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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TIG VS Dice: 운이 없다면 머리로! 최종 결전

TIG 멤버들의 좌충우돌 TRPG 체험기 (완결)

김승현(다미롱) 2013-07-08 20:13:00

 

 ※ <던전월드> 한국어판에 들어갈 삽화.(그림: 김혜민)

 

15년 만에 출판되는 신규 한글 TRPG 시스템 <던전월드>. TIG TRPG 마니아들이 광분(?)하는 가운데 한 사람이 제안했습니다. “규칙도 공개돼 있는데 한번 직접 해보면 어떨까?

 

순식간에 TRPG 마니아와 게이머, 그리고 일반인(?)으로 이루어진 <던전월드> 체험팀이 결성됐습니다. 과연 TIG 멤버들은 연이은 위기를 극복하고 폭스 남작의 야망을 저지할 수 있을까요? <TIG VS Dice> 최종편! 지금 시작합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등장인물

 

DM: 도서출판 초여명 김성일 편집장

듀란: 사업실 박인호 팀장(TIG 닉네임 듀란군)

한낮: 편집국 안정빈 기자(TIG 닉네임 한낮)

다미롱: 편집국 김승현 기자(TIG 닉네임 다미롱)

루키아: 편집국 송예원 인턴기자(TIG 닉네임 꼼신)


 

[이전 이야기]남작은 어쩌다 나쁜 X가 됐나?

 

[이전 이야기]‘대실패’ 주사위 신은 어디에?

 

[이전 이야기]숙련된 도적은 울지 않는다

 


 

 

고생 끝에 폭스 남작의 성에 잠입한 TIG 멤버들

 

하지만 주사위 신은 끝까지 일행을 외면하고.

 

일행은 남작의 성 한복판에서 들킬 위험에 처하는데….

  

[새 창에서 영상보기]

 

 

■ 이건 잠입도 아니고 테러도 아니야~

 

DM: 창고 문 밖이 소란스러워요.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척 들어도 경비병의 인기척! 어떻게 할 건가요?

 

루키아: 잘됐네요. 경비병을 처리하고 옷을 뺐어 입고 잠입하죠. 들어오면 조용히 단검으로 쓱싹~!

 

듀란: 도적의 심금을 울리는 제안이군. 그런데 우리 이런(?) 성기사와 함께 있어도 되는 거야?

 

루키아: , 가치관에 어긋나나요? 그럼 저 대신 험한 일 많이 해 본 듀란과 한낮이 하는 것으로….

 

다미롱: 차도살인(借刀殺人)!

 

한낮: 난 얘가 제일 무서워. 성격이 아주 가차없다니까.(웃음)

 

 

 

 

다미롱: 어찌됐든 싸움은 기정사실이니 전투 준비부터 하죠. 저는 문 옆에 붙어 기회를 노릴게요.

 

한낮: 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활을 겨누고 있겠습니다.

 

듀란: 양손에 황금근과 단도를 들고 기습을 준비할게요. 여차하면 황금근을 써서 나의 포로를 만들어야지!

 

DM: 그런데 상대도 이쪽에 소란이 있는 것을 알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습효과는 없을 거예요.

 

다미롱:주문을 건 단검을 들이대면 놀라지 않을까요? 어두운 곳에서 강한 빛이 보이면 당황하잖아요.

 

DM: 이, ‘주문의 광량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아요. 오히려 은은한 쪽에 가깝죠.

 

한낮: 은은한 빛을 눈앞에 짠~!

 

듀란: ? 은은한 단검이네!(웃음)

 

DM: 다들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벌컥 문이 열립니다! 장검으로 무장한 경비병 둘이에요. 마침 방 한가운데에 있는 루키아가 눈에 띄었네요. 루키아, 어떻게 할 건가요?

 

루키아: 다들 칼을 들고 있다고요? 그렇다면 공격을 무시하고 내가 법이다를 이용해 적을 제압하겠습니다.

 

Memo: 잠깐 복습! 황금근은 도적들이 사용하는 세뇌용 독약, 내가 법이다는 신의 권위를 빌어 NPC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성기사의 특수 능력입니다.

