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더니’는?] 연재 중인 ‘해봤더니’는 다양한 게임들을 즐긴 다음, 그 느낌을 형식과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전달하는 게임 소개 글입니다.
게임을 철저하게 해 보고 분석하는 정식 리뷰나 체험기와 다르게, 코너명 그대로 “해 본 다음의 느낌”을 솔직·담백하게(주관적으로) 담아내는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볍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그래서 하고 싶은 말 요약: /우어어어어어어어어!!!!!
■ 멀티플레이 베타테스트에 참여하다
<기어스 오브 워 3>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본격적인 멀티플레이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요즘 콘솔 게임이 출시 전에 멀티플레이를 테스트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죠. 싱글플레이가 아닌 말 그대로 멀티플레이를 즐기고 테스트하는 단계로 <기어스 오브 워> 3편에서 사용될 액션과 무기, 다양한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매주 다양한 방식의 멀티플레이가 진행되며, 이번 글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팀 데스매치 모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참고로 베타테스터가 되는 방법은 몇 가지 있습니다. <블렛스톰> 에픽 에디션(국내 미발매)을 구하거나, <기어스 오브 워 3>의 예약 구매를 하면 됩니다(국내 불가능).
물론 국내에서는 힘든 방법입니다. 하지만 <기어스 오브 워 트리플 팩>을 구입하거나 쇼핑몰 이벤트를 통해 베타테스터 코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국내에서 베타테스트에 참여하는 인원도 수백여 명이 존재합니다.
아!! 멀티플레이 베타 코드를 갖고 있어도 자신의 Xbox LIVE 계정이 골드 멤버십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베타 코드를 얻었는데 왜 안 되냐고 항의하기 전에 자신의 계정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팀 데스매치는 말 그대로 ‘너 죽고 나 살자’ 모드입니다.
■ 게임에 들어가기 전 세팅은?
게임에 처음 접속하면 자신이 주력으로 플레이할 캐릭터와 무기를 고릅니다. 캐릭터는 COG 팀과 로커스트 팀으로 구분되고 무기는 랜서와 샷건 류를 선택할 수 있더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어스 오브 워 3>에서 새로 추가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전기톱으로 접근전을 하던 랜서와 달리 대검을 이용한 레트로 랜서(Retro Lancer)는 사거리는 짧은 대신 대미지와 근접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샷건에 추가된 ‘소드 오프(SAWED OFF)’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편에서 추가된 무기들은 대부분 강력한 한 방 대미지를 자랑하네요.
팀은 로커스트와 COG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각각 5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죠. 물론 처음에는 2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추가 캐릭터가 풀립니다. 이때 여전사 ‘엔야’도 선택이 가능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진영과 캐릭터, 무기를 모두 세팅하면 이를 기본으로 게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모든 세팅을 마치면 자동으로 팀을 찾아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달라진 팀 데스매치, 지형지물을 이용하라!
팀 데스매치 모드에서 체험하는 맵은 올드타운, 트래쉬볼, 트렌치, 체크아웃 4개입니다. 전작의 멀티플레이와 달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맵이면서 곳곳에 엄폐할 수 있는 지형과 지름길 등이 있어 빠른 교전을 유도합니다.
각각의 맵은 주요 위치에서 추가 무기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수류탄은 물론 박격포, 발칸포 등을 획득해 보다 유리한 입지를 가져갈 수 있죠. 그중에서도 수류탄이야 말로 가장 먼저 얻어야 할 무기입니다.
이번 테스트 맵입니다. 좁지도 않고 넓지도 않아서 교전이 계속 일어납니다.
맵의 오브젝트를 이용한 전술이 강조돼 있습니다. 일부 맵에서는 천장에 매달린 대형 디스플레이를 총으로 쏴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 밑에는 엄폐에 적당한 지형이 있고요.
밑에 적군이 몰려 있다면 적을 쏘기보다 천장의 오브젝트를 쏴서 떨어뜨리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길을 막아 버리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더군요. 솔직히 각각의 맵은 아직 밸런스를 테스트 중이라서 그런지 진영에 따라서 유리함과 불리함이 엇갈립니다.
어떤 맵이 좋고 나쁘다고 따지기는 아직 시기상조겠죠. 이번 테스트를 통해 정식 제품버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나올 테고요.
무엇보다 <기어스 오브 워 3>의 멀티플레이 맵은 끊임없는 교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정신이 없습니다. 쉴 새 없이 총탄이 날아들지만, 몇 번 플레이하다 보면 상대의 위치를 대충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주요 전투가 일어나는 지점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계속 만나는 장소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들을 상대하게 되더군요.
