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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계속 되는 게임 불황, 이렇게 하는 회사가 뜬다

이상민의 돈보임 특별 연재, 2025년 전망

이상민(이상민) 2025-02-10 17:08:43

※ 알림 ※ 


- 본 자료는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상상인증권 최승호, 하나증권 이준호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상당부분 참조하였음을 밝힙니다.

- 이 글은 투자의견이 아니며, 단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입니다. 때문에,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이 아님을 밝힙니다.

- 본지와 필자는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어떤 경우로도 이를 법적 근거로 쓸 수 없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국내 게임업계의 불황은 2024년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딜가나 게임사 직원들의 한숨이 가득합니다. 중국산 게임은 무시무시한 퀄리티로 공습해오고, 소형 게임사들은 자금조달이 막혀 힘들어 합니다. 자본 잠식에 가까운 소형 게임사도 한둘이 아닙니다. 게임 이용률 또한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기대해 볼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출구 전략은 이런 곳에서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집= 김재석 기자

콘진원의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게임이용률이 크게 줄어든 모습입니다.



# 환율 상승,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환경

게임산업은 기본적으로 비용을 원화로 지급하는 반면, 나름대로 글로벌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물론 게임사마다 이 비중은 다릅니다. 더블유게임즈는 100%에 달하고 크래프톤 90%, 시프트업 85%인 반면 엔씨소프트는 29%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속적으로 가치가 하락하는 원화를 생각해보면 임금은 원화로 주다 보니 임금이 하락한 효과가 있고, 달러 가치는 상승하다 보니 매출이 소폭 상승한 효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글로벌 매출이 높을 수록 더 드라마틱하게 나타날 효과입니다.

여기에 지역별 정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매출에 100% 반영되지는 않기는 합니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구글은 월 2회 환전하여 원화로 지급하고, 애플/아마존은 월 1회 달러로 지급합니다. 그런데 게임사가 진출하는 주요 지역인 중국 위안, 일본 엔 등 모두가 전년 대비 높은 수준입니다. 

달러/원 환율
100엔/원 환율
위안/원 환율


# 앱스토어의 수수료 인하 가능성

최근 증권가가 주목하고 있는 이슈는 플랫폼 수수료 인하 가능성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의 보고서 <플랫폼 수수료 붕괴는 무슨 변화를 야기할까?> 에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앱 수수료가 30%에서 17%로 인하될 경우, 게임 업종의 시가총액은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플랫폼 수수료 인하는 전체 게임 시장 신작 공급의 13~26% 수준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개별 게임사의 영업이익률은 약 7% 상승, 전체 플랫폼(콘솔, 스팀 등) 수수료가 동일하게 인하될 시 영업이익률은 약 10% 상승할 것”

최근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임팩트있던 주장입니다. 에픽게임즈가 주도한 수수료 인하 투쟁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 굉장히 긴 내용이 되므로, 최근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것 정도로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해당 레포트의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는 24년 기준 270조 원 규모입니다. 여기서 모바일 시장이 130조 원, PC가 60조 원, 콘솔이 80조 원입니다. 이 경우, 산업 내 모바일 플랫폼 수수료는 39조 원 수준에서 22조 원까지 총 17조 원이 감소합니다. 또한 게임사가 영업이익률을 고정시키고 신작 개발에 나선다면, 가용 개발비는 135조에서 152조원(+13%)까지 상향된다는 것이 임희석 위원의 주장입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92%에 달하는 넷마블은 드라마틱한 수준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지급수수료 7천억원이 약 4천억원 수준까지 감소하게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이 모두 비슷한 효과를 보게 됩니다.

개발사도 수혜를 봅니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매출을 퍼블리셔와 분배하게 되는데, 수수료가 줄어드니 퍼블리셔와 분배하는 몫이 커집니다. 시프트업과 넥슨게임즈 등과 같은 개발사도 좋아집니다. 수수료가 줄어든 만큼, 이를 게임사들이 신규 프로젝트 개발에 돌릴 여력이 생깁니다. 당연히 구인도 늘어나게 되고 게임사 직원들의 일자리도 늘어날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레포트 中 "모바일 지급수수료 17% 가정 시 주요 게임사 24년 실적 변동 추정" (출처: 미래에셋증권)

그러면 올해 이러한 흐름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임희석 위원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럽에서는 현재 소송끝에 수수료를 30%에서 17%까지 낮추었다. 국내 게임사 42곳이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인앱결제 리베이트 관련하여 공정위에 신고를 했으며, 미국에서도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만 17%를 수취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으므로 글로벌 17%로 통일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PC, 콘솔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의 관세 분쟁 또한 여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중국은 2월 5일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 및 관행에 대한 조사 검토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애플에 DMA 법안 위반을 선고한 바 있고, EU지역 수수료가 17%로 낮아졌다 보니 명분은 있습니다.

중국에서의 앱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수수료 인하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글로벌 앱 수수료 인하는 올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제법 있고 이는 산업에서 수익성이 나오지 않던 프로젝트가 수익성이 나오게 된다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할 여력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 AI 비용 감소 & 질적 향상

1월 최대의 화제거리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였습니다. 딥시크는 성능으로도 화제가 되었지만, 사용료가 OpenAI가 제공하는 ChatGPT 대비 1/30 수준에 불과합니다. AI 사용료는 이제 의미있는 수준으로 내려왔고, 질적으로도 상당히 개선이 되었으니 게임에서도 충분히 접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재 많은 게임사들이 AI를 사용하고 있으나,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고는 보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AI 개선에 따라 게임 개발에 대한 비용도 낮아지고, 더 빠른 속도로 개발이 가능해 졌습니다. 물론 정보 유출 등에 대한 이슈가 있는 것도 사실이며 많은 기업과 관공서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이로 인해 다른 AI들의 사용료 또한 크게 하락하였다는 지점은 꽤 의미가 있습니다. 

