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몰려오는 몬스터 러시와 그것을 막아내기 위한 타워. 어떻게 배치해야 효율적일지 고민하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는 것이 바로 디펜스게임의 묘미입니다. 그중에서도 타워 배치의 고민을 살리면서 마법 등으로 역동적인 요소를 살린 인기 디펜스게임이 있죠. 바로 <킹덤 러시>입니다.
플래시 기반 게임으로 시작해 iOS와 안드로이드 OS로 진출해 사랑을 받은 디펜스게임 <킹덤 러시>의 후속작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됐습니다. <킹덤 러시 프론티어>는 전작의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신규 몬스터와 타워로 새로움을 더했죠.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특유의 시스템과 절묘한 밸런스는 여전했습니다. /(킹덤 러시 때문에 수면 부족이 생긴)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 전작의 익숙함에 새 타워와 몬스터를 더했다
<킹덤 러시 프론티어>는 큰 틀에서는 전작과 비슷한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등장한 몬스터들은 지정된 길을 따라 이동하고, 플레이어는 길 주변의 공터에 타워를 지어 몬스터 러시를 막아야 하죠.
아처 타워(Archer Tower), 배럭(Barrack), 메이지 타워(Mage Tower), 밤바드(Bombard)의 기본 타워 4종 역시 전작과 동일합니다. 기본 타워를 3단계로 업그레이드한 후에 두 가지 특수 타워 중 하나를 선택하는 점도 같고요. 심지어 위기의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속칭 ‘민병대’나 미티어(Meteor)까지 그대로입니다.
이렇듯 기본 시스템은 똑같지만, 달라진 점도 있죠. 가장 와 닿는 건 특수 타워들이 새롭게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처 타워를 업그레이드하면 도끼를 던지는 ‘액스 쓰로어(Axe Thrower)’나 석궁을 발사하는 ‘크로스보우 포트(Crossbow Fort)’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액스 쓰로어는 사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대신 적을 약화시키거나 마법을 무효화시킬 수 있고, 크로스보우 타워는 주변 타워의 사거리를 증가시켜 주는 한편 강력한 연사 성능을 갖췄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맵과 몬스터들 역시 달라졌습니다. 몬스터들은 전작에 비해 한층 악랄해졌는데요, 배럭 등에서 생산하는 지상 유닛이 없으면 땅속에서 나오지 않아 잡을 수 없는 지렁이부터 투명 마법을 쓰는 리자드맨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영웅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됐습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3종의 영웅은 레벨을 올려 원하는 스킬에 포인트를 투자해 강화할 수 있습니다.
어쌔신 같은 영웅은 장거리 공격을 하면서 적을 즉사시키는 스킬을 쓰는가 하면, 비스트 마스터 영웅은 동물을 소환해 길을 막고 코뿔소 떼를 불러내 광역으로 적들을 기절시키는 식입니다. 때문에 어떤 영웅을 키워서 사용하는가도 전략의 일부가 됐고,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습니다.
영웅을 육성해 유용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맵에서 주는 잔재미도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정글 맵에서는 식인 식물이 길가에 있는데, 식인 식물은 일정한 시간마다 지나가는 몬스터나 아군 유닛을 먹어치웁니다. 처음에는 식인 식물 때문에 유닛을 잃고 곤란해지지만, 다시 플레이할 때는 식인 식물을 거꾸로 이용해 몬스터들을 잡아먹게 유도하는 식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식인 식물 때문에 곤란을 겪지만, 나중에는 역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 다시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별과 도전 요소
전작 <킹덤 러시>가 플레이어를 푹 빠지게 만들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연스럽게 반복 플레이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스테이지마다 클리어했을 때 남은 라이프를 기준으로 별 1개부터 3개까지 등급을 매겨주고, 각 스테이지에서 달성한 최고 등급이 남습니다.
모든 스테이지에서 얻은 별들은 각종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처 타워 업그레이드 트리를 타면 사정거리가 늘어난다거나 봄바드 타워는 공격 시 몬스터를 기절시킬 확률을 주는 업그레이드가 있는 식입니다.