 

 

 

 

DM: 경비병 중 하나가 루키아를 푹~ 찌르지만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듯 루키아의 상처가 저절로 치유됩니다. 경비병의 얼굴이 사색이 된 가운데 작렬하는 루키아의 한마디!

 

루키아:성기사를 공격하다니 하늘이 두렵지도 않느냐!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DM: 그러자 다른 한 명은 무기를 놓고 무릎을 꿇었는데, 루키아를 공격한 병사는 허겁지겁 뒤로 돌며 도망치려 합니다. 어떻게 할 건가요?

 

루키아: 죽여야죠! 공격합니다.

 

DM: 좋아요. 상대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판정 없이 피해굴림을 하면 됩니다.

 

Memo: 근거리 전투 상황을 다루는 접근전판정은 상대와 내가 서로를 인지하고 겨룰 때를 상정한 규칙입니다. 때문이 이번처럼 상대가 무방비 상태일 때는 접근전 판정 없이(=적의 회피나 반격을 고민하지 말고) 피해굴림을 하면 됩니다.

 

 

루키아: 아깝다. 3이 나왔네요. 이걸론 못 죽이겠죠?

 

한낮: 제가 활을 겨누고 있었으니 도망치는 병사에게 쏠게요. …아오, 절대 안 맞는구만.(웃음)

 

DM: 대실패네요.(웃음) 한낮이 쏜 화살이 루키아의 옆구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더니 무릎을 꿇고 있던 경비병의 머리를 맞춥니다! 쓰러진 경비병의 투구와 창고 구석의 냄비가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네요.

 

루키아: 헉, 저 지금 죽을 뻔한건가요?

 

다미롱: 아니지. 지금 네가 죽을 뻔한 것보다, 저 소리 때문에 다른 경비병이 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더 문제야.(웃음)

 

듀란: 일이 또 커졌네. 일단 단검을 던져 도망치는 적부터 처리할게요. 아싸~ 성공!

 

DM: 듀란이 던진 단검이 도망치는 경비병의 뒤통수를 맞춥니다. 즉사입니다!

 

듀란: 좋았어! 밖에 나가 경비병의 시체를 창고 안으로 가져올게요. 잠입의 기본은 시체 처리지!

 

 

 

다미롱: 그나저나 조금 전에 요란한 소리가 났는데 다른 조짐은 없나요?

 

DM: 그럴 리가요. 굳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멀리서 요란한 발소리가 들리네요. 어렴풋한 횃불 빛이 중무장한 경비병들을 보여줍니다. 열 명이 넘어요!

 

루키아: 제가 한 성기사의 맹세 중 하나가 악을 보면 절대….

 

다미롱: 일단 루키아부터 말려요!

 

듀란: 불 지르자! 시체도 숨길 수 있고, 혼란도 일으킬 수 있고 운 좋으면 상대는 몰살! 마침 창고 안에 기름포대도 있잖아.

 

루키아: 이쯤 되면 잠입이 아니라 테러 수준인데요.(웃음)

 

다미롱: 잠깐, 다른 사람들이야 영주를 죽이면 끝이지만, 저는 영주가 키우고 있는 동물을 확인해야 된다고요! 불 질렀다가 혹시 그 애완동물(?)까지 죽으면 어떻게 해요?

 

한낮: 괜찮아. 설마 영주 애완동물(?)을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하겠어? 게다가 어차피 석조 건물이라 잘 타지도 않아

 

듀란: 좋아, 다들 이제 불만 없지? 빨리 불 지르고 영주를 찾자!

 

 

 

 

■ 페이스 오프 (FACE/OFF)

 

DM: 복도에 매캐한 연기가 자욱하고 뒤에선 불이다! 빨리 물을 가져와!”라는 고함소리가 들립니다. 여러분은 혼란을 틈타 성의 2층으로 숨어들어갔습니다. 듀란의 기억을 의지해 걷다 보니 큰 나무 문이 일행을 맞이합니다. 집무실 입구입니다. 문의 크기를 보아하니 알현실에 더 가깝네요.

 

듀란: 혹시 모르니 덫 전문가로 함정 체크부터 들어갑니다.

