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연재

[좌충우돌] 5월 13일 - 고전 명작 브레이크아웃의 탄생

이후 2014-05-14 10:01:05
1976년 5월 13일, 아타리가 <브레이크아웃>(Breakout)을 아케이드용으로 출시했다. 게임계의 고전 중 고전인 '벽돌깨기' 게임이 탄생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도 이 벽돌을 깨면서 태어났다.



1972년에 출시된 <퐁>(Pong)은 아타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퐁>은 미국 술집에서 쥬크박스와 핀볼 게임기를 쓱쓱 지워나갔다. 미국 전역의 술집과 볼링장에 <퐁> 게임기들이 깔렸다. 씁쓸하게도 이중 아타리의 <퐁>은 3할 정도였다. 

'카피캣'은 처음부터 있었다. 아타리의 창업자 놀런 부슈널은 그들을 '재칼 무리'라고 부르며 싫어했다. 부슈널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 게임기를 제작하는 것만이 모방자를 따돌리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덕분에 <Track 10>(레이싱)이나 <Gotcha>(미로찾기) 같은 전혀 다른 장르의 초창기 게임이 1974년 나왔다.

아타리가 특허에 집중하는 대신 선택한 신작 개발은 이후 <Paul position> 이나 <Pacman>에 영향을 주었다. 모방하는 회사들이 <퐁>에 갇혀있는 동안 아타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 <퐁> 출시 이후 10년이나 계속 혁신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아타리는 비디오게임 산업에서 단단히 입지를 세웠다. 

<브레이크아웃>(Breakout) 이야기를 하려면 스티브 잡스를 빼놓을수 없다. 애플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는 1972년에 입사했다. 미국 나이로 17살 때였다. 1974년 인도 여행을 떠났는데, 그 때부터 채식이나 단식을 했고, 목욕을 하지 않았다. 다른 직원들과 사이는 별로 안 좋았다. 놀런 부슈널은 그를 가리켜 "어렵지만 가치 있다"라고 평했다. 동료들과 사이는 안 좋았지만 일은 잘 했던것 같다. 

<퐁>을 만든 알 알콘은 잡스가 인도에서 돌아오자 그를 다시 채용했다. 컴백한 그에게 맡긴 것이 바로 <브레이크아웃>의 회로 설계였다. <브레이크아웃>의 게임 기획은 놀런 부슈널이 직접 했는데, 잡스는 그 게임의 컨셉트을 자신이 짰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부슈널은 <브레이크아웃>이 히트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게임기의 가격을 낮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엔지니어들에게 <브레이크아웃>에 사용되는 칩의 숫자를 줄이면 칩의 숫자당 100달러의 보너스를 주기로 약속했다. 이 무렵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 2'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잡스가 바로 이 과제를 받아들였고, 기판을 HP에서 일하고 있던 워즈니악에게 가져갔다. 


워즈니악은 잠도 자지 않고 일했다. 6달 걸리는 일을 4일만에 끝내버렸다. 보통 아케이드 게임의 칩 숫자는 75개였는데, 이를 20~30개로 줄여놨다. 공장마저 그 설계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엔지니어가 새로 설계한 <브레이크아웃>의 칩 숫자는 100여 개나 됐다. 어쨌든 잡스는 50개 가량 칩을 줄인 상금으로 5,000 달러를 받았다.(알 알콘은 그 금액을 3,0000 달러로 기억했다.) 워즈니악에게는 700 달러를 받았다고 하고 350 달러를 주었다. 결국 이 돈은 애플을 설립하는데 들어가긴 했지만, 그걸 알고도 잡스와 함께 일한 워즈니악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대인배 같다.

한편 바다 건너 일본에선 남코가 <브레이크아웃>의 가치를 간파하고 바로 일본 판매권을 독점해 공급했다. 당시 일본 게임 산업에는 야쿠자들이 개입돼 있었는데, <브레이크아웃> 역시 그들에 의해 복제가 이뤄졌다. 복제품에 의해 시장을 뺏길 위기에 처한 남코는 아타리에게 <브레이크아웃>의 물량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타리의 대응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남코는 자체적으로 <브레이크아웃>을 복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타리는 자신들이 보낸 <브레이크아웃>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게임기가 일본에 보급돼 있는 것을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결국 아타리와 남코는 법정에서 만나게 됐다. 1985년에 (아타리를 인수했던) 워너브라더스가 아타리를 정리하면서 아케이드 부문을 남코에게 매각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 게임을 만든 아타리나 남코나 지금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 [좌충우돌] 5월 11일 - E3의 시작과 한국 게임회사들

  • [좌충우돌] 5월 12일 - 마지막 2D의 불꽃, 스트리트파이터 3의 출시

  • [좌충우돌] 5월 13일 - 고전 명작 브레이크아웃의 탄생

  • [좌충우돌] 5월 14일 - 스타워즈의 창조자, 조지 루카스의 생일

  • [좌충우돌] 5월 15일 - 세계에서 두 번째, 한국 인터넷의 시작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