업그레이드는 언제든지 초기화하고 다시 분배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테이지마다 다른 업그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플레이하며 모은 별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가급적 별 3개를 모으기 위해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하게 됩니다.
스테이지 클리어를 통해 모은 별들은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각종 도전과제도 도전욕구를 자극합니다. ‘특정 몬스터를 몇 번 처리하기’부터 ‘특정 스테이지에서 영웅이 죽지 않고 클리어하기’ 같은 도전과제들이 있습니다. 쉬운 조건을 걸어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는 도전과제도 많지만, 정말 마음 먹고 노려야 달성할 수 있는 도전과제도 있죠.
이런 요소들은 전작에도 있던 장점인데요, <킹덤 러시 프론티어>에서도 자연스럽게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 디펜스의 묘미, 효율에 대한 고민과 절묘한 난이도
디펜스게임의 묘미라고 하면 ‘이 스테이지는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같은 계산이 들어맞았을 때의 기쁨과 몬스터 한두 마리를 놓칠듯 말듯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킹덤 러시 프론티어>는 이 두 가지에 모두 충실합니다.
먼저 스테이지를 새로 시작하면 맵 구조와 처음에 주어지는 골드를 확인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어느 자리에 어떤 타워를 배치해야 효율적으로 몬스터 러시를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죠.
더불어 절묘한 난이도가 머리를 쓰는 재미뿐만 아니라 반복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일반적으로 노멀 모드에서는 몬스터 한두 마리를 아쉽게 놓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 경우 잘못하면 별 3개를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전보다 더 효율이 좋은 타워 배치나 스킬 사용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몬스터를 놓치면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점은 맵 디자인입니다. 같은 맵이라도 클리어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만들었거든요. 아처 타워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클리어할 수 있는가 하면, 배럭과 봄바드 등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스테이지마다 여러 가지 공략이 가능하게 길이 난 모양과 거리뿐 아니라 타워를 지을 수 있는 공터 등을 적절히 배치해 놓았다는 점이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 주고요.
‘아이언 챌린지’를 통해 다양한 공략법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유도해 놓은 것도 이런 장점을 더해줍니다. 가장 난이도 높은 도전 모드인 아이언 챌린지는 특정 타워를 사용하지 못하는 조건이 걸려 있습니다. 평소에 한두 가지 타워만 주력으로 사용하던 플레이어라면 해당 타워를 금지하는 아이언 챌린지 모드를 플레이하면서 다른 공략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아이언 챌린지 모드에서는 특정 타워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킹덤 러시 프론티어>는 절묘한 난이도와 다양한 공략이 가능한 맵 디자인을 여러 가지 요소들로 버무려서 맛깔나게 제공합니다. 여러 가지 공략법을 습득하게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연결해 놓아서 전략을 배우고 사용하는 재미도 살려냈고요.
■ 완전한 신작은 아니지만, 특유의 재미는 여전
<킹덤 러시 프론티어>를 전체적으로 보자면 전작의 익숙한 시스템은 그대로 살리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느낌입니다. 게임을 해 보니 왜 <킹덤 러시 2>가 아니라 <킹덤 러시 프론티어>로 부제를 달고 나왔는지 알겠더군요. 2보다는 1.5라는 느낌입니다.
사실 시스템 같은 면에서 보자면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15개의 스테이지, 별을 모아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수 있다거나 게임으로 번 보석으로 특수 아이템을 구매하는 점까지 전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래도 <킹덤 러시 프론티어>는 타워와 몬스터를 추가해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킹덤 러시 프론티어>는 아주 새롭지는 않지만, 특유의 재미를 적절하게 살린 속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을 구매한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수준으로 긴 시간 동안 재미를 느끼게 해 주거든요. 반복 플레이를 정말 자연스레 유도하기 때문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도 ‘한 판만 더….’라는 생각이 드는 게임입니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 한 판만 플레이하려다 수면 부족이 생길 수 있으니 잠자리에서만큼은 자제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