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게임계 보이콧이 스팀 유저 평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사이버펑크 2077>이 있다.
2020년 12월 10일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은 출시 전 받았던 기대와는 달리, 부족한 완성도와 수많은 버그로 유저의 혹평을 받아 왔다. 개발사 CDPR은 개선을 약속했고, 2021년 11월 경에는 스팀 할인과 업데이트를 통해 최근 유저 평가 '매우 긍정적'을 기록하고 인기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하며 초기 평가를 일부 반전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근 <사이버펑크 2077>에 다시 부정 리뷰가 속출하고 있다. 내막을 살피면 게임 내적인 이유가 아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한 개발사 CDPR의 대응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에 위치한 개발사 CDPR은 러시아에 <사이버펑크 2077>과 <위쳐 3>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며, 자사 플랫폼 GOG의 러시아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팀은 "주제에서 벗어난" 부정 리뷰가 속출할 경우 이를 감지해 전체 평가에서 제외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사이버펑크 2077>의 최근 평가도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 해당 시기 달린 리뷰도 게임 관련한 내용보다는 CDPR의 러시아 제재를 언급하며 부정 평가를 등록한 이용자가 대다수다. 특히 중국 게이머들의 부정 평가가 많다. 중국 외교부는 국제 사회의 러시아 규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최근 평가. 약 4000여 개의 부정적 평가가 갑작스럽게 생겨났다 (출처 : 스팀)
이런 모습이 보이고 있는 것은 <사이버펑크 2077>뿐만이 아니다. 러시아를 규탄하는 성명문을 공개하고, 1주일 간 수익금을 전액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폴란드 개발사 '11 비트 스튜디오'의 <디스 워 오브 마인>에도 러시아와 중국 게이머들의 리뷰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MS 산하 '343 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헤일로 인피니트> 에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했다. MS는 3월 4일 러시아 내 신규 제품 판매와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는 종종 정치 문제 등 게임 외적인 이슈로 인해 평점 테러가 발생하곤 한다. 2021년 9월에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시리즈의 최신작 <트루 컬러스>에서 티베트 망명정부의 국기가 등장해 중국 게이머들의 평점 테러가 이어진 바 있다. 당시 중국 게이머들은 티베트 망명정부의 국기 '설산사자기'를 당장 게임에서 제외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디스 워 오브 마인>과 <헤일로 인피니트>의 최근 유저 평가
부정 평가가 갑작스레 달린 날짜와, 게임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밝힌 날짜가 일부 일치한다 (출처 : 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