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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떨어지지 않는 매출... 소녀전선 2의 '이유 있는 흥행'

나 이거 좋아해

김승주(사랑해요4) 2024-12-31 16:59:21

"나 이거 좋아해"


2024년 12월 5일 국내 정식 출시된 모바일 전략 게임 <소녀전선 2>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게임은 출시 이후 12월 말까지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준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TOP 10을 굳건히 유지했으며, 출시 직후 최고 3위까지 올랐고 12월 31일 현재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소녀전선 2>의 성공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먼저 출시된 중국 시장에서는 '실패'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고, 게임 장르도 마니아층이 선호하는 SRPG다. 이는 간단하고 가벼운 게임을 선호하는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었다.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 요소로 여겨지는 '스토리'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많았으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출시 시기인 12월은 여러 인기 게임들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경쟁이 치열한 시기였다.

이처럼 실패를 예견하는 여러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녀전선 2>는 포화 상태인 국내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의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의 반응은 첫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이에 한달 동안 게임 플레이를 통해 느낀 점을 정리해보았다.


<소녀전선 2>


<소녀전선 2>의 국내 안드로이드 매출 추이. 상위권을 상당히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


# 1 - 전작 <소녀전선>이 유의미하게 구축했던 한국 팬덤


먼저, 전작 <소녀전선>이 대한민국 서브컬처 게임 팬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서브컬처 마니아' 혹은 이른바 '오타쿠' 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 거의 없었으며, 이러한 게임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사례도 드물었다. 이는 현재 서브컬처 게임이 대중화된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당시 아시아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꾼 주요한 흐름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신격의 바하무트>와 <확산성 밀리언아서>로 대표되는 TCG 형식 게임의 흥행이었고, 다른 하나는 '코레류'라는 새로운 장르를 확립한 <칸코레>(함대 콜렉션)의 등장이었다.

<칸코레>는 실제 전함을 미소녀 캐릭터로 재해석하여 육성하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다. 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캐릭터 획득 방식이었다. <칸코레>는 일반적인 가챠 게임과 달리,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를 통해 원하는 캐릭터를 '제조' 시스템으로 획득할 수 있었다.

이는 실질적으로 무과금으로도 캐릭터 수집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칸코레>의 수익 모델은 주로 육성 재화와 스킨 등 유료 아이템 판매에 집중되었는데, 이러한 방식은 당시 과도한 과금을 요구하던 모바일 게임들에 피로감을 느끼던 일본 게이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칸코레>
<칸코레>의 가장 큰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전함을 미소녀로 재해석하고 각각의 캐릭터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 점이었다. 특히 캐릭터 획득이 비교적 용이했던 특성은 일본 현지에서 '2차 창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2차 창작의 영향력은 매우 중요하다. 유저들은 2차 창작을 통해 게임 외적으로도 IP를 지속적으로 접하고 소비할 수 있으며, 이는 게임에 대한 장기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칸코레>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유저를 확보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소규모 개발사의 저비용 프로젝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주목할 만한 성공이었다.

그러나 <칸코레>는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일본 서버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팬층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식 출시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캐릭터가 '일본 전함'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논란을 우려한 결정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칸코레>의 공백을 메운 것이 바로 <소녀전선>이었다. <소녀전선>은 <칸코레>와 유사한 게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되, 전투 시스템을 차별화했고 '전함' 대신 '총기'를 모티브로 한 미소녀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러한 특징은 당시 주로 학생과 젊은 층으로 구성된 서브컬처 팬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 제한적인 학생들에게는 과도한 과금을 요구하는 캐릭터 뽑기 게임보다, 꾸준한 플레이를 통해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기고 원하는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소녀전선>이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더불어 캐릭터의 모티브를 '함선'에서 '총기'로 바꾼 것도 게임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소녀전선>의 한국 서비스가 당초 계획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개발사 '선본'은 당시 규모가 작아 한국 시장 진출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게임의 퀄리티를 알아본 한국 팬들이 중국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며 자발적으로 한글 패치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팬들의 열정이 개발사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었다. 이후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이러한 팬들의 공헌을 인정하여, 한글 패치 팀의 로고를 게임 내 아이템에 이스터에그로 삽입하고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감사를 표현했다.


