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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TIG 퍼스트룩] 29세 모태솔로 소개팅 시켜주는 게임

김재석(우티) 2021-02-08 09:43:21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데이트란 무엇일까요? '이성끼리 교제를 위하여 만나는 일'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정의합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소개팅이라고 부르는데, 데이트로 가는 관문 중 하나입니다.

 

<모태솔로>는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 없다는 강기모가 소개팅에 나가는 게임입니다. 그의 지상과제는 '모솔' 탈출. 플레이어는 우리의 불쌍한 29세 강기모를 도와줘야 합니다. '누가 누굴 도와?' 생각도 듭니다만, 뭐 일단 모솔이라니까 도와주는 걸로 합시다. 

 


 

게임의 장르는 상황에 따라 주어진 선택지를 잘 골라서 결말을 보는 인터랙티브 무비입니다. 소개팅 상대로 나온 김유미와 대화하며 그녀를 파악하고, 자신을 멋지게 포장해 소개팅에 성공하면 됩니다. 물론 우리의 기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소개팅을 시원하게 말아먹는 수도 있습니다. 그 편을 좋아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모태솔로>는 유튜브에서 웹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선택 요소가 그렇게 강력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대화를 감상하거나 스마트폰을 구경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할 일은 없어서 살짝 아쉽습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소개팅 특유의 건조하고도 어색한 온도를 잘 그렸습니다.

 

플레이어는 소개팅의 '텐션'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둘 수도 있고, 아예 딴 눈을 팔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주인공 강기모가 굉장히 눈치가 없는 캐릭터라서 아무리 좋은 선택지를 골라줘도 답답함 게이지가 차오릅니다. 그것이 기획의도라면 아주 성공적입니다. 

 



<모태솔로>에서는 틀린 답안을 골라도 뒤로 가서 새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소개팅에서는 절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죠. 게임의 플레이 감각을 떨어뜨리지만, 우리가 하는 건 진짜 소개팅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과몰입 방지 장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줍시다.

강기모는 선택 분기에서 소개팅 전문가 '닥터 카사노'와 친한 친구 '세치'의 조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조언을 보든, 보지 않든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이 소개팅이 결국 프로그래밍의 결과물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틀리면 다시 고르면 되니까, 집중이 안 되는 걸까요?

조언자들이 들어두면 현실의 소개팅에서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해주긴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라던지, 단어를 연상해서 대화를 계속 이끌어나가라는 그런 말들입니다. 그러나 게임 안에서 그러한 조언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기에 답으로 고를 말들은 한정되어있습니다. 조언을 눌러보면, 새로운 선택지가 나오도록 설계했다면 어떨까요?

 



스마트폰을 메신저 대화를 나누거나 SNS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부가적인 기능이지만, 등장인물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여기저기 녹아있기 때문에 봐두면 게임 플레이에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됩니다. 타인의 조언에 의존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스마트폰이라도 뒤져보라는 싸인일 수도 있겠습니다.

고구마 3만 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견뎌내며 해피엔딩 분기로 갔을 때, 묘한 훈훈함이 밀려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사러 뛰어 가야 하고, '체호프의 총'은 반드시 발사됩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를 게임으로 표현했습니다. 원래 이런 건 어느 정도는 익숙해야 재밌거든요. 농담 같은 모멘텀이 넘칩니다만,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해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교훈도 줍니다.

얼리억세스 버전에서는 '붉은 원피스'의 그녀가 방해만 됩니다. 정식 버전에서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플레이타임이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26,000원의 정가는 살짝 비싼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추천 포인트

1. 소개팅에서 볼 수 있는 오글거림과 어색함의 완벽 재현

2. 1번을 뒷받침하는 주연 배우의 연기력

3. 연애 웹드라마 보듯 가벼운 게임을 찾는다면 추천

 

▶ 비추 포인트

1. 그런데 26,000원은 조금 비싼 거 아닌지? 망설여진다면 할인을 노려라.

2.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조언들

3. 아직 얼리억세스 단계

 

▶ 정보

장르: 인터랙티브 무비

개발: 인디카바

가격: 26,000원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스팀(PC)

 

▶ 한 줄 평 



그래도 게임에는 세이브/로드가 있으니까!
마음껏 놀아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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