 

한낮: 문제는 저기서 다 생기지 않았어?(웃음)

 

다미롱: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지 어쩌겠어요.

 

듀란: 실수 몇 번 가지고 너무하네. 이번에야 말로 나의 저력을 보여주지! 8, 성공입니다!(의기양양) 마스터, 문에 덫이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발동되나요?

 

DM: 손잡이에 독이 발라져 있네요. 접촉독이기 때문에 피부와 직접 닿지만 않으면 됩니다.

 

듀란: 너무 간단해서 프로의 솜씨’(덫 해제)까지는 필요는 없겠는데? 괜히 판정으로 상황 망치치 말고,(웃음) 문을 발로 박차고 돌입하죠!

 

 

 

DM: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저 멀리 호사스러운 옷을 입은 중년 사내가 팔짱을 끼고 일행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폭스 남작입니다! 이상할 정도로 평온한 표정이네요.

 

듀란: 놀라지 않는다고요? 왠지 수상해! 일행에게 경고합니다. 제길, 매복이다!”

 

DM: 듀란의 말과 동시이 적들이 나타납니다. 영주 뒤에서 경비병들이 우루루 나오고, 기둥이나 커튼 뒤에선 검은 옷의 복면인이 모습을 드러내 일행을 둘러쌉니다. 영주가 듀란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묻습니다. “이제야 물건을 내놓을 마음이 들었나? 그걸 돌려주면 네 녀석의 목숨만은 살려주지.”

 

듀란: , 다른 캐릭터는 기밀문서 훔친 것을 모르는데! 일단 시치미를 땝니다. “무슨 수작이냐?”

 

다미롱: 그러고 보니 제 캐릭터는 처음부터 듀란을 수상쩍게 생각했었죠. 남작의 말에 듀란을 굉장히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봐요. 역시!”

 

루키아: 저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죠?”

 

듀란: 대체 뭐야, 이 내분은.(웃음)

 

한낮: 재미있을 것 같으니 한마디 거들게요.너 이 자식 성공했었어!”(웃음)

 

듀란: 일단 강력하게 부인해요.다들 지금 저 녀석이 하는 말을 믿는 거야? 녀석의 심보에 놀아나지 마!” 그러면서 영주에게 기습적으로 단검을 던집니다!

 

DM: 아쉽게도 실패입니다.(웃음) 듀란이 단검을 던졌지만 아깝게도 남작의 얼굴을 스쳤네요. ,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단검이 스친 곳의 피부가 떨어지더니 전혀 다른 색의 피부가 드러납니다!

 

듀란: 인피면구(人皮面具)!(타인의 얼굴 가죽을 가공해 만든 가면)

 

 

 

 

 

 

DM: 남작이 손으로 얼굴을 훔치니 날카로운 인상의 장년 사내가 나타납니다. 무표정했던 이전 얼굴과 달리 표정이 잔뜩 일그러져 있네요. 듀란이 아는 얼굴입니다. 도적 길드의 원로 펠릭스입니다!

 

듀란: 상황이 급하니 일단 물타기(?)부터! 펠릭스를 가리키며 외칩니다. 펠릭스! 네가 진짜 남작을 죽이고는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었구나!” 이런 말하면 루키아가 반응하겠지?

 

루키아: 왠지 속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전 정의의 성기사니…. 칼을 뽑아 가짜 남작을 겨눕니다.

 

DM: 압도적인 병력 차치 때문인지 펠릭스의 얼굴엔 조소가 가득합니다. “멍청한 놈. 주제도 모르고 욕심만 많아 명을 재촉하는구나. 이젠 장부따위야 아무 상관 없어. 쳐라!”

 

다미롱: 잠깐, 다들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어요! 가짜 남작에게 비장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남작, 네가 키운다는 애완동물은 어디 있지?”

 

듀란: 이런 상황에서 그런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해.(웃음)

 

한낮: , 정말 마법사답다. 정신이 제대로 나가 있어.(웃음)

 

DM: 다미롱의 물음을 들은 펠릭스가 이것 말인가?”라며 손짓을 합니다. 멀리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와장창 깨집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얼굴은 뿔 난 사자, 꼬리는 머리 셋 달린 뱀, 어깨엔 양 머리가 달린 거대한 괴생물체가 일행의 앞에 있습니다!

