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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스토리] 디아블로, 널 갖고야 말겠어 (1)

한정판 쟁취를 위해!

뿌노뿌노 2012-05-22 18:39:28

<디아블로 3>가 출시와 함께 각종 매체 1면을 장식하며 큰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 출시보다 더욱 뜨거운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디아블로 3 한정판 패키지'죠. 10만원에 가까운 고가 패키지인데도 다들 구하지 못해서 난리였습니다.


TIG 멤버 아브릴도 한정판을 갖기 위해 고생했다는데요. 고생끝에 결국 한정판을 손에 거머쥔 승리자 아브릴. 한정판 쟁취를 위해 어떤 사투를 벌였는지 한 번 들어볼까요?







아브릴의 한정판 구매기(라고 쓰고 고생길이라 읽는다)
한정판 사려고 휴가 냈다는 사람, 제 얘기입니다. 정말로 한정판 사려고 휴가를 냈어요.

원래는 월요일 새벽에 가려 했는데, 일요일에 분위기가 영~~~ 좋지 않길래 오후 5시에 바로 왕십리로 갔더랬죠. 그때 이미 진을 치고 있던 125명!

다들 낚시용 의자 같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더군요. 저는 급하게 가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아무것도 없이 바닥에 앉아서 놀았습니다. ;;

* 문명의 이기 : 이기(利器), 현대 기술 문명에 의하여 만들어진 편리한 생활 수단이나 기구.

▲ 저 때만 해도 그냥 그랬는데요.
다음 날 오전에 비가 내리는 순간부터 엄청나게 부러웠습니다.



일요일 저녁때는 앞에 앉으신 분이 음식도 나눠주셔서 (떡볶이, 순대, 튀김 3종 세트! 우왕ㅋ) 맛나게 먹고, 같이 원카드도 하고 놀았죠. 그다음에는 뭐, 맨바닥에서 레알 노숙.

그 순간 제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였어요. TIG 멤버들에게 사준다고 얘기만 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집에 왔을 거에요.

▲ 마음씨 착한 앞분들(커플로 추정)이 베풀어주신 은혜로운 음식들.
We are the world~~~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월요일 새벽 5시쯤이었나? 해가 저~쪽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락 말락 할 때, 드디어 비님이 오시고 말았습니다.


주변에 자리를 깔았던 게 순식간에 정리되고, 모두 우의를 착용하거나 우산을 펼쳤죠. 군대를 방불케 하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예술이었죠. (다들 입으로는 WTF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때부터는 정말 지옥이었어요. 비 때문에 바닥에 앉을 수가 없으니 행사 시작 때까지 계속 서서 대기 타야 했으니까요. 휴대폰 배터리도 떨어지는 바람에 할 것도 없고, 어디 오래 갔다 오자니 불안하고…. 이 때 체력소모가 급격했던 것 같네요.

▲ 졸고 있던 사람들 죄다 낚은 트럭. 
사람들이 오오~ 했는데 내려놓은 건 그냥 무대 공사용 자재 -_-;



그러던 중 3차 대기열의 멘붕+아수라장 사태를 보았죠. 그 모습을 보니 그래도 '일찍 와서 줄 서기를 잘했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뒤로는 행사장 공사하는 것 보면서 '오오~ 저기서 파는 건가?' 하면서 버텼습니다.

(사실 행사에는 별 관심 없었습니다. 27시간 정도밖에 있다보니 '그냥 빨리 사고 집에나 가자'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나중에 TIG 멤버들이 왔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 -ㅅ-;;; 물론 아는 동생들하고 같이 가서 괜찮긴 했지만, 그래도 반갑더라고요. (음식물 투하의 자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쳇) 다행히 행사가 시작됐을 때 빠르게 진행돼서 구매도 수월했습니다.

▲ 한정판을 얻고 기념컷! 심트롤(좌)와 아브릴(우)




구매기는 이 정도인데, 억울한 건 그 뒤입니다.

1. 왠지 진 기분 : 다음 날 출근했더니, 실장님이 콜 한방에 한정판을…. (물론 경품용이지만.)
2. 많이 진 기분 : 어떤 모임에 갔더니 지인 파워로 사인 한정판을 겟츄! 하신 분이!!!
3. 블코 너 임마 : 디아 좀 할라 캤더니 서버 크리 2회. 그 결과 대강 5분 해봤으려나요???

그리고 마지막 하나, 한정판 구매 이유가 사실은 와우 펫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디아블로 3> 때문에 <WOW> 서버에 사람이 없어요…. 펫도 자랑할 수 없다고요…. OTL

 

 

 

▲ 마지막은 개발자 사인받은 소장판 패키지!
제프 강님(아트디렉터)하고 타카님(블리자드 시네마틱 디렉터)의 사인!



