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 마이어의 문명'(이하 '문명', 게임에서 플레이 가능한 세력으로서의 [문명]은 문명으로 표기함)의 7번째 타이틀, <문명 VII>이 오는 2월 출시된다.
'문명'은 디지털 게임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기록을 여럿 세운 게임이다.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과 '4X 게임'의 문법을 확립했고, 역사 소재의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3대 막장 제조 게임'으로 수천 시간 이상 '문명하셨'던 게이머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았던가!
2K와 파이락시스 게임즈는 1월 8일 싱가포르 로체스터 파크에서 <문명 VII>의 아시아 프리뷰 이벤트를 열고 출시를 앞둔 신작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공교롭게도 행사장의 이름은 '카타펄트'(Catapult), 우리말로 옮기면 '투석기'였다. 시리즈의 단골 유닛 이름을 가진 공간에서 파이락시스 게임즈는 새 게임의 특징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문명 VII>에는 적잖은 개선점이 있다. 전투에서는 군단장(사령관) 유닛이 추가됐고, 개발 과정 중 일꾼 유닛이 사라졌으며, 시대 구분은 3개로 줄어들었다. 시대 발전에 따라서 다른 문명을 해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간의 시리즈에서 본 적 없던 변화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문명'에 생겨난 이래로 생긴 가장 큰 바람이라는 것에도 이견이 없었다.
게임을 디자인한 데니스 셔크(Dennis Shirk) 총괄 프로듀서, 에드워드 장(Edward Zhang) 시니어 게임 디자이너와 새 게임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 아시아 미디어 전체와 나눈 Q&A와 한국 미디어와 따로 나눈 인터뷰를 한 데 엮었다. /싱가포르=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Q. 디스이즈게임: 직전 게임과 비교했을 때, '독립 세력'의 존재가 너무 많아서 도시를 지키기 어렵다고 느꼈다. 전작들의 '야만인'보다 훨씬 발전한 인상이었는데 이런 요소를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A. 에드워드 장: 독립세력은 주변에서 무작위로 생성된다. 그들은 우호적일 수도 있고, 적대적일 수도 있고, 중립적일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적대적인 독립세력에게 둘러싸인 상태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 하나는 그들을 쫓아내는 군사력을 보내는 것이다. 6편에서 야만인을 상대로 한 행동들을 6편에 나왔던 '영향력'을 통해서 대처할 수 있다.
7편의 영향력은 새로운 지표로 외교 옵션을 선택할 때 쓸 수 있다. 독립세력을 자제시키기 위해서 영향력을 쓸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이 동맹이 될 수도 있고, 그들을 제거할 수도 있다. 그들과 친구가 되어 제국에 합류하도록 요청하는 옵션 또한 제공하고 있다.
A. 데니스 셔크: 일종의 도시 국가 시스템인 것이다. 야만인에서 도시 국가 시스템으로 발전했고, 당신이 그들과 친구가 되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지지하는 독립 세력이 될 것이다. 그들은 당신에게 혜택과 보너스를 주고, 당신의 동맹이 될 것이다. 도시 국가를 만난 후에 외교를 시작하면, 그들의 목록에서 도시 국가나 독립 세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Q. 일꾼(시민)이 사라지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헤매는 느낌이 있었다. 좀 더 초반 단계에서 플레이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유산의 길'을 통해서 보여주는 듯했는데 군사, 문화로 정해져서 10가지 중에 2가지만 알려주는 듯했다.
A. 에드워드 장: 일꾼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나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찌 보면 초반에 천천히 시작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고, 바로 액션을 해서 빨리 나아가고 싶은 분들이 나뉜다. 그 밸런스를 맞추다 보니 새로운 시작(일꾼 유닛의 삭제)했다. 지금은 손이 논다는 느낌이 들지만, 추후에 게임이 진행될수록 '이렇게 되어 좋겠다'고 생각되게끔 만들었다.
A. 데니스 셔크: 전에 있던 '캠프 찾기' 기능이 변경되어 좋은 자원을 받는다던지, 아니면 <문명 VII>에서는 어떤 자원을 찾느냐에 따라서 어떤 게임을 하는지가 달라진다. 독립국가 중 어떤 국가와 교류하고, 없애야 하는지를 최대한 많이 판단하게 만들었다. 전에는 많이 땅을 채우고, 개발하는 쪽으로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최대한 많은 문명을 찾아서 성장하는 식으로 변경했다.
A. 에드워드 장: 유산의 길에는 선택지가 줄어들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는데, 첫 고전 시대나 대항해시대를 할 때는 옵션을 둔 느낌이다. 무조건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준 것이다. 대신 다음 세대로 넘어갈 때는 불이익이 있는다던지, 암흑시대가 되는 등의 영향이 있다. 반대로 유산의 길을 이어간 사람은 이익을 볼 수 있다.
