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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2% 부족한 왕자님의 컴백, 괴혼 노비~타

PS Vita용 괴혼 노비타 리뷰

안정빈(한낮) 2012-02-2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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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줄을 가뿐히 놓아버린 캐릭터들과 쫀득쫀득한 접착 공굴리기의 재미. 아이디어게임의 대명사 <괴혼>이 소니의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 PS Vita로 돌아왔습니다.

 

기종을 옮겼어도 <괴혼>의 재미는 여전합니다. 캐릭터들의 정신은 4차원을 헤매고 있고 추가된 스토리는 막장 드라마 뺨치는 수준이죠. 클립부터 사람, 파라솔, 건물까지 차곡차곡 붙여 나가는 즐거움도 살아 있습니다. 여기에 PS Vita에 맞춘 신기능과 자잘한 놀거리도 추가됐죠.

 

다만 열두 스테이지밖에 안 되는 작은 볼륨과 지나친 반복을 요구하는 플레이 방식, 반다이남코 특유의 상업성 넘치는 부분유료화는 아쉬웠습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특별스테이지조차 무료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아바마마의 섹시한 포즈와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습니다(진담~).

 

■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왕자님

 

시간이 흘러도, 기종이 달라져도 <괴혼>의 재미는 바뀌지 않습니다. 게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괴혼>공굴리기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아주 작은 크기의 왕자님을 조작해 접착력이 뛰어난 코어를 이리저리 굴려서 주변의 사물을 붙여 덩어리의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덩어리를 굴리고 나면 스테이지가 끝나고 목표 크기에 도달한 덩어리는 아바마마의 힘에 의해 하늘의 별로 바뀝니다. 덩어리의 크기가 커질수록 더 큰 물체를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클립이나 옷핀 등 작은 물체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건물과 후지산 등 기도 안 찬 물건(?)들도 붙이게 되죠.

 

사람이 사는 건물이든 도망가는 고릴라든 우리의 왕자님(과 사촌들)에게 자비란 없습니다.

 


이렇게 열심이 굴린 덩어리는 아바마마의 입에 들어간 후 우아한 포즈와 함께 별이 됩니다. 점수마다 달라지는 아바마마의 포즈도 체크포인트!

 

물체가 쫀득쫀득 달라붙는 느낌과 자신의 덩어리가 점점 커지는 재미가 <괴혼> 시리즈의 핵심입니다. 이 밖에도 온갖 사고로 별들을 다 파괴하고 다니면서 정작 수습은 왕자에게 맡기는 아바마마, 미학의 기준을 바닥부터 뒤엎는 형언하기 어려운 일러스트와 복장 등도 <괴혼>의 특징이죠.

 

<괴혼 노비타> <괴혼> 시리즈의 이런 재미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의기소침한 아바마마를 보고 충격에 빠진 니트족(취업 의욕 없이 아르바이트로만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 청년이 아이돌 가수의 유혹을 뿌리치고 참고서를 얻어 성공한다는 스토리 영상은 본 게임과 하등 관련이 없고(…) 아바마마의 복장은 유저들의 눈을 불쾌하게 만들 만큼 더욱 타이트해졌습니다.

 

코어에 사물을 하나하나 붙여 나가는 맛도 쏠쏠하죠. 전작과 비교해 기본적인 재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본어를 안다면 정말 정신줄 놓고 볼 수 있는 니트족의 이야기. 무려 애니메이션입니다.


 

늘리고 접고, 터치를 이용한 새로운 조작

 

PS Vita의 성능에 맞춰 추가된 기능도 많습니다. 게임의 제목인 <괴혼 노비타>에서 노비타는 일본어 ‘늘리다(伸びる: 노비루)’ Vita의 합성어입니다. 제목처럼 <괴혼 노비타>에서는 왕자가 굴리는 덩어리를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뒷면의 터치스크린을 양손으로 터치한 후 바깥으로 당기면 덩어리가 가로로 길게 늘어납니다. 반대로 양손으로 터치스크린을 터치한 후 안으로 밀면 덩어리를 세로로 줄일 수 있죠.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떠올리면 됩니다.

 

단순히 덩어리의 모양만 바꾸는 게 아니라 실제 게임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덩어리의 크기에 비해 좁은 골목이라면 덩어리를 세로로 얇게 늘린 후 지나갈 수 있고, 넓은 대로에 사물이 흩어져 있다면 덩어리를 넓게 편 후 한 번에 사물을 붙여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로로 쭉~ 늘이거나.

 

손으로 터치스크린을 얼마만큼 당기느냐에 따라 덩어리의 모양이 자유자재로 바뀌기 때문에 마치 찰흙덩어리를 빚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원래 정해진 공략이 없는 <괴혼>인 만큼 한층 자유로운 응용이 가능하죠.

 

물론 굳이 덩어리의 모양을 바꾸지 않아도 스테이지 클리어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다는 뜻이죠.

