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설립 이래 첫 게임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MS 자회사 제니맥스(ZeniMax)의 게임 노조는 품질보증(QA) 테스터 306명이 주도해 구성했으며, 북미 게임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게임 노조다. MS는 자회사 제니맥스의 노조 결성을 승인했다. 2021년, MS는 81억 달러(약 10조 원)에 제니맥스를 인수했다. 제니맥스는 <엘더 스크롤>, <둠>, <폴아웃> 등 유명 게임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1월 3일(현지 시각), 미국 통신근로자노동조합(이하 CWA)은 품질보증 직원 대다수가 노조 승인 카드에 서명하거나 온라인 투표를 해 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2일부터 시작됐던 투표 절차는 12월 31일에 마무리됐고, 이 안에는 제니맥스의 여러 스튜디오에 걸친 미국에 있는 모든 품질보증 직원이 포함됐다.
제니맥스 수석 테스터인 웨인 데이베리(Wayne Dayberry)는 "결성(Organizing)이 우리의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또한, 헌트 밸리(Hunt Valley) 선임 오디오 테스터 빅토리아 바노스(Victoria Banos)는 "게임 산업에 형평성을 가져올 기회가 있다"면서 "우리 노조는 경쟁력 있는 급여, 경영진과 근로자 간의 더 나은 의사소통, 경력 발전을 도모하는 사람들을 위한 명확한 경로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노조 승인을 한 배경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과정도 엮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MS는 작년 6월 블리자드 인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CWA와 노동 중립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근로자들이 공개적으로 노조 결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노동 중립 협약 체결 당시 MS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이하 FTC)로부터 블리자드 인수 허가를 받는 과정에 있었다. FTC는 경쟁 저해 혐의로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현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FTC는 'Xbox의 제조사(MS)와 <콜 오브 듀티>의 제조사(블리자드)가 게임 산업의 경쟁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반면, MS의 제니맥스 인수 당시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경쟁 우려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결론지었기 때문에 승인한 것'이라 밝혔다.
CWA 회장 크리스토퍼 셸턴(Christopher Shelton)은 "다른 비디오 게임 및 테크 기업들은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할 때, 이를 공격하고 사기를 떨어트렸다"면서 "MS는 기업 문화와 고객 서비스 능력을 강화하고 업계의 모델이 되어줬다"고 이번 노조 승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