 

다미롱: 이건 키마이라’(키메라)인데? 제가 찾던 생물은 아니잖아요. 일단 듀란에게 따집니다! 이봐, 네가 봤다던 동물과 다르잖아!”

 

듀란:, 머리에 뿔이 나 있잖아!”

 

루키아: 다미롱부터 말려요. 지금 그런 것으로 싸울 때인가요?”

 

DM: 루키아의 말이 신호라도 된 듯 키메라와 경비병, 복면인이 다가옵니다. 어떻게 하나요?

 

 

※ <던전월드> 한국어판에 들어갈 삽화.(그림: Gompriest)

 

 

 

■ 주사위 신이여 제발! 키마이라 대혈투

 

듀란: 지금 상대의 전력이 어떻게 되죠?

 

DM: 경비병 열 명에 복면인 넷, 그리고 남작과 키마이라입니다.

 

한낮: 보스급이 두 명에 부하들도 14명이라. 아니, 무슨 보스가 치사하게(?) 졸병이랑 같이 나와!

 

다미롱: 후후후, 마법사가 활약할 시간이 왔군요. 비장의 마법 공포유발을 루키아의 장검에 시전합니다! 검이 굉장히 불길한 빛으로 타올라요. 마치 지옥의 마기가 칼에 깃든 것 같은 이미지입니다

 

루키아: 저기, 아무리 상황이 급박해도 성기사에게 이런 이펙트는 조금….

 

한낮: 아니야. 정말 잘 어울리니 걱정하지 마.(웃음)

 

DM: 검에 주문이 깃들자 공포에 질린 병사들이 앞다투어 일행 맞은편으로 도망가네요. 하지만 키마이라와 펠릭스, 그리고 날렵해 보이는 복면인 한 명은 예외입니다. 특히 키메라는 분노에 물든 눈으로 루키아에게 돌진합니다!

 

루키아: , 키마이라는 날붙이가 없어 가호를 못 받는데! 이렇게 된 이상 접근전에 들어갑니다!

 

Memo: 잠깐 복습! 성기사는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두 가지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루키아가 고른 축복 중 하나는 날붙이 무기에 다치치 않는 것이었죠. 물론, 키마이라는 칼을 든 손이 없습니다. 대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있죠.

 

 

DM: 아슬아슬하게 성공이군요. 일반성공이니까 키마이라와 루키아가 서로 대미지를 주고 받습니다. 피해 주사위를 굴리세요.

 

루키아: 제가 4점의 피해가 나왔고, 키마이라는 8점이 나왔네요.

 

DM: 방어도를 빼면 루키아가 5, 키마이라는 3점의 피해를 입었네요.(루키아 HP  25 20) , 루키아와 키마이라가 전투에 들어가자 펠릭스와 복면인도 칼을 빼듭니다! 다들 어떻게 할 거죠?

 

한낮: 소검을 뽑아 복면인에게 달려듭니다. 접근전 판정! , 일반성공이라 주고받기네요.(한낮 HP 14 11)

 

듀란: 너는 그래도 일반성공이라도 했지. 난 또 대실패야. 마스터, 어떻게 하죠?

 

DM: 상대가 펠릭스였죠? 듀란이 기세 좋게 칼을 휘둘렀지만 펠릭스가 절묘하게 피하며 발을 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펠릭스의 연속공격! 듀란, 어떻게 하나요?

 

 

듀란: , 오늘은 되는 일이 없네. 민첩 위험돌파로 갑니다! 반대방향으로 구를게요. 에엑, 또 실패?

 

DM: 닭이 뱀을 쪼는 것처럼 펠릭스가 듀란에게 칼을 마구 찌릅니다! 듀란도 데굴데굴 구르면서 필사적으로 칼을 피하는데… 아뿔싸! 방향을 잘못 잡아 루키아와 부딪혔어요! 굴러온 듀란에 걸려 루키아도 넘어지고, 그런 둘을 향해 키마이라와 펠릭스가 쇄도합니다!