(출처: X.D. Global)


덕분에 한국 서브컬처 마니아들은 <소녀전선>을 통해 서브컬처 게임을 본격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한 경우가 많다. 2차 창작도 상당히 활발했으며, 캐릭터에게 '흥국이', '움뀨', '지상렬' 등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별명을 지어 주기도 했다. <소녀전선>이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만큼, 당시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았던 사람도 커뮤니티에서 이런 별명을 한 번 쯤 들어본 적이 많을 정도다.

매출 성과 역시 주목할 만했다. <소녀전선>은 대대적인 홍보 없이도 사전 예약 20만 명을 달성했으며,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무명에 가까운 개발사의 게임이, 게다가 일반적인 캐릭터 뽑기 수익 모델을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이룬 놀라운 성과였다.

그리고 많은 게임 매체들이 이러한 이례적인 성공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개발사는 이러한 한국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K2'와 같은 한국 특화 캐릭터를 출시하며 현지화에 더욱 공을 들였다.


관련 기사: [왜떴을까] '혜자 게임'이 어떻게 매출 3위를? 소녀전선 흥행 요인 분석


 K2는 특별 영상까지 제작돼 출시됐다. 
깔깔이를 입거나 탄피받이를 장착하고 싸우는 등 한국 캐릭터다운 매력도 잘 살려내 호평받았다. 
여러 밈이 생겼음은 당연하다. 그 중 최고는 '군대 고문관' 밈이다. 가령 가스 조절기를 잃어버린다던지... (출처:  X.D. Global)


<소녀전선>이 한국 시장에서 최초로 의미 있는 규모의 서브컬처 게임 팬덤을 구축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소녀전선 2>의 출시 소식이 원작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게다가 원작의 2차 창작이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에,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들조차 "유명 게임의 후속작이니 한번 시작해볼까"라는 관심을 보이기에 충분했다.

강력한 팬덤의 존재는 신규 이용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소녀전선 2> 출시 이후, 기존 팬들은 세계관 설명, 게임 시스템 가이드, 개발사의 업데이트 방향성 등 신규 유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가이드를 자발적으로 제작하며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후속작인 <소녀전선 2>는 많은 캐릭터들을 '전작으로부터 10년 후'의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미 원작에서 풍부한 2차 창작과 밈(meme)이 축적되어 있었기에,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캐릭터들의 매력이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어필될 수 있었다.


10년 후의 세월을 상정한 만큼 캐릭터도 성장했다.


<소녀전선>의 초기 팬층 중 상당수가 당시 학생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경제력을 갖춘 20대 중후반이 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소녀전선 2>는 '코레류'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캐릭터 뽑기형 수익 모델을 채택했다. 이러한 변화는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코레류 게임이 오랫동안 유행하면서, 게이머들은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비용을 들여서라도 시간 투자를 줄이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요 소비층이 이제 충분한 구매력을 갖추게 되면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에도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다. 특히 '과거의 애정이 있는 게임인 만큼, 퀄리티만 좋다면 어느 정도의 과금은 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녀전선 2>가 다양한 패키지 상품 판매에 주력한 점도 성공 요인이 되었다. <원신>의 성공 이후 많은 중국 서브컬처 게임들이 호요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는 추세였지만, <소녀전선 2>는 2만 원에서 6만 원 사이의 효율적인 패키지 상품들을 선보였다.

