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삼국무쌍>의 아홉 번째 시리즈가 넘버링을 생략하고 <진 삼국무쌍: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이 이름은 첫 인상부터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최근 시리즈의 평가가 좋지 않았던 만큼, 이번 작품으로 만회하고자 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넘버링을 빼고 새 출발을 상징하는 이름을 선택한 덕분에 입문자에게도 부담이 적어 보이고요.
게임명: <진 삼국무쌍: 오리진> (Dynasty Warriors: Origins)
장르: 택티컬 액션
플랫폼: PC, PS5, XSX
개발사 / 배급사: 오메가 포스 / 코에이 테크모
출시일: 2025년 1월 17일 (디럭스 에디션 72시간 선행 가능)
플레이 타임: 약 30시간
완전히 새로운 요소이기 때문에 다소 이질적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진 삼국무쌍: 오리진>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각색이 훌륭합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는 기존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매끄럽게 전개됩니다. 뿐만 아니라 익히 알고 있던 삼국지의 인물들도 개성을 더욱 부각하며, 정당성과 인간미를 지닌 캐릭터로 재탄생시켰기에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엔딩이 여러 개인 만큼 회차 플레이를 하려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편의성이 뛰어나 이러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메인 퀘스트를 세분화된 타임라인에서 이야기를 확인하고, 원하는 시점으로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진행한 내용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덕분에 반복 플레이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고, 저장 시점을 고민하며 준비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다만, 저는 엔딩 이후에 이 기능을 알게 되어 그 전까지는 고민을 안고 플레이해야 했네요.
메인 퀘스트의 진행은 단조롭고 반복적인 구성이긴 하지만, 같은 목표를 연달아 제시하는 것을 피하고 이야기 흐름에 맞게 세부 목표를 변경하는 등 지속적인 변주를 통해 지루함을 최소화했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는 주로 메인 퀘스트의 맵과 적들을 재활용하는 데 그치지만, 동선과 출현 시점이 자연스러워 꼼꼼히 플레이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무쌍 액션이라는 장르의 한계는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무수한 적을 호쾌하게 휩쓰는 강렬한 자극은 반복될수록 무뎌지고, 긴장감도 점점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플레이어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작품의 개발진은 무장과의 일대일 전투의 집중도를 높임으로써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외공을 모두 깎아내면 지친 적에게 '수격'을 발동해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은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며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만족감을 줍니다. 특히, 타이밍에 맞춰 빠르게 대응해야 하므로 집중을 놓을 수 없고, 지루함을 느낄 틈조차 없었습니다.
이번 게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기존 무장이 아니라, 전장에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무장이 되어 전의를 주시하며 군단을 이끌고 전장을 누비게 됩니다. 동료를 믿고 진로를 개척하거나, 열세 지역으로 달려가 동료의 사기를 북돋고, 준비를 마친 무장들에게 가세해 기습 공격을 펼치는 등 다양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합니다. 플레이어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눈앞의 전투 뿐이므로, 선택의 결과가 승패를 좌우하게 되어 전략적 사고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면서도 압도적인 전장의 분위기와 "일기당천"의 쾌감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대군단의 규모는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며, 이들을 궁극 기술인 '무쌍난무'로 시원하게 휩쓰는 쾌감은 무장들과의 전투에서 누적된 긴장감을 단번에 해소시킵니다. 대규모 전투와 일대일 전투 간의 밸런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해 보면 변화가 의외로 크게 아쉽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무장들과의 연대를 통해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무장들의 무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 가능한 무기 종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각 무기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수만 많았던 이전보다 실질적으로 개선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재 해금하지 않은 숨겨진 무기를 제외하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총 아홉 가지로, 모두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검'과 긴 사거리를 자랑하는 '창', 공중 공격에 유리한 '쌍극', 연속 공격에 특화된 '곤', 되던져 강화하는 '비권', 받은 공격을 되돌려주는 '모' 등은 용도에 따라 전투 중에 유연하게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콤보와 무예도 무기마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어, 새로운 무기를 해금할 때마다 신선함을 느끼며 매번 새로운 재미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미려한 미장센으로 세심하게 연출된 컷씬들은 사소한 대화까지 정성을 들여 그려내 플레이 내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또한, 메뉴 화면과 전장의 정보 표시도 세련되고 시인성이 뛰어나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화면 연출도 주목할 만합니다. 적절한 카메라 워크 덕분에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집중도가 높았으며, 중요한 순간을 돋보이게 만드는 음악은 감정을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전투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며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김가은(깐) - 게임 리뷰어
폭 넓은 장르의 게임에서 다양한 경험을 찾고자 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과 영상을 남겨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