 

루키아: 아아, 제발!

 

한낮: 아오, 어떻게 주사위를 굴리기만 하면 다 대실패야!

 

다미롱: 누구를 도와야 하지? 대실패는 없었던 루키아부터 도울게요. 키마이라를 향해 전력으로 부딪힙니다!

 

DM: 대성공! 다미롱이 전력으로 키마이라의 옆구리에 부딪히고, 그 기세에 키마이라가 반대편으로 쓰러집니다. 운 좋게 펠릭스까지 휘말렸네요. 루키아와 듀란 모두 자세를 바로할 틈을 얻었습니다.

 

한낮: 좋아. 이 기세를 몰아 저는 복면인에게 다시 접근전을 시도합니다. , 또 일반성공이네.

 

DM: 한 방씩 주고받는 남자의 대결’(?)이군요! 그런데 효율은 별로네요. 한낮의 피해가 더 큽니다.(한낮 HP 11 6)

 

다미롱: 전 듀란과 함께 펠릭스를 상대할게요. 제 공격력으로는 키마이라에 흠집도 못 내겠어요.

 

DM: 접근전 판정! 펠릭스의 칼은 다미롱을 벴지만 다미롱의 공격은 갑옷을 뚫지 못했네요.(다미롱 HP 12 8)

 

한낮: …우리 이 전투, 이길 수 있을까?

 

DM: 걱정 마세요. <던전월드>는 캐릭터가 바로 죽지 않으니까요. ‘황천길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도 나름 재미있어요.

 

다미롱: …그냥 무난하게 해피엔딩을 본다는 선택지는 없는 건가요?

 

Memo: HP가 0이 된 캐릭터는 저승에서 사신과 대면할 수 있습니다. 2D6을 굴려 10 이상이면 사신을 속여 죽음을 면할 수 있습니다. 만약 7 ~ 9 사이의 값이 나오면 사신이 까다로운 거래를 제안하고 이를 수락하면 살아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6 이하의 값이면 거래의 기회도 없이 죽게 되죠.

 

 

(한참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고…)

 

한낮: 이거 위험하겠는데. 마스터, 접근전 일반성공에서 서로에게 피해를 입힐 때는 시간 차이가 있나요? 그러니까 만약 제가 적을 먼저 죽인다면 적이 제게 입힐 피해가 무효가 된다든지?

 

DM: 아니요. 동시 피해입니다. 지금처럼 두 명 다 빈사 상태면 양패구상도 가능해요.

 

한낮: 믿을 것은 주사위 신뿐이군. 일단 내가 줄 피해가 4, 그리고 상대 피해는… 2! 살았다!!(한낮 HP 4 2)

 

DM: 한낮과 남자의 대결을 벌이던 복면인이 쓰러졌습니다! 온몸에 난 크고 작은 자상이 싸움의 치열함을 말해주네요. 한낮도 복면인이 마지막으로 가한 공격 때문에 상태가 좋진 않습니다. 피칠갑이 따로 없네요.

 

한낮: 그나저나 다른 사람들은 어떻죠?

 

루키아: 죽을 것 같아요!(루키아 HP 5)

 

DM: 키마이라를 막고 있는 루키아는 흰 갑옷이 새빨갛게 될 정도로 고전하고 있네요. 듀란과 다미롱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 루키아가 <몬스터 헌터>를 찍고 있다면 다미롱과 듀란은 슬랩스틱코미디를 찍고 있다는 것이 다르군요.(웃음)

 

 

 

다미롱: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설명이군요. 그나저나 루키아 검에는 공포유발주문이 걸려 있는데 키마이라가 아직 멀쩡한가요?

 

DM: 공포유발이 반드시 상대를 도망치게 하는 것은 아니에요. 키마이라 같은 경우는 공포의 근원을 제거하려는 경우죠.

 

루키아: 그럼 키마이라의 목표는 제가 아니라 칼이네요? 칼을 버리면 전 살 수 있는 건가요?