■ 팀의 효율을 생각해야 하는 플레이
3편의 팀 데스매치에서는 리스폰(부활) 횟수가 팀 단위로 주어집니다. 한 팀이 15번의 부활 기회를 갖게 되죠. 과거 시간제에 따른 무한 리스폰이나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블랙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아무리 상대를 많이 사살했다고 해도 자신이 많이 죽으면 팀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적게 죽이고 오래 살아남는 편이 유리한 측면도 있어요. 이론상 남들이 안 죽고 오래 버틴다고 해도 자신이 14번 죽으면 팀은 지게 되니까요.
그래서 안전장치도 마련해 놨습니다. 부활 횟수가 5회 남으면 마지막 남은 5명이 최후의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보통 고수들이 남게 되죠. 진정한 팀 데스매치의 재미는 이때부터입니다. 역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실제로 7:3의 경기에서 이를 뒤집는 경우가 종종 생기더군요.
지켜보는 팀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넘칩니다. 팀의 승리와 패배의 갈림길 사이에서 남아 있는 팀원의 활약이 결정적이기 때문이죠. 역전으로 승리한다면 영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왼쪽 상단의 숫자가 각 팀의 남은 리스폰 횟수입니다.
■ 적절한 플레이 속도감과 강해진 잔혹성
플레이 자체만을 놓고 보면 적절해진 속도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동뿐만 아니라 대시, 공격 등의 속도가 너무 느리지도, 지나치게 빠르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상대의 허점을 찾거나 팀플레이를 위한 협동이 필수적이더군요.
이 속도감을 가장 확실히 느끼는 것은 자신이 쓰러졌을 때입니다. 기존에도 A 버튼을 연타하면 아군에게 기어가서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만, 기어가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의미 없는 행위라는 게 문제였죠. 하지만 <기어스 오브 워 3>에서는 기어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살아날 기회도 늘어났습니다.
아직 완전히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어도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무기와 액션의 추가로 인해 플레이가 다양해졌고, 그만큼 잔혹성도 더 증가했습니다. 전작에서도 전기톱으로 상대를 썰어 버리는 모습이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비슷한 액션이 더 늘어났어요.
뒤에서 상대를 톱으로 찌르고 잘라 내거나, 레트로 랜서의 대검으로 꿰뚫어 버리기도 합니다. 이때 화면에는 피가 튑니다. 쓰러진 상대방을 방패로 삼은 채 싸울 수도 있습니다. 해당 기술의 명칭도 ‘미트 실드’더군요.
더욱이 쓰러진 상대의 발이나 다리를 뜯어 내 죽을 때까지 내려치는 등의 이른바 시체 훼손 등의 표현은 기분이 나빠질 정도입니다. 이건 너무 과도한 표현이 아닐까 싶을 정도죠.
레트로 랜서는 상대를 꿰뚫어 버립니다. 그나마 제일 약한 잔혹성 액션입니다.
■ 음마교주가 <기어스 오브 워 3> 멀티를 해봤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전투의 속도감과 새로운 방식의 팀 데스매치로 인해 승부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됩니다. 특히 다양한 무기의 등장으로 자신의 전투 스타일을 보다 명확히 가져갈 수 있는 점은 전작과 비교할 수 없는 재미요소입니다.
문제는 고수와 하수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나뉜다는 겁니다. 전작의 멀티플레이를 계속 즐겼던 유저라면 그래도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하지만 오래간만에 플레이하거나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라면 팀 부활 횟수를 깎아먹는 ‘X맨’으로 오해받기 십상입니다.
고수가 하수를 눕혀서 능욕하는 장면.AVI
특히 나도 총을 쏘는데 왜 상대방의 총이 더 센지, 내 샷건과 달리 상대의 샷건은 왜 원샷-원킬이 되는지 게임을 하는 내내 의문이 들 겁니다. 게다가 샷건의 파워가 너무 강한 나머지 맵에서 보이는 모든 테스터들이 샷건만 들고 다니는 진풍경도 펼쳐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 느끼는 손맛을 잊지 못하고 빠져들 만한 재미는 테스트 단계인 지금도 충분합니다. 아… 너무 잔인한 장면만 어떻게 해 준다면 참 좋은데… 뭐라고 전달할 방법이 없네요…. (자신이 당하면 짜증나지만, 하는 입장이라면 또 다른 느낌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