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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바카&냥쓰] 이슬기의 그림 연대기

바카&냥쓰 2005-10-13 23:08:25

 

 

- 고등학교 시절 습작 1

 

이슬기는 중학교 3학년 때 목동으로 이사를 갔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 곳에서 그는 한국 게임 일러스트계의 거물들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그림을 매개로 당시 양정중 3학년이던 김형태(소프트맥스), 강서고 1학년이던 정준호(그라비티)와 어울리게 된 것이다.

 

"제가 전학 갔을 때 옆 반에 그림 잘 그리는 애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바로 형태였어요. 제딴에는 제가 잘 그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형태 그림을 보고는 깜짝 놀랐죠. 저는 그때 <드래곤볼> 정도나 따라 그리고 있었는데 형태는 이미 지금의 스타일을 구축해서 그때부터 그리고 있었는 걸요. 그렇게 형태랑 친하게 됐고, 형태 소개로 준호 형과도 친하게 됐어요."

 

이 그림은 고등학교 시절 습작. 그는 '낙서'라고 부른다.


"이맘 때부터 틈이 날 때마다 연습장에 항상 낙서를 했었던 것 같네요. 지하철에서 조는 사람들, 친구들, TV 속 인물들, 주변 사물들, 상상 속 무엇들... 다양한 낙서들로 채워진 박스들은 아직까지도 저에게 영감을 주고 지나온 시간들을 기억하게 해줘요."

 

 

- 고등학교 시절 습작 2

 

그림을 사랑했던 이슬기는 고등학교를 그만뒀다. 무언가 큰 뜻이 있었을까.


"아니요. 그저 놀고 싶어서요. 당시에 큰 포부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학교 그만 두고 그림도 그리고 놀고 그랬어요. 당시 준호 형이랑 형태랑 그림 얘기도 하면서... 특히 준호 형과는 자주 놀러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냥쓰 曰) 선배님!! 우리 같은 학교 나온 것 아세요? 검고.. 크하하하..-_-;;  저도 큰 포부가 있어 그만둔 건 아니였지만... 그저 놀고 싶어서...

 

(시몬 曰) 나 궁금한거 있어.. 대체 그 나이대에 뭘 하고 노는 거야 대체... (시몬)


 

 

- 이슬기의 개인 홈페이지 프로필 화면

 

'조쉬클럽'(www.joshclub.net). 이곳은 이슬기가 <제라>의 아트디렉터로 알려지기 전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꽤 알려진 곳이었다. 특히 방명록을 보면 해외에서 온 발길들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넥슨 입사 후에 거의 신경을 못 쓰고 있어요. ㅜㅜ"

 

아쉽다. 그럼에도 이 사이트, 이슬기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그림들이 정말 많다.

 

 


 

- 개인 홈페이지에 있는 그림 1

 

"3~4년 전쯤 그림이네요. 책 내부 일러스트 의뢰를 받아서 그린 거죠."

 

 

- 개인 홈페이지에 있는 그림 2

 

"대략 3년 전에 그렸던 그림인데요, 하루에 한 개씩이라도 꾸준히 그리겠다는 의지예요. 하루에 한 개씩, 대략 백 개정도. 그러니까 백 일 동안 그린 그림들이에요."

 

짖꿎은 바카와 냥쓰가 예전 여자 얼굴 이미지들을 보면서 "캐릭터 입술이 참 도톰해요. 실례가 아니라면 혹시 그게 이상형인가요? 입술이 섹시한, 예를 들면 약간 도널드덕 같기도하고"라고 물었다.

 

"하하하. 제 이상형이 그럼 도널드 덕인가요?"

 

 

 

- DDS 시절 작업하던 <ESP kids>

 

복학 후 이슬기는 수업 중에 교수한테 찜당해서 DDS라는 회사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2년 반 동안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물 <ESP kids>를 제작하게 된다.

 

"이때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었어요. 참 재미있는 경험이였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게 됐었으니까요. 이후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죠."

 

 

 

- <제라> 팀 합류 후 최초로 작업한 컨셉 일러스트

 

"그 당시 기본적인 게임의 방향만 있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이미지를 개발자들끼리 공유하기 위해 작업한 이미지입니다. 뭐, 지금의 <제라>와는 다소 거리가 있군요."

 

 

- 2003년 봄과 여름 사이 <제라>의 모습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특히 캐릭터들이 많이 변했죠. 여기 서머너, 레인저 이미지 캐릭터 변천이 보이시죠? 한참 개발이 진행되던 당시, 보다 명확한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작업된 이미지들 중 하나입니다. 아귈론이라는 마을의 최초 컨셉이기도 합니다. 물론 현재의 아귈론은 이 때의 이미지와는 많은 거리가 있습니다."


 

- <제라> 워리어 여자의 초기 컨셉 이미지

 

 

- <제라> 서머너 계열 NPC

 

 

- <제라> 배경 이미지

 

3차에 공개될 배경 중 하나다. 아트디렉터임에도 이슬기는 일부 배경까지 직접 그린다.


"게임에서는 그래픽 양이 굉장히 많지만 배경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보니까 많이 제가 좀 많이 관여하게 돼요. 실제로 전체적인 느낌들을 만드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니까."

 

 

- <제라> 포스터

 

다른 게임 일러스트에 비해 질감표현이 섬세하고, 회화적인 느낌이 묻어나 공개 이후 '이슬기가 누구냐'는 문의가 굉장히 많게 만든 작품이다. 

 

 

- 작업 중인 <제라> 포스터 중 서머너 남자 캐릭터

 

"이번에 포스터를 그리는 것은 굉장히 좀 거칠고, 또 예전보다 좀더 존재감이 있죠. 피부라던지 주름 등을 통해 전투에 찌든 모습, 뭐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질감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리고 있죠."

 

 

- <제라> 티셔츠에 들어간 이미지

 

세련된 흑백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2차 클로즈베타 기념품으로 나누어 드린 티셔츠의 뒷면과 패키지박스에 들어간 이미지입니다. 작업시간이 많지 않아서 기존의 이미지와 작업중인 이미지를 적절하게 이용해서 만들어봤죠."

 

 

- 최근 습작

 

최근 <제라> 프로젝트에 매달려 홈페이지조차 업데이트를 못하고 있는 이슬기. 바카와 냥쓰의 '띵깡'에 최근 습작 하나를 공개했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분위기(mood)가 느껴지는 그림. 이 세계 어디엔가에 있을 것 같은 존재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다. 이슬기는 저 먼 세계의 그를 우리 옆으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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