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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지스타 2024] 자네, 마법소녀가 되어 주지 않겠나?

성별, 연령, 경력 무관! 순수 재미를 원한다면 여기다

김승준(음주도치) 2024-11-16 15:12:06

모두가 말한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고. 그런데 다들 잘 아시겠지만, 넋놓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게임이 그리 많진 않다. 게임쇼 공간들 또한 마찬가지다. 멋있고, 화려한 부스가 참 많지만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질 만한 센스를 가진 곳은 손에 꼽힌다.


자, 그러니 다들 지스타 2024 입구, 야외 부스에서부터 만나볼 수 있는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 루루핑) 공간을 그냥 지나치지 마시라. 한바탕 크게 웃고 입장할 수 있을 테니.


[수년간 지속된 출산율 저하로 마법소녀 부족 현상이 극에 달했다. 위기에 맞서기 위해 정부는 비밀리에 '마법청'을 신설, 마력을 지닌 모든 인물을 마법 소녀로 모집하기로 했다. 성별 무관, 연령 무관, 경력 무관. 그렇게 흘러흘러 부산까지 마법소녀 적임자를 찾으러 오게 됐는데...]


<마법소녀 루루핑>은 AI를 활용한 음성 인식 게임이다. 괴상한 키워드들의 요상한 조합으로 문장이 생성되면, 마이크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문을 외치면 된다. "우린 말이야, '괄약근'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야. 우리는 인간의 '복근'을 위해 싸우는 거지!"와 같은 식이다. 멋지게 외쳐도, 꼴사납게 외쳐도 상관없지만 AI가 당신의 주문을 인식해 점수를 부여하고, 대미지로 산정해줄 것이다. 


어떻게 외쳐도 수치심이 극에 달하는 주문들 뿐이지만, 점입가경인 부분은 자신이 외친 목소리를 굳이 '다시' 들려준다는 점. 원래 로컬 및 온라인으로 대전을 즐길 수 있던 게임이 이제는 부스에서 면대면으로 얼굴을 맞대고 대결을 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홀로 할 수 있는 '마력 측정'도 있다. 목소리로만 마법소녀가 되는 게 아니다. 외형 또한 조금이나마 마법소녀에 가까워질 수 있다.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야외 부스 전경. 
이름부터 유쾌한 이 게임은 이미 소위 '병맛'의 재미로 알 사람들 사이에선 많이 알려진 게임이다.


부스 우측에선 전투력(마력) 측정이 진행되는데... 세라복 같은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마이크 앞에 서게 된다.


수치스러움이 이 게임의 재미의 본질이다. 친구와 함께 수치스럽다면 더 재밌지 않은가.

무대 중앙에선 1대1로 대결이 펼쳐진다. 누군가의 주문 외침을 모두가 함께 듣고 경악을 하는 장면이란.
자세만 봐도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나.

마법'소녀'지만 군인도 있다. 비밀스런 그들의 마법소녀 생활을 위해 얼굴은 모자이크했다.


성별, 연령, 경력 무관이라곤 하지만 마법소녀 지망생이 이리도 많았나?


부스 안쪽에는 포토존도 있는데, 어린 꼬마도 대머리 마법중년이 되어봤다.

굿즈 갬성도 동일하다.


그래, 지스타에 필요했던 건 이런 유쾌함이 아니었을까.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들리는 말.
"이걸 크래프톤(정확히는 자회사 렐루게임즈)이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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