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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콘코드의 퇴장​이 의미하는 것

포화된 시장, 강해지는 압박

김재석(우티) 2024-09-04 13:32:53

소니의 PvP 멀티플레이어 FPS <콘코드>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8월 23일에 출시되어 9월 6일에 문을 닫으니 출시 2주 만의 진기록이다. 
소니 산하 파이어워크 스튜디오는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개선된 버전의 <콘코드>를 개발할 것을 시사했지만,​ 지금으로서는 4만 원 짜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풍 PvP FPS에 '실패'라는 평가를 내리는 게 적합할 듯하다.


<콘코드>의 개발 기간은 무려 7년이다. 번지의 <데스티니> 시리즈 개발자들이 주축으로 설립된 스튜디오는 <콘코드>의 기획, 개발, 폴리싱, 그리고 현지화에 막대한 공을 들였다. 이 게임에는 한국어 음성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공을 들인 게임의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는 단 한 순간도 700명을 넘지 못했다. "게임을 유료로 판매한 것이 패착", "룩앤필이 유저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는 냉혹한 평가가 나온다. 


파이어워크 스튜디오는 무려 7년 동안 만든 게임의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파이어워크 스튜디오​의 재무제표를 뜯어보지 못했지만, 궤멸적 손해를 입은 것은 불 보듯 뻔하다.


2주 만에 서비스 종료와 전액 환불을 선언한 파이어워크 스튜디오의 신작 <콘코드>.

 

# 포화된 게임 시장, 강해지는 매출 압박


게임 시장은 이미 할 만한 게임으로 넘쳐나고 있고, 투자 회수에 대한 압박은 강해지고 있다. 그렇게​ '빨리 접기'는 업계의 씁쓸한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언리얼>과 <기어스 오브 워>를 만들었던 업계의 전설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넥슨 미국 지사와 손잡고 <로우 브레이커즈>를 출시했지만 2018년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블레진스키는 배틀로얄 게임 <레디컬 하이츠>로 재기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아마존은 2020년 <파크라이 2>와 <포탈> 개발자를 영입해 무료 TPS <크루시블>을 출시하며 게임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0년 5월 북미 시장을 노리며 출시된 게임은 혹평을 받자 클로즈 베타로 출시 형태를 변경했고 그 길로 개발이 중단됐다. 천하의 밸브도 'TCG의 아버지' 리처드 가필드를 영입해 <아티팩트>를 만들었으나 모객에 실패했다. 지금 <아티팩트>는 스팀에서 사실상 방치 중이다.


성공한 게임을 기억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실패한 게임의 이름을 기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들 게임은 대체로 조용히 물러나므로 그 이름을 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렇게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앤썸>으로(EA), <파라곤>으로(에픽게임즈), <싱크드>로(텐센트) 고배를 마셨다. 라이브게임을 특정 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 환경은 점점 더 보수적이 되고 있다.


잊혀진 이름이 된 <로브레이커스>. <앤썸>도, <파라곤>도, <싱크드>도 마찬가지다.


# 어쩌면 너무 많은 AAA PvP게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오늘날 소니 진영의 <콘코드>가 2주 만에 앞선 게임들의 전철을 밟는 듯하다. 지금 게이머들은 신작 중에서 <콘코드> 대신 <퍼스트 디센던트>나 <데드록>을 선택했다.


<노 맨즈 스카이>처럼 각고의 노력으로 게임을 부활시킬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유저가 수용할 수 있는 게임보다 더 많은 수의 AAA 라이브게임이 출시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 정체를 극복할 방법은 차라리 게임을 만들지 않거나그들과 다른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개발력을 PvP 라이브게임이 아니라 다른 데 쓰는 것이다. 당장 <검은 신화: 오공>이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압도적으로 많다는 중국 매출을 제외해도 이 게임은 전 세계에서 수백만 장 넘게 팔렸다.


9월 4일 아침에 촬영한 스팀의 최다 플레이 게임. 3위를 차지 중인 <바나나>에 대한 정보는 본지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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