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사려고 휴가 냈다는 사람, 제 얘기입니다. 정말로 한정판 사려고 휴가를 냈어요.
원래는 월요일 새벽에 가려 했는데, 일요일에 분위기가 영~~~ 좋지 않길래 오후 5시에 바로 왕십리로 갔더랬죠. 그때 이미 진을 치고 있던 125명!
다들 낚시용 의자 같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더군요. 저는 급하게 가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아무것도 없이 바닥에 앉아서 놀았습니다. ;;
* 문명의 이기 : 이기(利器), 현대 기술 문명에 의하여 만들어진 편리한 생활 수단이나 기구.
▲ 저 때만 해도 그냥 그랬는데요.
다음 날 오전에 비가 내리는 순간부터 엄청나게 부러웠습니다.
일요일 저녁때는 앞에 앉으신 분이 음식도 나눠주셔서 (떡볶이, 순대, 튀김 3종 세트! 우왕ㅋ) 맛나게 먹고, 같이 원카드도 하고 놀았죠. 그다음에는 뭐, 맨바닥에서 레알 노숙.
그 순간 제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였어요. TIG 멤버들에게 사준다고 얘기만 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집에 왔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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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씨 착한 앞분들(커플로 추정)이 베풀어주신 은혜로운 음식들.
We are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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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월요일 새벽 5시쯤이었나? 해가 저~쪽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락 말락 할 때, 드디어 비님이 오시고 말았습니다.
주변에 자리를 깔았던 게 순식간에 정리되고, 모두 우의를 착용하거나 우산을 펼쳤죠. 군대를 방불케 하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예술이었죠. (다들 입으로는 WTF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때부터는 정말 지옥이었어요. 비 때문에 바닥에 앉을 수가 없으니 행사 시작 때까지 계속 서서 대기 타야 했으니까요. 휴대폰 배터리도 떨어지는 바람에 할 것도 없고, 어디 오래 갔다 오자니 불안하고…. 이 때 체력소모가 급격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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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고 있던 사람들 죄다 낚은 트럭.
사람들이 오오~ 했는데 내려놓은 건 그냥 무대 공사용 자재 -_-;
그러던 중 3차 대기열의 멘붕+아수라장 사태를 보았죠. 그 모습을 보니 그래도 '일찍 와서 줄 서기를 잘했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뒤로는 행사장 공사하는 것 보면서 '오오~ 저기서 파는 건가?' 하면서 버텼습니다.
(사실 행사에는 별 관심 없었습니다. 27시간 정도밖에 있다보니 '그냥 빨리 사고 집에나 가자'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나중에 TIG 멤버들이 왔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 -ㅅ-;;; 물론 아는 동생들하고 같이 가서 괜찮긴 했지만, 그래도 반갑더라고요. (음식물 투하의 자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쳇) 다행히 행사가 시작됐을 때 빠르게 진행돼서 구매도 수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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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판을 얻고 기념컷! 심트롤(좌)와 아브릴(우)
구매기는 이 정도인데, 억울한 건 그 뒤입니다.
1. 왠지 진 기분 : 다음 날 출근했더니, 실장님이 콜 한방에 한정판을…. (물론 경품용이지만.)
2. 많이 진 기분 : 어떤 모임에 갔더니 지인 파워로 사인 한정판을 겟츄! 하신 분이!!!
3. 블코 너 임마 : 디아 좀 할라 캤더니 서버 크리 2회. 그 결과 대강 5분 해봤으려나요???
그리고 마지막 하나, 한정판 구매 이유가 사실은 와우 펫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디아블로 3> 때문에
<WOW> 서버에 사람이 없어요…. 펫도 자랑할 수 없다고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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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은 개발자 사인받은 소장판 패키지!
제프 강님(아트디렉터)하고 타카님(블리자드 시네마틱 디렉터)의 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