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게이머라면 기억할 수준의 까마득한 게임 <스톤에이지>(1999년 출시)가 모바일게임으로 돌아옵니다. 이미 후속작에, 모바일게임으로도 몇 번이나 봤다고요? 네. 근데 이번에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 다르냐고요? 직접 보시죠.
복잡하게 꼬인 후속작들 속에서 펼쳐지는 넷마블의 공룡 복원기. 대체 그들은 왜 이렇게 공룡에 매달리는 건지, 또 왜 <스톤에이지 모바일>은 후속작이 아닌 새로운 게임으로 취급 받으려는 건지, <스톤에이지 모바일>에 담긴 이야기를 디스이즈게임에서 풀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공룡을 복원하라" 어느 날 은밀하게 내려온 지령
영화 속 이야기냐고? 아니다. 엄연한 게임개발실의 이야기다.
연구원A: 벌써 17년 전에 사라진 공룡인데, 가능할까요? 그때 자료조차 변변치 않잖아요?
연구원B: 현실에 맞춰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해요. 그것도 그때 그 감성과 기억도 살려서요.
앞서 실패한 팀들 못 봤어요?
팀장: 그래도 다들 이거 해보자고 모였잖아요? 그것도 이렇게 지원해서. 안그래요?
그렇게 시작된 게임버전 <쥬라기공원> 프로젝트
목표: <스톤에이지>를 복원하라.
1999년,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온라인게임 <스톤에이지>
이듬해 국내에도 수입된 <스톤에이지>는 공룡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조금은 과장되고, 조금은 코믹한 석기시대의 모습과
귀여운 공룡을 직접 포획하고, 길들이고 성장시켜서 함께 싸우는 전투 등을 내세우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하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1년 <스톤에이지>의 개발사는 출시 1년 만에 부도를 맞았고,
국내 역시 판권을 둘러싼 법적분쟁으로 서비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다.
이후 넷마블에서 자체적인 콘텐츠까지 개발하며
서비스를 재개하지만
이번에는 판권을 구입한 중국과 대만, 일본의 개발사에서,
기대 이하의 속편과 모바일 버전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다.
한때는 나름의 희망을 갖고 그들의 국내 진출도 도와봤지만 결과는 역시 실패.
그렇게 계속 시간만 흐르면서 <스톤에이지>는 반짝 흥행을 끝으로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래서 넷마블에서 바라보는 스톤에이지란 미련과 아쉬움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부에서 조용하게 내려온 명령
"공룡을 복원하라"
가장 먼저 손을 든 건 다름 아닌 과거의 멤버들
누구보다 아쉬움이 많았던 사람들이었다.
더 이상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판권을 구입했고,
확실한 집중을 위해 팬서비스 차원에서 운영하던 이전 버전의 서비스도 종료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배수의 진. 17년이나 지난 게임을 되살리기 위한 각오였다.
목표는 두 가지.
1.스톤에이지의 이름을 회복하라.
2.지금까지의 후속작을 부정하라.
원작 개발사와 함께 조각조각난 스톤에이지. 그리고 원작을 전혀 이해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인기에 급급해 만들어진 숱한 후속편
같은 실수를 피하고자 그들은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무엇보다 원작을 존중하자"
성공한 스톤에이지 원작에는 있었고 후속작에는 없었던 것
감성, 그리고 교감
"원작은 공룡 한 마리, 건물 하나까지 세상과 완벽하게 이어져있었어요"
그래서 그들은 많은 개발시간을 원작의 세상을 되살리는데 투자했다.
1999년 640 X 480의 해상도로 그려졌던 공룡들은 그렇게 3D로 재창조됐다
동작과 부족했던 부분은 상상으로 채워 넣었고, 모두가 공유하고 원작과 비교하며
다른 느낌이 들면 가차없이 다시 만들었다.
새로움이 아닌 이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3D지만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때까지
만들고, 또 다시 만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스톤에이지 모바일의 개발과정은
'감성의 복원'
까다로운 복원은
시스템에서도 이어졌다.
스톤에이지의 기본인 턴제 전투는 유지하되 대신 스킬에 순서를 둬서 전략은 강화했다.
유저의 PVP도 직접 싸우는 방식을 고집했고, 포획부터 레이드, 퀘스트, 부족까지 온갖 시스템을
모두 원작에 맞춰가며 쪼개 넣었다.
"그냥 공룡만 나와도 되잖아요?"
누군가는 물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원작과 감성에 집착하는 이유는 하나
17년 전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줄 수 있는
그러면서 더 이상은 아쉬움이 남지 않는 새로운 스톤에이지를 만드는 것.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개발실에서 공룡을 복원한다.
과거의 아쉬움과 게임의 감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복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