 

PS Vita의 니어(near) 기능을 이용해 친구들과 성적을 겨루거나 추가 아이템을 입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뒤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PSN 상점에 언제나 접속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이죠.

 

세로로 좁혀서 좁은 골목을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아바마마 복장부터 왕자님 액세서리까지, 파고드는 재미

 

<괴혼> 특유의 파고드는 재미도 충분합니다. <괴혼 노비타>에서는 아바마마의 복장과 왕자님의 사촌, 액세서리, 배경음악 등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에서 획득하는 것도 있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서 얻은 사탕으로 교환하는 것도 있죠.

 

스테이지마다 기본목표(주로 덩어리의 크기) 외에도 특정 종류의 사물을 모아달라는 부가목표가 있기 때문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는 쉬워도 높은 점수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모아야 하는 사탕의 개수가 만만치 않거든요. 일단 스테이지를 모두 깨고 나면 사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에 스테이지에서 얻은 조르기권을 이용해 클리어 후의 사탕을 최대 8배까지 뻥튀기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히 조금이라도 높은 득점을 얻기 위한 노력이 이어집니다.

 

초반에는 사탕도 워낙 짜게 주다 보니 반복도 힘겹습니다.

 

초반에는 보기 싫은 타이즈를 벗기는 데 주력하게 되죠. 꾸밀 거리는 정말 많습니다.

 


너무 작은 볼륨. 게다가 부분유료화?

 

문제는 게임의 구성입니다. <괴혼 노비타>는 휴대용 게임이라고 해도 볼륨이 너무 작습니다. 스테이지는 메인 8개와 추가 4개를 합쳐 12개입니다. 보통 스테이지 한 개 클리어에 걸리는 시간이 10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마음먹고 즐기면 3시간 정도에 엔딩을 볼 수 있다는 뜻이죠.

 

반다이남코에서 비정기적으로 무료 스테이지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조건이 붙습니다. 각 스테이지의 봉인을 풀려면 10장의 ‘팬혼(Fan)’을 사용해야 하는데요, 이 팬혼을 얻는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정작 무료로 풀린 스테이지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요상한 경우도 있습니다.

 

얼핏 보면 굉장히 많은 무료 스테이지가 있는 듯 하지만.

 

상술도 심합니다. 배경음악 3개에 300엔 패키지는 양호한 편이고, 앞서 말한 팬혼도 PSN스토어에서 개당 40엔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추가 스테이지 하나를 즐기는 데 400엔 정도가 들어가는 셈입니다. 심지어 게임의 주목적인 사탕을 늘려주는 조르기권도 12개당 100엔에 팔고 있어요.

 

<괴혼> 시리즈 자체가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즐기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라지만 12개의 기본 스테이지는 지나치게 적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나마도 초반 2~3개의 튜토리얼 수준 스테이지를 뺀다면 제대로 수 있는 스테이지는 채 10개도 안 됩니다.

 

결국 다 돈입니다. 아니면 게임을 빠삭하게 잘해서 직접 모으든가요.

 

 

아쉬운 한글화, 그래도 여전한 재미

 

한글화도 아쉽습니다. <괴혼>의 장점 중 하나가 아바마마와 등장인물의 맛깔 나는 대화인데요, 대화 자체가 워낙 어렵다 보니 일본어에 어지간히 능숙하지 않다면 대화를 즐기기 어렵습니다. 자연히 게임의 재미도 굴리기 위주로 제한되죠. (번역은 쉽지 않지만) 텍스트의 분량이 많지 않은 만큼 한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허무함까지 느낄 정도로 짧은 스테이지와 나날이 심해지는 상술도 큰 불만입니다. 복장과 사촌 등 수집욕을 돋구는 장치는 많지만 반복의 정도가 지나칩니다. 스테이지의 배경도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추가 스테이지가 (일단은) 무료로 풀리는 중이고 엔딩을 본 이후에는 모드 상점에서 빠른 속도로 물체를 붙이는 ! 드라이브모드와 무제한으로 덩어리를 키우는 이터널 모드를 구입할 수 있는 등 억지로라도 볼륨을 늘릴 수는 있다는 게 위안이랄까요.

 

여기에 39,800 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왔고 <괴혼> 시리즈 자체가 워낙 재미나며 PS Vita의 성능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만큼 PS Vita에서 즐길 가벼운 게임을 찾는 유저라면 추천합니다. 그래도 상술은 정말 너무했어요(…).

 

아래는 <괴혼 노비타>에 등장하는 니트족의 애니메이션 1화입니다. 정신줄을 어느 정도 놓았는지는 보고 판단합시다. 심지어 이 영상이 메인 스토리입니다. 진짜입니다. 믿어주세요.

 

 

카트리지를 쓰는 데도 불구하고 로딩이 잦고 은근히 느립니다. 이 꼬마 수 백 번은 본 거 같아요.



미션에 실패한 왕자를 꾸짖은 아바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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