 

한낮: 그리고 칼을 멀리 치운 키마이라가 다른 사람을 죽이겠지.(웃음)

 

다미롱: 잠깐, 펠릭스에게 던지죠! 만약 펠릭스가 받으면 펠릭스가 키마이라의 상대가 되는 거잖아!

 

 

 

DM: 좋은 생각이군요. 일단 상대를 잠시라도 홀려야하니 매력 위험돌파로 해보죠.

 

루키아: 대성공입니다!! 키마이라가 잠시 멀어진 틈을 타서 가짜 남작에게 칼을 던집니다. 토스~”

 

DM: 루키아의 말에 기묘한 위엄이 깃듭니다. 펠릭스가 뭔가에 홀린 듯 루키아의 방향을 돌아보더니 무심코 칼을 받아 듭니다! 루키아의 칼을 눈으로 쫓던 키마이라가 그런 남작을 향해 돌진, 둘이 엉켜 창 밖으로 떨어집니다!

 

루키아: 악은 사라졌다!

 

DM: 잠깐, 지금 기뻐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집무실 안이 찜통처럼 뜨겁고, 깨진 창문으로 시커먼 연기가 잔뜩 들어오고 있어요. 1층의 화재가 성 전체로 퍼진 것 같습니다!

 

한낮: , 그러고 보니 성에 불을 냈었지! 타 죽기 전에 빨리 도망가죠!

 

듀란: 제가 앞장설게요. 어차피 지금 온 길은 불바다가 되었을 테니 연기가 흐르는 방향으로 뜁니다!

 

DM: 듀란의 안내에 따라 성의 복도를 달립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점점 강해지고 연기도 많이 자욱해졌어요. 구비구비 꼬인 성의 복도를 지나자 갑자기 보라색 새벽 하늘이 일행의 눈앞에 보입니다. 성의 발코니예요. 대충 장정 대여섯 명의 키를 합친 높이입니다.

 

다미롱: 잠깐, 나름 남작의 성인데 해자같은 것 없나요?

 

DM: 해자가 있긴 한데 물이 많진 않아요. 대신 조금 무리할 만한 거리에 작은 연못이 있네요!

 

한낮: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뛰어내려요~~~!

 

 

 

 

■ 후일담

 

DM: 난데없는 굉음이 일행을 깨웁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일행 모두 연못가에 쓰러져 있네요.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니 엉망진창으로 무너지고 불탄 내성이 보이네요. 방금 굉음은 내성이 무너지며 난 소리 같습니다.

 

듀란: , 어찌어찌 성 하나를 날려버렸네.(웃음)

 

루키아: 정의는 항상 승리하는 법이죠.(의기양양)

 

다미롱: , 그러고 보니 전 고생은 고생대로하고 목적은 하나도 달성 못했네요.(한숨)

 

한낮: 넌 그래도 양호한 거야. 이렇게 난리 폈어도 여전히 도적길드에 쫓기는 듀란도 있는데 뭘.

 

듀란:, 갑자기 우울해지네.

 

루키아: , 그런데 한낮 선배는 직업이 뭐였죠? 직업액션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은데.

 

한낮: , 잠깐. 나 정말로 이번 세션 동안 노래나 연주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

 

듀란: 선택한 악기부터 한 번도 연주하지 않은 바이올린이었는데 말 다했지.(웃음)

 

한낮: 그래도 진솔한 대화한 번 썼잖아. 기껏 나온 복선을 써먹지 못해서 그렇지.

 

 

다미롱: 그나저나 남작, 아니 펠릭스는 죽은 걸까요?

 

루키아: 글쎄요. 키마이라랑 같이 성 밖으로 떨어지긴 했는데 시체를 확인할 수 없으니….

 

DM: 그것은 다음을 위한 즐거움으로 남겨두죠.(웃음)

 

한낮: 할리우드 영화 보면 답이 나오네. 아마 속편에서 복수자 콘셉트로 다시 등장할거야. 이름하여 펠릭스의 역습!’

 

다미롱: 다음 세션도 이런 주사위 운이라면 전 빠질 겁니다!(일동: 웃음)

 

DM: , 아무튼 이번 세션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다들 무사히 주사위 신의 시련을 이겨내신 것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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