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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솔게임 개발 지원 사업... MS·소니 "들은 바 없다"

제2의 명텐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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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4-06-19 15:17:28

18일 정부가 '제3차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에서 "콘솔게임 집중 육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콘솔 플랫폼사(마이크로스프트[MS], 소니, 닌텐도)와 연계하여 우수 콘솔게임 발굴에서 홍보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콘솔 플랫폼사와 협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정부가 공개한 '글로벌 플랫폼사 연계' 프로젝트는 당사 기업과 의논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


MS 한국지사 측은 18일 본지에 "정부에서 MS 정책 지원부서로 연락이 왔는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또한 "사전에 정부로부터 받은 연락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콘솔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기업들과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계획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의 '글로벌 플랫폼사 연계'에 대한 자세한 발표 내용은 이렇다. 먼저 국내 게임 개발사의 신청을 받은 뒤, 플랫폼사와 협력해 우수게임의 기획안을 선정한다. 그 다음, 제작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플랫폼사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게임의 개발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최종 평가를 거쳐 플랫폼사의 스토어에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어 집중 홍보한다.


기본계획의 서두에는 "예산반영 등 관계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후 일부 변동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문체부 전병극 차관은 5월 1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콘솔 플랫폼사와 협력하여 국내 유망 게임을 발굴하고 제작, 입점, 홍보 등의 전 과정을 연계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적 있다.


​취재 결과, 일련의 발표는 플랫폼사와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바로 이 점에서 시장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서에는 콘솔 게임사와의 연계에 대해 3단계에 걸친 가이드라인까지 제시되어 있어 마치 해당 계획이 실제로 진행될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지만, 정작 당사 기업과 논의된 바는 없는 것이다.


콘솔게임 시장의 관계자는 "만약에 일본 사람이 PSN에서 한국관 같은 것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며 ​별도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콘솔 게임사가 스토어에서 특정 국가의 게임을 밀어주는 것은 현실성이 높지 않다"고 일축했다. 



# 중국, 인도 사례 있어... 한국도 가능할까?

그러나 비슷한 수준의 지원사업 해외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IE는 중국에서 콘솔게임 발굴 프로그램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호요 <원신>의 플레이스테이션(PS) 버전, 레벨인피니트의 <싱크드>가 해당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았다. <인피니트 니키>, <콘발라리아> 등 17개 게임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되었다. 지난해 차이나조이에서 SIE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콘솔게임의 시연을 진행했고, 올해도 비슷한 전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SIE는 지난해 인도에서도 비슷한 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 이름은 '인디아 히어로 프로젝트'로 선정된 개발사는 SIE의 개발 지원과 10만 달러(약 1억 3,818만 원) 이상의 개발금, 광고 등을 제공받는다. 현재 <메테오라>, <피시보울>, <묵티> 등 5개 게임이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개발을 이루고 있다. SIE는 "우리는 인도에서 급성장하는 게임 개발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코리아 히어로 프로젝트' 같은 사례가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시장의 절대 규모가 앞의 두 국가에 비해 작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한 관계자는 "콘솔 기업과 발표했던 수준의 협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일선 개발사를 잘 지원한다면 콘솔게임 육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에서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게임이 전시 중인 모습.


# 초몰입 게임, K-얼리억세스는 무엇인가?


이뿐 아니라 기본계획의 게임 분야에는 전에 없던 개념어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정부가 게임 산업에서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하기로 한 분야는 "초몰입 게임"이다. 바로 지난달 문체부가 공개한 "게임산업 제2의 도약을 위한 ’24~’28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는 '초몰입 게임'이라는 개념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게임업계에서도 다소 생소한 이 단어는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에서 사용자의 플레이를 인지하고, 동적으로 변화·반응하는 초몰입 제너레이티브(Generative)" 게임 형태를 일컫는다.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에서 사용자의 플레이를 인지하고, 동적으로 변화·반응하는" 대목은 기존의 증강현실(AR), 또는 가상현실(VR) 게임에 대한 설명과 유사하다. 정부는 "초몰입 제너레이티브"​를 위해 "AI 기반 게임 콘텐츠 신뢰성·안전성 자동검증 기술, 휴먼팩터 등을 고려한 게임 내 콘텐츠, 애셋, 난이도 자동변환·생성 기술 등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콘솔게임 맞춤형 지원에 "K-게임 얼리엑세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전에 없던 개념어로, 한국 게임에 대해 미리 해보기를 지원하면서 개발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기획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지털 게임 시장에 무분별한 얼리억세스로 문제가 생기고 있어 정부가 주장하는 "게임 이용자 보호"와 결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얼리액세스는 소비자로 하여금 게임을 먼저 접하게 하는 이점이 있지만, 게임을 미완성 상태로 방기하는 '먹튀' 문제나 소비자에게 개발 중인 게임의 품질관리 책임을 떠넘긴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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