이는 소규모 및 중규모 과금 유저들에게 "이 정도 금액이라면 구매해볼 만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녀전선 2>는 패키지 판매를 주된 BM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몇 개 구매된 것은 신경 쓰지 마시길)



# 2 - 사람들이 게임에 거는 기대와 니즈 충족 그리고 유니크함


<소녀전선 2>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서브컬처 마니아들의 기대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도, 실제 게임을 통해 그러한 기대에 부응했다는 점이다.

개발사 '선본 테크놀로지'를 이끄는 우중(본명 황충 - 黃翀) 대표는 이미 <소녀전선> 서비스 시절부터 독특한 취향으로 서브컬처 마니아들 사이에서 밈이 될 정도로 유명한 '스타 개발자'였다. 그의 특이한 취향은 때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국내 서브컬처 마니아들에게는 "나 이거 좋아해"라는 솔직한 태도로 각인되었다.

이 문구가 실제 그의 발언은 아니었지만, 게임 개발 기조에 강하게 반영된 그의 취향과 마이너한 분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애정, 그리고 뚝심 있는 개발 자세를 잘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소녀전선 2>는 출시 전부터 '서브컬처와 밀리터리에 진정한 애정을 가진 개발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 때 유행한 사진
우중 대표가 한국에서 가진 이미지를 잘 나타냈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실제로 <소녀전선 2>가 전체적인 게임 퀄리티 면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서브컬처 게임에서 핵심으로 여겨지는 '캐릭터 모델링' 부분에서는 이른바 업계 탑의 모습을 보여줬기도 하다. 특히, 정교한 스타킹 모델링이나 전술적인 복장 및 행동 묘사에서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 줘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일설에 따르면 모션 캡처 중 일부는 우중 대표가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중국 특허 사이트를 살피면 개발사 '선본'은 캐릭터 모델링을 위한 몇몇 렌더링 방식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기도 하다. 선본은 '스타킹 객체를 렌더링하는 방법 및 장치'와 '캐릭터 복장의 보풀을 렌더링하는 방법' 그리고 '머리카락 묘사'에 대한 특허를 2023년 출원해 놓았다. 


이는 커뮤니티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알려져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선본이 실제 출원한 특허 '스타킹 객체를 렌더링하는 방법 및 장치(Silk stocking object rendering method and device)'
국내 특허청에서도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중국 특허청)

캐릭터 복장의 보풀 묘사 방법에 대한 특허도 가지고 있다. (출처: 중국 특허청)

이와 연계해 <소녀전선 2>의 '숙소' 시스템이 상당한 호평을 얻고 있다. 숙소에서는 얻은 캐릭터가 휴식하는 모습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원하는 구도로 촬영해 게임의 메인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뽑기형 BM의 서브컬처 게임은 필연적으로 '캐릭터 획득'에 많은 과금을 요구하는 만큼, 사람들이 캐릭터를 얻었을 때 '만족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소녀전선 2>는 이 점에서 집착에 가까운 퀄리티의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숙소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감을 잘 끌어냈다는 평가다.

흥미로운 점은 하나 더 있다. <소녀전선 2>는 밀리터리 콘셉트인 만큼 총기의 묘사가 중요하다. 따라서 총기를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각 총기의 묘사나, 캐릭터가 비전투 상황에서는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지 않는 안전 수칙을 지키는 등 '고증'도 잘 이루어졌다는 평가다. 자신이 커스터마이징한 총기를 전시할 수 있는 전시대도 존재한다.


호평이 상당한 숙소 시스템


안전 수칙 및 약실의 탄환 구현 등 밀리터리 덕후를 위한 게임다운 세세한 퀄리티도 호평이다.

FPS 장르 게임을 생각나게 하는 총기 도색 시스템

캐릭터 위주의 서브컬처 게임임에도 이런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은 상당히 놀랍다. 이는 위에서 언급했던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개발사 대표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그 만큼 <소녀전선 2>에도 자신과 개발자들의 취향에 대한 열정을 쏟았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가 된다. 