실리에의 아브릴 관찰기
디아3 한정판 사전 구매 소식을 들은 아브릴은 과감히 월요일 휴가를 내고 하루 전인 일요일 오후, 왕십리역으로 향했다. 하루 전, 그것도 판매 27시간 전인 오후 5시였지만, 이미 현장에는 100여 명의 구매 희망자가 대기하고 있었고, 아브릴은 그 뒤로 줄을 섰다.





SNS를 통해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등 한정판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확신에 즐거운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몇 번이나 고쳐 쓰고 외투 깃을 여미며 차가운 밤바람을 견뎌내고 드디어 14일 날이 밝았다.

오전부터 부슬거리던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더니 오후에는 아주 쏟아진다. 땅이 축축해져서 이제 앉아 있을 수도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노숙을 해서인지 온몸이 쑤신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독려하는 아브릴. 5시 무렵 행사 취재를 위해 도착한 현장에는 좀비화된 아브릴이 힘없는 목소리로 반겨주었다. 한정판 구매를 위한 집념 하나로 이 빗속에서도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6시가 되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판매를 1시간 반가량 일찍 시작한다는 소식이었다. 밤샘으로 인한 힘겨움으로 어두워졌던 얼굴에 순간 화색이 돌았다. 보고 있자니 왠지 죽기 전에 잠시 화색이 돈다는 회광반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6시 20분, 마침내 1호 구매자가 탄생했다. 단순히 한정판 패키지뿐 아니라 수많은 보너스 혜택이 대기 번호 115번, 앞에 선 사람이 한 명씩 줄어들수록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려 24시간을 기다렸는데, 이 한 시간이 그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

* 회광반조 : (回光返照) 빛을 돌이켜 거꾸로 비춘다는 뜻. 무협지에선 '죽기 전 잠깐 얼굴에 화색이 돈다'라는 뜻으로 자주 사용된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결국 한정판을 손에 거머쥔 아브릴. 한정판을 손에 넣은 순간, 어떤 소감이었을까? 그에게 묻자, 그는 절규하며 소리쳤다.

 


"앞으로는! 이렇게 힘든 행사, 다시는 안 올 거야!!!!!!" 


아둥 "아브릴님, 미안해요. ㅠㅠ"

스타2때 국내에선 한정판을 발매하지 않을 것 같은 촉이 와서 일찍이 해외구매 했었습니다. 디아2도 오래전부터 관심사는 오직 국내 한정판 발매 소식이었죠. 근데 요번엔 한정판을 발매 할 삘 이길래 계속 레이더 돌리며, 분위기가 수상함을 블빠 20년 차 촉(-_-)으로 감지.

(96년 12월 미국 현지 모 쇼핑센터에서 디아블로1 발매 날 15개 구매해서 개털오락동호회(개오동) 겜돌이덜에게 Fedex보내는 걸로 디아블로와 인연 시작. 2도 발매일 현지에서 한정판 구매, 이 정도 됐으면 당근 3도 한정판 구하고 싶죠)

마침 아브릴도 관심이 높길래 둘이서 돌멩이 굴리다, 론칭쇼 소문 퍼지자마자 바로 이것이야! 했고 아브릴도 공감. (여기까지 일이 그렇게 커질지는 몰랐음)

아브릴이 휴가 내고 줄 선다기에 아무 생각 없이 하나 더 부탁했죠. 비 쏟아질 땐 아브릴이 걱정돼서 발 동동~ 얼른 번호표 배포해줘야 아브릴이 좀 살만 할텐데라고 생각하며 계속 발 동동~ (안 그래도 미안해서 아브릴에게 밥 사준다고 했어요.)



결론 > 아브릴 덕에 한정판은 왕십리 가서 픽업만 해오면 되는 엄청난 호사스러움을 누렸지만, 말로만 한국 생각한다면서 콜렉터스 에디션을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파는 블리자드 코리아에 대실망.

온갖 매체에서 떠들었으니 PR 잘했다고 내부에선 칭찬받을지 몰라도 16일 날 미국 디아블로3 론칭쇼 6시간 이상 인터넷방송 라이브로 하는 것 보니 정말 부러웠습니다. 저게 진정한 팬을 위한 론칭쇼지! 충성팬을 비 오는 길바닥에 20시간 이상 버려(?)두다니….


확장팩때 또 이런 짓 하면 그냥 아마존이나 게임스탑 주문할 것임. 어차피 영어도 큰 불편없고 글로벌 서버인데다..비존려기 부조카당~..이런 소리 안 들어도 되니 (-_-)^ 




 



한정판을 위한 아브릴의 길고 힘들었던 여정,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습니다. 또 그런 아브릴을 지켜본 실리에의 관찰일기는 더욱 그 참담했던(?) 상황을 잘 보여주네요. (아둥님은 꼭! 아브릴님에게 밥 사셔야겠어요!)


아브릴외에도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용감하게 맞선 TIG 멤버들도 있습니다. 구매를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실패한 사람도 있죠. 그들의 멘붕 스토리는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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