려졌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오픈 베타(OBT)에 이어 상용화까지 진행한 <배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nodkane

■ 이제 조선 워페어의 색깔은 빠졌다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화려한 그래픽이 눈에 띄는 전형적인 온라인 FPS 게임입니다. 특히 테스트를 거치면서 ‘조선 워페어’ 논란을 일으킨 요소를 하나씩 제거해 나갔는데요, OBT 버전에서는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이 완전히 빠진 게 눈에 띕니다.

먼저 아군이 사망했을 때 나오는 표시도 1차 CBT 때는 <모던 워페어>와 비슷한 아이콘을 썼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에 게임을 시작할 때 나오는 팀 표시도 바뀌었고, 기타 자잘하게 <모던 워페어> 와 거의 비슷하다고 느껴졌던 연출들은 대거 수정됐습니다. 아니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봐도 됩니다.

과거에는 해골 마크로 <모던 워페어>와 비슷했지만,

현재는 간략하게 ‘사망’이라는 표시로 바뀌었습니다.

이전과 비해서 문양의 배치나 표시되는 글이 달라졌습니다.

굳이 <배터리>가 <모던 워페어>와 유사하다는 점을 꼽자면 헬기나 기타 전략무기를 호출하는 것 정도지만, 이 정도는 사실 다른 FPS 게임에서도 많이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따라했다고 몰아붙이기는 힘듭니다. 한마디로 이제 ‘조선 워페어 논란’은 끝났다고 봐도 됩니다. 다만 오히려 이렇다 보니 1차 CBT 때 <모던 워페어>의 이미지를 많이 가져온 것은 “정말로” 이슈 몰이의 수단은 아니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적어도 ‘조선 워페어’ 논란은 이제 그만~.

■ 타격감이 확실한 밀리터리 FPS

<배터리>는 상위급 그래픽을 가진 ‘하이 퀄리티’ FPS 게임입니다. 적을 ‘쏘고 맞추는 재미’가 살아 있는, 기본기가 튼튼한 FPS이기도 합니다. 성인들이 적용할 수 있는 ‘고어 옵션’과 현실적인 물리엔진 덕분에 느껴지는 타격감과 ‘화끈함’도 아주 좋습니다.

조각조각 나는 시체들은 여전합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에 민감한 유저를 위해 끌 수 있는 옵션이 존재합니다.

<배터리>는 두 팀으로 나뉘어 상대를 죽이며 일정 스코어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인 팀 섬멸전, 3개 지역을 오랫동안 장악해 스코어를 모으는 점령전, 목표를 폭파하거나 지키는 폭파 미션, 모두가 적인 개인전 등의 게임 모드를 선보입니다.

얼핏 보면 다른 FPS 게임과 비교해서 콘텐츠 볼륨이 적은거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업데이트로 폭파 미션을 제외한 3개의 모드에 봇(BOT, 인공지능) 모드가 추가되면서 콘텐츠 볼륨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모든 맵에서 모든 모드를 즐길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배터리>만의 특별한 게임 모드나, 혁신적인 게임 플레이 요소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고어’ 요소는 최근 나오는 성인용 FPS 게임들이 많이 채용하는 것이기에 신선한 느낌이 덜하고, 다른 요소들도 기존의 FPS 게임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죠. 개인적으로도 OBT를 시작할 때는 <배터리>만의 독특한 모드가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아쉽더군요.

■ ‘전략’ 무기에서 생기는 변수

<배터리>의 플레이에서 가장 차별적인 부분이라면, 헬기소환(?) 같은 다양한 전략·특수 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PC·콘솔 FPS 게임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온라인게임에서는 드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온라인 FPS 게임을 하다 보면 팀 데스매치의 경우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는 것이 최고의 효율을 보여주곤 합니다. 하지만 <배터리>에서는 특수무기 때문에 한번에 몰살당할 수도 있습니다.

뭉쳐 있는 적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로켓런처.

형님 나가신다~! 아 불곰이 아니구나….

이러한 특수무기는 게임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쓸 수 있어서 다양한 변수와 색다른 재미를 제공해 주곤 합니다. 이 무기들은 필드에서 줍거나, 적을 죽였을 때 랜덤으로 떨어지거나, 죽지 않고 연속 킬을 올리면 얻게 됩니다.

즉, 초보자들도 쓸 수 있고, 게임을 잘 하는 유저는 더 자주 쓸 수 있는 장치인 셈이죠. 잘하는 사람만 계속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건데요, FPS 게임 초보자에게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속 킬 보상 중 하나인 RPG.

■ 흥미로운 부가 시스템들

<배터리>는 게임 외적으로는 다른 FPS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소들이 많습니다. 이것들은 대부분 ‘계속 게임을 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먼저 퀘스트 시스템이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적을 죽이거나 오랫동안 플레이하면 퀘스트가 자동으로 완료되면서 추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게임에 좀 더 집중하면서 오랫동안 게임에 남아 있게 만드는 장치가 되고 있습니다.

미니맵 아래 퀘스트 진행상태가 뜨면서 얼마나 더 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이 끝날 때마다 돌아오는 룰렛으로 결정되는 보상은 당첨되면 짜릿하지만 당첨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하게 되는 일종의 오기가 생깁니다. 이 룰렛은 게임이 끝나고 얻는 경험치와 보상과는 별개로 주어지며, 게임 성적과는 무관하게 모든 유저들이 공평한 기회를 얻습니다.

한 판이 끝날 때 나오는 보상이여서 게임 도중 나가는 게 아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총기는 등급이 나눠져 있고, 상점에서 구매하는 총보다 탄창이 많거나 소음기가 달려 있는 등 능력치가 조금 더 좋은 편입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총이면 경매장에 올려서 팔 수 있고, 그렇게 얻은 포인트로 자신에게 맞는 총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 논란 속에 제 모습을 찾아 가는 <배터리>

사실 ‘조선 워페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플레이하면 <배터리>는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FPS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배터리>만의 타격감과 정신없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배터리>만의 게임 모드와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가길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