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에 예고된 변화에 대한 이용자들의 평가입니다.
9일,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게임 디렉터는 공식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잠재능력 변경(이하 편의상 '큐브')에 메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유료로 판매했던 큐브를 몬스터 사냥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임머니로 판매하겠다는 것입니다.
큐브는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에 부여되어 있는 잠재능력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확률형 강화 상품입니다.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 성장에 있어 큐브는 엔드 콘텐츠이자 핵심 BM(비즈니스 모델)으로 기능해 왔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큐브 매출액은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에서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을 정도입니다.
그런 만큼 모든 서버에서 큐브를 메소로 판매하겠다는 <메이플스토리>의 발표는 파격적이라는 평입니다. 그런데 변경안 발표 이후 일각에선 "뜬금없이 리부트 서버가 죽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리부트 서버가 끝났다니, 무슨 이야기일까요? 메이플 월드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요?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리부트 서버는 2015년 처음으로 등장한 <메이플스토리>의 특수 월드입니다. 이용자 간 거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대신 메소 획득량 5배 증가, 보스 장비 드롭률 증가, 최종 대미지 증가 등의 버프가 주어지죠.
리부트 서버의 가장 큰 특징은 큐브 등 캐릭터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캐시 아이템을 메소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급자족해야 하는 대신, 꾸준히 시간을 들이면 과금 없이도 최종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는 서버인 셈입니다.
이는 9일 <메이플스토리> 측이 내놓은 개편안이 '일반 서버의 리부트화'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일반 서버에서도 큐브를 메소로 구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한편 2023년 초 리부트 서버 전용 버프의 효용이 크다는 점이 일반 서버(일명 '본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본섭 이용자와 리부트 서버 이용자 사이에 갈등 관계가 시작되었습니다. 본섭과 달리 과금의 필요성 없이 캐릭터를 빠른 속도로 성장시킬 수 있는 리부트 서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또한, 리부트 서버가 출시되었던 2015년과 달리 이후 <메이플스토리>에는 장착 시 거래가 불가능한 형태의 아이템이 다수 추가되어 '이용자간 거래 불가'라는 리부트 서버의 페널티가 희석된 점도 있습니다.
리부트 서버에 대한 반감을 보여주는 '딸깍' 밈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9일 발표된 변경안은 리부트 서버에 대한 '사망 선고' 급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메이플스토리> 측은 일반 서버에서도 큐브를 메소로 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고 발표하면서, 리부트 서버도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변경안에 따르면 250~300 레벨대 레전드리 잠재능력 재설정(블랙 큐브) 가격은 6천만 메소입니다. 이는 현행 리부트 서버의 블랙 큐브 판매 가격인 2,260만 메소의 약 2.65배에 이르는 가격입니다.
또한 본섭 대비 5배로 설정되었던 리부트 서버의 메소 획득량이 본섭과 동일하게 조정되는데요. 이를 종합하면 리부트 서버의 고레벨 이용자들은 앞으로 블랙 큐브 수급에 기존 대비 13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에 이용자들은 "이제 리부트 서버를 할 이유가 사라졌다", "거래 불가능한 본섭이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리부트 서버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본섭 이용자들은 변경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 서버의 큐브 판매 가격(왼쪽)과 리부트 서버의 큐브 판매 가격(오른쪽)
변경안이 적용되면 <메이플스토리>에서는 메소 관리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큐브 구매에 메소를 사용하는 것에 더해, 하루에 획득할 수 있는 메소의 양이 캐릭터 레벨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매 방식이 달라질 뿐, 본섭에서 큐브와 관련된 거래의 실질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리부트 서버에서 큐브를 메소로 판매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이용자간 거래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본섭에는 '메소마켓'을 비롯해 현금을 메소로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메소마켓은 메이플포인트로 메소를 구매하거나 메소로 메이플포인트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메이플포인트를 얻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캐시샵에서 '파워 엘릭서 100개' 패키지를 1만 원에 구매하면 1만 메이플포인트를 '보너스'로 얻을 수 있습니다. 레드 서버 기준, 파워엘릭서 100개는 현재 거래소에서 약 30만 메소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만 메이플포인트로 메소마켓에서 메소를 구매하면 3억 메소 이상을 살 수 있습니다. 또 메이플포인트는 캐시샵에서 캐시 대신 사용할 수도 있죠. 이런 점에서 메이플포인트는 파워 엘릭서 구매에 대한 보너스보다는 현금(캐시)을 대체하는 현금성 재화에 가깝습니다.
메소와 메이플포인트는 서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메소마켓에서 메소와 메이플포인트의 교환 비율은 장기적으로 넥슨이 조정할 수 있습니다. 메소 수급처, 수급량, 사용처 등을 정하는 것은 넥슨이기 때문이죠. 이미 넥슨은 변경안을 통해 일일 메소 수급 한도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변경안이 적용되면, 리부트 서버의 메리트가 크게 떨어집니다. 생성 제한이 풀리더라도 리부트 서버의 신규 유입은 줄어들 것이고, 기존 이용자들은 (<메이플스토리>를 접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메이플랜드> 내지는 <메이플스토리> 본섭으로 유입되겠죠.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이 다시 한번 믿어달라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은 1월 18일 업데이트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테스트 월드를 선보이고, 피드백을 받아 정식 서버에 변경안을 반영할 계획입니다.
한편 일각에선 메소로 큐브를 판매하겠다는 결정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9일 라이브 방송에서 김창섭 디렉터는 "잠재능력을 메소로 재설정하는 시스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넥슨 나우를 통해 기존에 제공하던 확률 정보를 (앞으로도) 동일하게 제공하고 또 철저하게 검증해 나가겠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3월부터 시행되는 게임산업법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자가 직접적ㆍ간접적으로 유상으로 구매하는 아이템 중 구체적 종류, 효과 및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유상으로 구매하는 아이템과 무상으로 얻는 아이템을 결합하여 얻는 아이템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메소를 통해 큐브를 구매하게 되어도 확률 정보 공개 대상에 포함되는지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는 넥슨 나우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