정리하자면, <소녀전선 2>는 소비자가 게임에 '기대할 만한 것'을 잘 유도했고, 게임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잘 구현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성공했다. 이는 '개발사가 그만큼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주고, 이 인상은 게임의 충성 유저층 확보로 이어졌다.



캐릭터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에도 호평이 많다.
"쓸데없는 부분에서 퀄리티가 높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이것은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개발자들이 '진심이다'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 3 - 픽업 순서 변동과 난이도 완화가 미친 영향

<소녀전선 2>의 장르는 난이도가 높아 진입장벽을 가진 탄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SRPG)다. 난이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X-COM>을 떠올려보면 된다.


<소녀전선 2>는 해당 장르의 난이도에 대한 허들을 낮췄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캐릭터 픽업 순서 변동이 게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이다. 이미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던 만큼 이른바 미래시를 가진 게임이 되었어야 했지만, 한국과 글로벌 서비스는 미래시가 없었다.

실제로 글로벌 론칭과 함께 픽업 출시된 캐릭터 '수오미'는 본래 중국 서버에서 상당히 늦은 시점에 등장한 캐릭터다. 수오미는 다른 캐릭터 '울리드'와 함께 더블 픽업 형태로 등장했다. 처음부터 강력한 성능을 가진 캐릭터 출시를 앞당겨 과금유도를 통한 이미지로 흥행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수오미는 게임의 난이도를 대폭 완화해 줄 수 있는 지원형 캐릭터다. 보통 서브컬처 게임의 첫 픽업 캐릭터는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 대부분이 가져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수오미의 높은 성능이 오히려 난이도가 까다로운 SRPG 장르의 진입 장벽을 낮춰 신규 유저가 유입되고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수오미가 있으면 대부분의 스테이지를 '자동 전투'로 해결할 수 있다.


SRPG 장르의 난이도를 밸런스를 잡은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안정 게이지' 시스템이 있다. SRPG의 대표로 여겨지는 게임 <X-COM> 시리즈는 '명중률' 시스템에 대한 악명이 높다. 90%의 명중률을 확보한 공격을 시도했는데, 운이 정말 없어 10% 확률로 공격이 실패하고 계획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소녀전선 2>도 개발 과정을 살피면 초기에는 명중률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명중률 시스템에 대한 불호 의견이 나오자 삭제했다. 대신 상대의 '안정 게이지'를 전부 소모시키면 엄폐 여부와 상관없이 공격이 무조건 100% 대미지로 들어가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더불어 기존에 중국 서버를 즐기고 있던 유저층에 따르면 글로벌 출시된 <소녀전선 2>는 여러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상당히 완화됐다. 그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소녀전선 2>는 중국 서비스 당시 비판받았던 많은 문제점을 고쳐 나왔다.


광역 대미지, 디버프 장판 생성, 단체 방어 버프, 단체 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수오미의 궁극기


게임이 무겁지 않다는 점도 플러스다. 앱을 실행하고 메인 화면에 진입하기까지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그래픽을 낮출 경우 발열이 그다지 발생하지 않는 등 최적화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UI는 최고의 퀄리티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적응하기 어렵지 않으며 버튼을 클릭했을 때의 반응이 빠릿한 편이다.


서브컬처 게임의 퀄리티 경쟁이 심해지며 부족한 최적화로 인해 "말만 모바일 게임이지 사실상 PC 게임이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 <소녀전선> 버금가는 흥행 기록한 <소녀전선 2>

출시 한달을 맞이한 12월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소녀전선 2>의 성적은 두번째 픽업 캐릭터인 '마키아토'가 업데이트된 지금도 모바일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서브컬처 게임은 픽업 캐릭터 출시와 함께 매출 순위가 크게 출렁이지만 큰 기복없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소녀전선 2>가 이런 좋은 모습을 2025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서브컬처 게임이 과포화되기 시작한 2024년 연말, 신규 출시 게임이 이 정도의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은 분명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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