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열린 한국게임컨퍼런스(KGC)에서는 게임을 소재로 한 미술 전시회인 '픽셀 온 캔버스'(Pixel on Canvas)가 열렸습니다. '미술로 보는 게임의 역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이 전시회는 젊은 회화작가들이 모여 게임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 30종을 선보였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게임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매체간의 접목에 의의를 두고 이번 전시 작품들을 연재물로 제작해 하나씩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연재에는 '픽셀 온 캔버스'의 행사 기획을 맡은 게임평론가 이상우 씨(중앙대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과정)가 작품 설명을 맡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가족들도 이러한 예술 작품 관람을 통해 심신의 안정에서 되찾고 짐승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영혼의 인간으로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네번째 작품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게임인 <스페이스 인베이더>입니다. 이 작품은 앞서 소개된 <어드벤처>와 동일한 작가인데요. 그는 이 게임을 통해 무엇을 그려냈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YMCK라는 일본 밴드가 있다. 이들은 모든 곡을 8비트 컴퓨터 시절의 전자음으로 연주한다. 앨범 커버 이미지나 뮤직 비디오 역시 전부 도트 이미지로 구성된다. 멤버들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뛰어다닌다.
YMCK의 음악적 힘은 이처럼 시각적 형식과 청각적 형식의 조화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도트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보다 심플함이다. 제한된 몇 개의 점으로 대상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게임이자 예술일 것이다.
필요한 요소를 선택하고, 불필요한 요소는 생략하기 때문에 도트 이미지는 넓게 보면 추상 이미지에 속한다. 그렇다고 형체가 아예 없으면 곤란하다. 리소스의 제약과 형상의 구분. 이 둘 사이의 절묘한 줄다리기가 도트 그래픽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인베이더’ 캐릭터는 이러한 도트 그래픽의 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대표 아이콘이다. 인베이더는 최소한의 리소스로 눈, 더듬이, 팔, 다리 등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게다가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변하는 애니메이션 효과는 인베이더에 생명력을 더한다.
하지만 도트 그래픽의 가능성은 이미지 자체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이미지 속에는 과거 수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했던 기억이 함께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트 외계인들을 보면서 우리는 기억의 외계(外界)를 떠올린다. 어린 시절의 오락실과 학교 앞 문방구의 풍경 같은 것들을 말이다. ‘모든 지각은 이미 기억’이라는 베르그손의 명제는 도트 이미지에서 보다 분명해진다. 이 작품은 앞서 소개한 <어드벤처>와 동일한 작가가 그렸다. 따라서 전체적인 형식은 비슷하다. <My favorite Things - Adventure>가 문자를 이미지로 형상화시켰다면, 이 작품은 도트 이미지들을 형상화시켰을 뿐이다. 소재가 다를 뿐인데도 전체적인 선의 활용과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우선 첫 번째 작품은 인베이더의 이미지가 큼직하게 확대되어 화면 왼쪽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배경은 은하수처럼 표현되어 있다.
두 번째 작품은 좀 더 게임의 스크린 샷에 가깝다. 인베이더뿐만 아니라 아군의 우주선과 바리게이트도 보인다. 특히 레이어마다 다른 색상으로 표현된 이미지는 과거 흑백 모니터에 셀로판지를 붙여서 컬러를 표현하던 <인베이더>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세 번째 작품은 빈 공간을 점으로 채워 넣어서 마치 십자수처럼 연출했다. 칸딘스키는 <점.선.면>이라는 책에서 미술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이 세상의 모든 현실들은 점, 선, 면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쪼개지고, 이것들이 합쳐지면서 그림으로 다시 태어난다. ‘도트’ 이미지는 말 그대로 ‘점’을 찍어서 그리는 그림이다. 점을 찍어서 면을 만드는 이 행위에는 선을 만드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하지만 작가의 모든 작업은 오직 선으로만 이루어진다. 그것도 거의 대부분이 부드러운 곡선이다. 작가는 선으로 도트 이미지의 점과 면을 표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직선을 사용한다. 첫 번째 그림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실상 직선과 곡선의 충돌이다.
인베이더의 이미지는 모두 직선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것을 둘러싼 공간은 모두 곡선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외계인들은 그것을 둘러싼 외부공간이 촘촘하게 채워지면서 비로소 자신의 확실한 형상(면)을 획득한다.
외계에 의해서 외계인은 태어난다. 즉, 그것은 ‘그렸다’기보다는 ‘그려졌’다. 모든 형상은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외부 세계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Space Invader)
- 발매시기: 1978년
- 플랫폼: 아케이드
- 제작: 타이토
[작가] 박제경 Park, Je-kyoung [email protected]
개인전
2011 교하아트센터 기획전 SK벤티움 기획전
2010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기획전
2009 율 갤러리
단체전
2011 한·네델란드 국제 초대전 (시티홀 퀄큼 전시장) 개관 기획전 (경민현대미술관) 우수작가 초대전 (송스 갤러리) 정예작가 초대전 (영 아트 갤러리)
2010 박제경·김소연2인전 (SK벤티움) 코리아 아트 페스티발 (프라임 갤러리) "작은그림 꿈을꾸다" (서울 미술관)
2009 옌타이 중·한 국제 미술 교류전 (중국 산동 문경화랑) "젊은 정신" (한전 프라자 갤러리) "그림, 내게로 오다" (아이 갤러리)
[필자] 이상우
게임평론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게임문화연구회에서 활동 중이며, 2011년 ‘Pixel on Canvas - 미술로 보는 게임의 역사’ 전시회를 총괄 기획하였다.
|
{
window.open('viewimage.php?name=' + filename, '', 'directories=no,location=no,menubar=no,resizable=yes,scrollbars=yes,status=no,titlebar=no,toolbar=no,width=400,height=400');
}
function pic_resize()
{
for(i=1;i<3;i++)
{
if ( eval('document.pic_' + i)) {
if ( eval('document.pic_' + i + '.width > 530') )
{
eval('document.pic_' + i + '.width = 530') ;
}
}
}
}
window.onload = pic_resize;
// ]]></scri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