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오브 포춘’, ‘디펜스 오브 포춘’, ‘미스터리 오브 포춘’ 시리즈를 낸 1인 개발자 도톰치 게임즈 장석규 대표. 그간 애플 앱스토어에 유료 게임을 출시해 승승장구했지만, 큰 좌절을 겪었다. 바로 ‘소서리스 오브 포춘’이 개발비조차 못 건질 정도로 흥행에 실패한 것.
그래서 그는 실패에서 나온 ‘소서리스의 교훈’을 바탕으로 심기일전했다. 교훈을 바탕으로 만든 ‘미스터리 오브 포춘’은 큰 성공을 거두며 차기작 개발을 위한 돈과 시간을 벌었다. 그가 1인 개발자로서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은 무엇이었을까?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도톰치 게임즈 장석규 대표
‘소서리스 오브 포춘’, 왜 망했을까?
도톰치게임즈가 2014년 초 출시한 ‘소서리스 오브 포춘’은 턴제 퍼즐게임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3개월이면 출시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먼저 결혼 준비로 인해 개발 기간이 늘어났고, 스토리에 욕심을 부린 결과 대사 작업량이 늘어났다. 대사만 A4 용지 100장 분량이라 번역에만 5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다. 개발기간이 곧 생활비인 만큼, 번역 비용을 빼고서도 1인 개발 게임치고는 많은 개발비가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출시한 ‘소서리스 오브 포춘’의 출시 성적은 좋지 않았다. 출시 후 지금까지 겨우 1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을 정도로 큰 실패를 겪었다. 장석규 대표는 너무 적자가 심해서 1인 개발을 포기할 위기까지 몰렸다.
장석규 대표는 ‘소서리스 오브 포춘’ 출시 후 게임이 실패한 원인을 분석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먼저 퍼즐 장르의 치열한 경쟁을 간과했다. 퍼즐은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장르이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신작 게임을 내도 주목받기 힘들다. 두 번째는 아이콘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게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콘이 매력적이지 못해 다운로드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 아이콘뿐 아니라 스크린 샷도 유저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큰 의미 없는 대사 진행도 문제였다. 대사 작업만 3개월, 번역에만 2개월이 걸린 큰 작업이었는데, 게임 진행 자체에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다. 게임을 최대한 빠르게 출시하고 다음 게임을 개발할 때 까지 돈을 벌어야 하는 1인 개발자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게임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소서리스 오브 포춘’은 퍼즐 게임임에도 운에 의존하는 구조였고, 유저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게임 내 아이템을 너무 후하게 주는 바람에 게임 내 결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출시 전에 다시 한 번 점검하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실패를 통해 얻은 ‘소서리스의 교훈’
장석규 대표는 ‘소서리스 오브 포춘’의 실패를 겪었지만, 교훈도 얻었다. 먼저 ‘대중성에 도전하지 말자’는 큰 교훈을 얻었다. 지금껏 흥행해왔던 게임들인 ‘리버스 오브 포춘’, ‘디펜스 오브 포춘’같은 게임들은 대중성 보다는 고전 게임 감성을 가진 유저가 좋아할 만한 게임들이었다. 자신이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껏 도톰치 게임즈의 게임에 늘 들어갔던 캐릭터야말로 유저들이 좋아하던 흥행요소라는 점도 깨달았다. ‘리버스 오브 포춘’의 캐릭터들이 빠진 ‘소서리스 오브 포춘’은 도톰치 게임즈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로부터 외면당했기 때문.
정 반대의 방향성을 추구하자! ‘미스터리 오브 포춘’
장석규 대표는 ‘소서리스 오브 포춘’의 실패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미스터리 오브 포춘’을 개발했다. ‘미스터리 오브 포춘’은 ‘드래곤퀘스트 6’, ‘파이널 판타지 12’에서 모티브를 얻은 자동 전투 SRPG로, 철저하게 ‘소서리스 오브 포춘’의 반대 방향성으로 제작했다.
핵심은 ‘만들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필요없는 시스템은 배제하자’였다. 특히 ‘소서리스 오브 포춘’ 때 했던 불필요한 대사 작업 등은 일체 하지 않았다. 더불어 전에 출시했던 ‘리버스 오브 포춘’의 캐릭터와 스킬을 게임에 넣으면서 기존 게임 팬들이 좋아할 수 있게 했다.
그렇게 출시한 ‘미스터리 오브 포춘’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성공했다. ‘포춘’시리즈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성, 그리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 유료 게임 시장에 도전했던 게 성공적이었다.
도톰치 게임즈 장석규 대표는 “어렵게 개발해놓고 한 플랫폼에만 내는 건 나쁜 선택이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유료 게임 시장은 순위권에 오래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인디 개발자에게 기회의 땅이더라”며 앞으로는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다양한 플랫폼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