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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헌트쿡’은 왜 못 떴을까? 개발자가 되돌아 본 실패요인들

나카하타 코야 대표의 ‘소규모 개발팀의 세계정복전략’

김승현(다미롱) 2016-06-03 20:11:18

<살아남아라! 개복치!>(이하 개복치) 개발사의 신작 <헌트쿡: 야생요리 레스토랑>(이하 헌트쿡)이 지난 연말 출시됐다. <헌트쿡>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헌트쿡> 유저 하나하나는 전작 유저들에 비해 2배의 수익을 안겼지만, 정작 다운로드 수는 전작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개발사 ‘셀렉트 버튼’은 <헌트쿡>의 성적을 이야기하며 ‘트렌드’와 ‘미들게임의 사업모델’ 모두를 놓쳤다고 자평했다. 셀렉트 버튼이 <헌트쿡>에서 놓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은 <헌트쿡>을 통해 어떤 것을 배웠을까? 셀렉트 버튼의 ‘나카하타 코야’ 대표 겸 디렉터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셀렉트 버튼의 나카하타 코야 대표 겸 디렉터

 

■ SNS 바이럴에 의존하지 마세요

 

셀렉트 버튼의 처녀작 <개복치>는 SNS로 대박난 게임이다. <개복치>의 온갖 황당한 ‘돌연사’는 게임의 SNS 공유 기능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이는 곧 770만 다운로드라는 경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셀렉트 버튼은 이를 <헌트쿡>에서도 적극 활용했다. <헌트쿡>은 온갖 황당한 야생동물을 잡고 요리하는 게임. 개발사는 이 황당함이 SNS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보다 활발한 공유를 위해 SNS 공유 시 유저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시스템도 도입했고, 해외에서도 먹히도록 현지화 작업 시 번역의 정확도 보다 개그에 더 신경썼을 정도다.

 


 

하지만 1년 사이, SNS 트렌드가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SNS 공유는 분명 있었다. 유저들은 <헌트쿡>의 이야기가 웃겨서, 혹은 <헌트쿡>의 보상을 받기 위해 앞다투어 장면을 공유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공유되는 계정은 유저의 것이 아니었다. 유저가 보상을 위해 만든 ‘게임용 SNS 계정’이었다. 

 

<개복치>의 성공 이후, 많은 게임이 SNS 공유 보상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저들의 SNS는 게임 내용으로 채워졌고, 이것이 싫었던 유저들은 보상만을 위한 별도의 계정을 만들었다. 이런 계정에서 공유되는 정보가 파급력이 높을 리 없다. 

 

실제로 <헌트쿡> 다운로드에 영향을 끼친 요소 중, SNS 바이럴은 4위에 불과했다. 스토어 순위보다도 낮은 영향력이었다.

 


 

 

■ 애플 피처드, 에디터에게 자기 게임 추천할 수 있다!

 

SNS 바이럴 대신 <헌트쿡> 다운로드를 가장 많이 도와준 것은 ‘스토어 피처드’(에디터 추천)였다. 피처드는 기본적으로 스토어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앱 중 퀄리티나 성적이 좋은 앱을 뽑아 유저들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각 OS의 피처드는 지름길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의 경우, 특정 국가 마켓에서 한 번 피처드 되면, 다른 국가 마켓에서도 쉽게 피처드된다. 떄문에 안드로이드 마켓에 글로벌 론칭한 게임이라면(특히나 광고 비용이 없다면) 어설프게 모두를 만족시키려 할 바에야, 한 국가라도 제대로 노리는 것이 (마케팅적으론) 더 유리하다.

 

iOS의 경우, 개발자가 애플 프로모션 팀에게 자신의 작품을 추천할 수 있다. 애플 프로모션 팀이 매번 체크하는 게임은 백 단위. 이런 상황에서 직접 팀에게 메일을 보내면, 에디터들이 게임을 보고 추천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실제로 셀렉트 버튼은 이 방법으로 대만 앱스토어에 추천게임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프로모션 팀이 게임을 체크하고 메인에 올릴 때까지 약 3주의 시간이 걸린다. 만약 대형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면, 업데이트 3주 전 메일을 보내는 식으로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다.

 


 

 

■ 유저 당 수익, 3달러 이상으로 설계하라

 

유저가 한 게임을 즐길 동안, 개발자에게 안기는 평균 수익을 LTV(Lifetime Value)라고 한다. 

 

캐주얼 게임인 <개복치>는 LTV가 0.5달러에 불과했다. 때문에 셀렉트 버튼은 <헌트쿡>을 만들 때 LTV를 1달러 이상으로 설계했다. 롱런을 염두에 둔 미들게임이니 만큼, 많은 유저들에게 조금조금씩 길게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일한 설계였다. 개발진의 목표 자체는 성공했다. <헌트쿡> 유저들의 LTV는 딱 1달러 선이니까. 하지만 개발진은 모객 비용을 과소평가했다. 개발진의 생각과 달리, SNS 바이럴 효과가 적어 유저는 빠르게 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유저 하나를 끌어들일 때 필요한 마케팅 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일본 기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광고로 유저를 끌어들일 땐 약 2달러가 필요했다. LTV 1달러로는 (수익을 포기하고) 유저 2명이 있어야 유저 한 명을 끌어들일 수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LTV는 단기적인 금액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 하나가 ‘게임을 즐길 동안’ 발생시키는 수익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많은 유저가 있어야 유저 1명을 늘릴 수 있다.

 

때문에 나카하타 코야 대표는 청중들에게 미들게임의 LTV를 설계할 때, 최소 3달러 이상으로 정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