당장 파이프라인에 포함된 AAA급 대작에 AI를 덕지덕지 바를 수는 없으나, 하이퍼 캐주얼이나 미드코어급 캐주얼 장르에서는 충분히 사용가능할 뿐더러, 원화 작성이나 시나리오 작성과 같은 요소들에서는 활발하게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 업계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입니다.

화제의 AI 모델 '딥시크'. 2025년은 캐주얼게임에서 인공지능의 사용이 어디까지 이루어질까 지켜볼 만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

# 신기술의 등장, 게임산업의 격변으로

또한, AI를 접목한 게임 개발 시도는 2024년에도 제법 있었음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크래프톤의 렐루게임즈가 내놓은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바큥 루루핑>이라던가, <Uncover the Smoking Gun>, YAMADA가 내놓은 인디게임인 <두근두근 AI 심문게임 (Dokidoki AI Interrogation)>과 같은 것들이 그러합니다. 

이 게임들의 문제는 AI가 발전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아주 낮은 수준의 상호작용을 보여주었고, API 사용 비용을 생각하면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부담도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신기술의 등장은 역사적으로 게임산업의 격변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먼저 3D 그래픽과 CD-ROM을 앞세운 플레이스테이션과 <파이널 판타지 7>의 사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는 시기와 발맞추어 <스타크래프트> <리니지>가 대흥행을 하였던 바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도 마찬가지입니다. <앵그리버드>를 시작으로 많은 게임들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증강현실의 발달은 <포켓몬 고> 열풍을 낳았습니다. 이제 AI의 차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미있는 AI API 의 비용 감소와 함께 게임사들은 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PS와 함께 날개를 달았던 <파이널 판타지 7>

단기적으로는 게임사의 비용 감소를 바랄 수 있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AI를 활용한 의미있는 AAA게임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국내에서 당장 안 나올거라고요? 괜찮습니다. <아이돌 마스터>가 처음 나올 때, 일본 굴지의 게임사는 내부적으로 ‘저런 게임이 돈이 되겠냐’라는 투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아이돌 마스터>가 20년을 흥행하면서 서브컬쳐 미소녀 게임은 이제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임 체인저의 등장은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으며 유저층까지 함께 늘릴 수 있게 됩니다. 


# 장르적 다변화를 꾀하는 국내 게임사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모바일 MMORPG 시장 위축을 겪으면서, 한국의 게임 개발사들은 장르적 다변화를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패스 오브 엑자일 2> 등을 꺼내들었고, 그 뒤로는 <섹션 13>과 <갓 세이브 버밍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소울라이크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꺼내들었으며, 크래프톤은 <인조이>와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또한 <LLL>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완성에 박차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게임의 장르적 다변화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러나는 시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조이>같은 장르의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는 5년 전만 해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소울라이크, SRPG 등도 그럴 것입니다. 최근만큼 장르적 다변화가 활발히 일어난 적은 드물다고 봅니다. 

3월 출시를 앞둔 넥슨/네오플의 <카잔>

MMORPG 시장이 역성장을 지속하며 장르적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게임사들도 체감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프로젝트가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때문에, 현재는 수확기라고 보는게 더 맞아 보입니다.

2024년에는 게이머와 게임산업 종사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많은 게이머들과 게임업 종사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운빨존많겜> 같은 케이스였고, <검은신화: 오공>과 <아스트로봇>은 평단의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발라트로>의 흥행을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올해 큰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은 게임업계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내놓는 장르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보면 올해 나름 기대할 만한 요소들이 많고, 대외적인 환경에서 주로 변화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산업이 최근 몇 년간 고생을 했고, 심지어 투자자들은 게임산업이 불황이 아니냐고 저에게 질문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는 냉정히 MMORPG가 지배하던 시대가 끝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게임사들이 많아진 것으로 판단되며, 한국 게임사들의 포트폴리오가 MMORPG에 과하게 집중되어 있었던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퀄리티 측면에서 중국게임이 빠르게 올라온 영향도 큽니다.

사실 게임 산업은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경기 방어 산업'으로 분류가 됩니다. <아이온>의 흥행은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의 일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의 IMF 구제금융이 닥쳤을 때 붐을 맞이했습니다.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한 게임사들은 대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하여 수혜를 보는 한 해가 될 것이고, 그러지 못한 게임사들은 여전히 고생을 하는 양극화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속에서 출시된 <아이온>. 참고로 <아이온 2>는 2025년 출시될 예정이다.

약력


- 前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그룹

- 前 카카오페이증권 투자전략/퀀트 애널리스트

- 前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 한국경제신문 2020 상반기 ETF 베스트 애널리스트 2위

- <소음과 투자> 공동 번역

- 한경닷컴 <머니이스트> 기고자

- MTN, 조선일보 등 매체 출연


- [email protected]

- http://blog.naver.com/darksun1998

- 독립 리서치 <Pluto Research> 대표

- https://contents.premium.naver.com/dohwado/strategy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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