A. 데니스 셔크: 비록 지금 (발전이) 잘 안 되고 있더라도, 계속 시도를 하게 만드는 장치다.
Q. 지배 승리의 방식이 예전에는 수도의 점령이었는데, 이제는 영토를 통해서 '유산의 길' 포인트를 얻는 프로젝트 방식으로 변화됐다. 그 이유는?
A. 에드워드 장: '문명'의 이전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는, 수도만 지배하면 끝나다 보니 좋은 환경에서 시작하다 보니 산도 있고, 호수도 있고, 강도 있는데 반면에는 그렇지 않은 불공평 요소가 있었다. 적국 수도뿐 아니라 영토에 포인트를 만들어서 모두가 공평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게임 시대가 넘어가기 직전에 '재난(Crisis)'이 적용된다. 중간에서 관문까지 갈 때 상황을 뒤흔드는 흥미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위기 매커니즘이 어떻게 확장되는지 궁금하다.
A. 에드워드 장: 재난은 난이도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된다. 위기에 닥치고 싶지 않다면, 비활성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재난이 당신을 바꿀 것이기 때문에 (옵션을 켜놓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재난을 당신에게 어려운 과제를 던져준다. 왜 안전구역에만 있어야 하는가? 게임에서 3개의 위기가 닥쳐오는데, 그때 게임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모른다. 게임에 랜덤 변수를 추가해서 지루하지 않게 만들게끔 매커니즘을 넣었다.
Q. 이번에 <문명 VII>에서 문명 변경이 추가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시대가 전환되는 것으로 안다. 과거에는 상대는 빌딩을 세왔는데 나는 흙집이고, 나는 탱크를 모는데 상대는 창칼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임팩트가 상당했는데 이번 작품에는 그런 그림이 나올 수 있는가 궁금하다.
A. 데니스 셔크: 창병이 탱크와 맞서는 모습은 '문명' 역사에서 여러 번 주제가 되었으며, 훌륭한 이미지이기도 하다. 이는 플레이어가 혼란한 상황(in the weeds)에 길을 잃은 것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예시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문명'을 끝까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의 시작 부분만 플레이하는 것을 즐긴다. 다른 문명이 이길 확률이 높거나, 패색이 짙을 때 사람들은 게임을 끄거나, 리셋한다.
개발진은 각 시대가 플레이어들에게 단순한 끊어짐으로 여기지지 않게 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시대를 재설정하고, 새로운 문명이 등장하면서 모든 군대가 해당 시대로 업그레이드되어 새로운 출발점에서 시작하도록 재설정했다. 각 시대에서는 여전히 과학을 연구해야 하고, 그 시대 안에서 격차를 만들고 여러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끝까지 즐기면서 경쟁하기를 바란다.
Q. 앞으로도 지도자와 문명이 계속 시대 발전에 따라 문명을 바꾸는 것이 어떤 나라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새로운 문명은 어떤 식으로 콘셉트를 잡을 것인지?
A. 에드워드 장: 정말로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전편은 18명의 지도자로 시작해서 지금 50명으로 마무리가 된 상태다. <문명 VII>도 그만큼 많은 콘텐츠가 준비되고 있다. 그를 통해서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확대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Q. <문명 V>에서는 긴급 외교 상황에서 지도자의 배경 모습이 3D 풀 렌더링됐고, <문명 VI>에서는 배경이 2D로 대체되었고, <문명 VII>에서는 그 장면이 사라졌다. 변경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에드워드 장: 그래서 우리는 외교 화면을 어떻게 제시할 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아트 디렉터가 원했던 몇 가지 목표가 있다. 과거 버전의 게임에서 외교 배경이 마음에 들었던 것만큼이나, 아트 디렉터는 지도의 위치를 참조할 수 있는 능력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특히 출시 단계에서 더 나아가 이러한 리더들이 토론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지도상의 장소를 참조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들을 만나면 (그래픽으로 꾸며진 배경이 아닌) '어디서' 만났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이 거래가 필요한 것을 참조하면, 배경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배경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교 배경 그래픽을 삭제함으로서) 게임 플레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리더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화면에서 자신의 리더를 볼 수 있고 지도에 액세스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아직은 (변화에 대해서) 지켜봐야 한다. 게임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겠다.
