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게 다 있어?’ <배틀필드 3>의 야간전을 처음 체험한 소감입니다.
EA는 도쿄게임쇼 2011에서 <배틀필드 3>의 야간전인 오퍼레이션 기요틴 미션의 체험대를 공개했습니다. 전통적으로 FPS게임이 주목을 못 받는 도쿄게임쇼지만 <배틀필드 3>의 인기만은 ‘논외’였습니다. 소니와 세가부스에 마련된 <배틀필드 3>의 체험대에는 일반관람일 내내 대기열에는 한 시간 이상의 긴 줄이 늘어섰죠.
야간 전투답게 짙게 깔린 어둠은 한 치 앞을 식별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사실성을 그렇게 외친 <배틀필드 3>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블릿타임 등 ‘정말 게임스러운 요소’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에서도 여전히 치열했던 <배틀필드 3>의 체험소감을 글로 옮겼습니다. /(3달 동안 <배틀필드 3>만 3번 체험한)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TGS 2011의 <배틀필드 3> 체험대에서 공개된 미션은 싱글플레이 미션인 오퍼레이션 기요틴입니다. 심야에 주택가의 적군을 기습하는 미션인 오퍼레이션 기요틴은 박격포로 적에게 선제 공격을 가하고, 진지를 부순 후, 주택 안의 적을 섬멸하는 3단계로 나뉩니다.
미션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분이며 총 15분의 플레이시간이 제공됩니다. 다만 PS3 패드로 FPS게임 조작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제한된 시야 속에서 적과 싸우는 등 어려운 부분이 산재된 탓에 절반가량의 유저가 임무 완수에 실패합니다.
싱글플레이지만 다수의 인공지능과 함께 전투를 펼치기 때문에 멀티플레이에 가까운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길을 못 찾고 헤매는 플레이어를 이끌고 달려드는 주인공을 엄호하는 등 인공지능도 상당히 똑똑합니다.
■ 피아식별 불가능! 빛의 소중함을 느껴라
<배틀필드 3>의 야간전투는 정말 어둡습니다. 야간이니까 어두운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배틀필드 3> 야간전투의 어두움은 플레이어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시커먼 배경과 하늘은 물론이고 가로등이나 건물 불빛 등의 광원이 없으면 한 치 앞도 알아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화면이 워낙 어둡다 보니 당연히 적도 쉽게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살펴봐도 운이 좋아야 검은 실루엣을 살짝살짝 엿볼 수 있을 정도죠. 스코프라도 동원해야 조금 볼만한 수준입니다. 그나마도 아군인지 적군인지 분간하려면 ‘코앞까지’ 다가가야 합니다. 체험대에서는 아군의 등에 연사를 가하는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결국 야간전투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적을 찾아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총알이 날아오는 위치를 파악하는 겁니다. 오퍼레이션 기요틴에서는 아군과 적군이 모두 ‘예광탄’을 사용합니다. 친절하죠. 덕분에 총알이 날아오는 장소만 자세히 쳐다 봐도 적의 위치를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죠.
총알이 바닥에 튀며 나타나는 불꽃이나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도 야간전투에서는 크게 도움이 됩니다. 화면이 번쩍이며 수류탄이라도 터질 때면 절호의 찬스입니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적의 위치를 최대한 외운 다음, 그 곳에 사격을 가해야 하죠.
반대로 어두운 곳에서 지나치게 밝은 빛을 보고 나면 순간적으로 시야가 흐려집니다. 심할 때는 가로등만 정면으로 봐도 시야가 뭉개지더군요. 적절한 빛 조절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위치도 모르는 곳에서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야 하는 만큼 처음에는 굉장히 답답하지만 전투를 조금만 즐기다 보면 광원을 이용하는 새로운 재미에 눈을 뜨게 됩니다.
■ 깔끔하면서 친절한 인터페이스
다만 화면이 아무리 어두워도 길을 잃고 헤맬 걱정은 없습니다. <배틍필드 3>의 확실한 인터페이스 때문인데요. 실시간으로 미션의 상황을 알려주고 플레이어가 조금 오래 멈춰있다 싶으면 따라가야 할 위치를 화면에 띄워줍니다.
재미난 점은 아군에 의해 확인되는 위치만 표시된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처음에는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 지 모르지만 앞장서서 달려가던 아군이 적의 진지를 확인하고 나면 화면과 미니맵에 모두 적의 위치가 표시되죠.
이 밖에도 발로 문을 차거나 박격포를 발사하는 등 다음에 해야 할 일도 친절하게 화면에 나타납니다. <고스트리콘> 시리즈처럼 게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미션의 위치를 몰라 무작정 헤매는 상황을 막아줍니다. 특히 오퍼레이션 기요틴처럼 화면 분간이 어려운 야간전투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 현실성보다는 게임성! 블릿타임
무사히 적을 처치하고 나면 건물 안으로 진입할 차례입니다. 건물 안에서도 어두컴컴한 전투가 이어지는데요. 전등을 부숴 광원을 없애거나 창문을 깨고 침입하는 등 <배틀필드 3>의 물리엔진 위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계속 등장합니다.
<배틀필드 3>는 빛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밝은 곳에 있는 적 위의 전등을 끈 후 적을 소탕하거나 반대로 운 없이 빗나간 총알에 갑자기 전등이 터지는 바람에 적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의 광원을 모두 없애고 나면 적의 공격도 뜸해지더군요.
특히 건물 안에서는 <배틀필드 3>에서 시리즈처음으로 도입된 블렛타임도 맛볼 수 있습니다. 블렛타임은 위기의 순간 시간이 갑자기 느려지면서 보다 정확한 동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연출을 뜻하는데요. <맥스페인>시리즈에서 적극 활용하며 큰 인기를 끌었죠. 가깝게는 매트릭스의 총알 피하기 장면 등을 떠올리면 됩니다.
<배틀필드 3>에서는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튀어나오는 적을 바라보며 블렛타임이 시작됩니다. 적의 총구의 움직임과 뒤이어 나오는 적의 위치 등을 모두 슬로우 비디오처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죠. 물론 느리게 움직이는 총구와 서서히 밀려나는 적 등 연출도 그만큼 멋집니다.
빛과 소리, 물체 파괴 등 현실적인 물리효과를 내세우면서도 게임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고나 할까요? 블렛타임까지 맛보고 나면 지원 나온 동료와 합류한 후 미션과 체험이 종료됩니다. 도쿄게임쇼에서는 아쉽게도 군번줄 등의 관련 상품은 제공되지 않는군요.
<배틀필드 3>는 오는 10월 25일 PC와 PS3, Xbox360으로 발매됩니다. 국내에서는 자막한글판이 발매되며 9월 29일부터 구매자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