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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배낭 매고 간 아시아 게임시장 공부

임상훈(시몬) 2007-05-12 1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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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달 시몬은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6개국 게임업체 워크샵에 초청받았습니다. TIG 멤버들은 이왕 간 김에, 일정 끝나면 며칠 푹 쉬고 오라고 했습니다. 쉬다 오는 건 좋죠. ... 눈 앞에 얼쩡거릴 신혼부부들의 닭살 만행을 어찌 감당하라고. T_T 그래서 결심했죠. 휴식은 무슨 휴식, 그냥 돌아오되, 좀 돌... 돌아오기로요.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이 동남아시아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데, 한 번도 제 눈으로 확인해 본 적이 없습니다. 업체들이 전해주는 보도자료도 고마웠지만, 많이 답답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도, 여기저기 문의해봐도 볼만한 자료도 별로 없고.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별 기대는 마세요. 멀리서 봤던 수박, 겨우 겉을 핥는 수준일 테니까요. 며칠 동안 몇몇 사람 만나고 온다고 그 시장에 대해 알아 봤자 얼마나 알 수 있겠습니까.

 

배낭여행 컨셉트로 필리핀, 베트남, 태국, 중국을 무작정 돌았습니다. 하루 1 7,00원의 민박부터 5만원의 럭셔리 호텔까지 도시마다 다른 방식으로 잠자리를 해결했고, 지하철과 오토바이, 택시 등의 이동수단을 두루 활용했습니다. 먹는 건, 100원 정도 하는 길가의 죽부터 무척 비쌀 것으로 추측되는 고급호텔의 스테이크까지 거르지 않았습니다. 음식이 맞지 않아 인터뷰 하던 도중 화장실로 쏜살같이 뛰었던 일도 있었지요. ^^;;

 

나갈 무렵 한국의 최고 기온은 10도 남짓이었습니다. 콧물을 훌쩍거리며 나갔는데, 31(세부), 32(호치민시티), 40(방콕)을 거치면서 다 나았어요. 이 곳에서는 외출하기 전 썬크림 바르는 게 필수였습니다. 편의점 가서 꼬박꼬박 물을 사먹어야 했고요. 하루에도 속옷과 티셔츠를 2번씩 갈아입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죠. 지인의 충고를 따라 여행가방에 끼워간 파란색 빨래비누가 참 고마웠습니다.

 

연락처 적힌 A4와 지도 하나 달랑 들고, 낯선 도시를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건 힘든 일이었지만, ‘도심 어드벤처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낯선 도시의 지하철을 마스터하는 것은 의외로 재미가 쏠쏠해요. 게다가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쭉 뻗은 상태로 받는 1만원 내외의 마사지, 1시간 동안의 천국이 따로 없죠. 하루에 두 번 마사지 받은 날도 있었습니다. ^^;;

 

바쁜 시간 쪼개, 이방인의 무대뽀엉터리 영어와 개념 없는 질문에 친절히 답해준 많은 분들께 고맙습니다. 또 이국에서 고생하시는 한국 분들과 조선족 분들께도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듣고 말하고, 먹고,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또 외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분들과의 만남은 꽤 즐거운 액센트였죠.

 

보름을 나가 있었지만, 한 도시당 짧게는 하루, 길게는 사흘 정도 머물렀습니다. 결코 시장을 봤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비행기 창가의 하늘을 더 많이 봤죠. 스치듯 한 구석만 보고 와서 침소봉대하는 것 아닐까, 염려도 됩니다. 단언컨대, 앞으로 제가 쓸 내용은, 굉장히 제한적인 장소와 인물을, 매우 한시적인 시점에서, 무척 주관적인 생짜의 시각으로 본 이야기입니다. 제가 잘못 파악했거나, 부족하게 인식한 부분이 있다면(무척, 많겠지요.), 관련 전문가 분들의 따끔한 지적을 부탁 드립니다. simon :)


맑파람님에 의해 연재에서 이동되었습니다. (2008/02/18 11: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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