Q. 문명 시리즈는 각 문명이 가지는 이미지가 있고, 내가 생각하는대로 성장하는 것에 대해 성취를 느끼는 플레이어가 많다. 이런 기능이 제한되면 감정적으로 상실감이 생길 수도 있는데.
A. 데니스 셔크: 공감한다. 전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넘어갈 때 변경하지 않고 살아남는 것들이 있다. 불가사의나 상업지구, 특수지구, 문명과 관련해서 전통적인 부분은 다음 시대에도 계승된다. '유산의 길'을 할 때 성장만 하는 게 아니라 성장과 함께 동반되는 감정을 지속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이 부분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Q. 2번째 시대의 이름이 '대항해시대'(영어로는 Exploration)이다. 이것이 1세계 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탐험을 한 입장도 있는데, 탐험을 당한 입장도 있지 않나? 이런 요소에 대해서 민감하게 여겨온 회사로 기억한데 이런 표현을 쓴 이유는 무엇인가?
A. 데니스 셔크: 탐험 시대는 게임에서 탐험할 수 있는 대륙과 문명이 더 넓어지는 시대로 탐험 자체가 확장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고대에서는 바다를 건널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대륙의 인공지능 문명을 만날 수 없다. 그리고 현대 시대는 그 너머를 탐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탐험이라는 용어는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와 지역에게 부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이런 용어가 (문명 VII)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며, 실제 시대 구분도 탐험 그 자체에 대한 것에 불과하다. 현실세계와 연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지도가 열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또한 양날의 검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면 바다를 건너갔더니 꼭 원시 사회가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형성된 문명이 바다 건너 형성되어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는 완전히 동등한 기반이다. 모든 사람은 친구를 사귈 수도, 적을 사귈 수도 있다.
A. 에드워드 장: 4X 게임에 포함되는 '탐험'의 개념이다. 내 생각에, <문명 VII>의 가장 중요한 기둥 중 하나는 바다를 건너서 다른 대륙을 탐험하는 게임을 다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현대에는 탐험할 지도가 많지 않지만, 그 시대는 그렇지 않다. 식민지 시대의 렌즈보다는 4X 게임의 맥락에서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
Q. '문명'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게임이 계속 변화한다는 것이다. 33법칙, 새로운 기능 33%, 이전 기능에 대한 개선 33%, 거의 유지되는 부분이 33%를 적용한 것이 파이락시스 게임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새롭게 게임을 낼 때마다 유저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인데,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문명 VII>는 조금 더 쉽게 개발된 부분이 있나?
A. 에드워드 장: <문명 VII>의 근본적인 기둥 중 하나는 플레이어가 쉽게 접근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게임의 깊이를 유지하면서, 복잡성을 떨어뜨리고, (일꾼을 통한) 맵 개발을 줄이고, 조종할 수 있는 도시와 마을을 구분했다. 당신은 <문명 VII>에서 그리 많은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문명 VII>은 시대가 흐르면서 자동적으로 게임에 대해서 학습하는 자연적인 발전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인게임) 백과사전에서도 게임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으니 꼭 읽어주기를 바란다.
A. 데니스 셔크: 우리는 처음부터 튜토리얼 시스템에 큰 투자를 했다. 우리는 복잡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를 위해서 깊이를 희생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항상 게임 플레이가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싶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개발자가 만든 시스템을) 무시할 수도 있도록 하고 싶다. 기존의 경로를 무시하고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그냥 원하는 것을 하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패스(Path, 유산의 길 등 게임의 가이드라인)를 걷다 보면 게임의 깊이가 훨씬 더 많이 드러날 것이다. 이러한 기존 시스템을 시도해보고 정복하는 데에도 재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문명 V>와 <문명 VI>에서 우리는 반복적인 (DLC, 확장팩) 릴리즈를 하고 있다. 그를 통해서 견고한 기초를 쌓으려고 하고 있고, 그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플레이어는 항상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들은 첫 번째 확장팩에는 무엇이, 두 번째 확장팩에서는 또 무엇이 나올 건지 알고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커뮤니티)는 <문명 V>와 <문명 VI>를 하고 있고, 스팀 차트를 보면 여전히 사람들은 3편과 4편을 계속 즐긴다.
이번 게임은 (전작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경험이며, 새로운 전략으로 마주해야 할 것이다. 게임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를 새로 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흥분되는 지점이다.
Q. 끝으로 한국 유저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A. 에드워드 장: 한국은 비디오 게임의 나라이다. 여러분들은 많은 비디오 게임 슈퍼스타를 탄생시켰고, 여러분들에게 <문명 VII>를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다. 우리는 똑같은 게임을 계속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늘 혁신적이기 때문에, 한국 팬들에 의해서 높게 평가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A. 데니스 셔크: 당신이 기다리고 있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다. 오래된 전략들을 던져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전략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