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티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닐 드럭만(Neil Druckmann)이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이하 라오어2)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에 답했다. 지난달 30일, 전 닌텐도 대표 레지 피서메이(Reginald Fils-Aimé)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게임에 대한 의견을 두고 싸우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고 밝힌 것이다.
닐 드럭만은 "게임이 좋건 나쁘건, 그것에 대한 의견을 놓고 다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어째서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가상의 인물에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게임을 만들었고, 믿고 있으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유저들이 게임을 싫어하건 좋아하건, 난 그것과 싸울 생각이 없다(That's their reaction and you don't fight that)"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비판이 게임 캐릭터를 연기한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닐 드럭만은 "게임의 실제 모델이 된 여배우는, 유저들의 비판으로 인해 끔찍하고 불쾌한 일을 당하고 있다"라며 "(유저들의 과한 비판은) 최대한 무시하되, 상황이 심각해지면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오어2> 스토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출시된 <라오어2>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라오어2> 발매 전, 닐 드럭만이 공개한 게임의 테마는 '증오와 복수'였다. 이에 따라 그는 <라오어2> 도입부에서 신규 캐릭터 '애비'가 '조엘'을 죽이는 장면을 통해 유저로 하여금 복수심에 불타는 '엘리'에게 감정 이입하게끔 유도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엘리 파트가 끝난 뒤 애비를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복수의 대상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불편하게 느낀 유저가 많았을뿐더러, 애비가 조엘을 죽인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녀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더해 '용서'를 전하고자 했던 게임의 엔딩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라오어2>는 출시 3일 만에 4백 만장을 판매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유저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닐 드럭만이 자신의 트위터와 각종 인터뷰를 통해 비판에 반박하는 발언을 이어감에 따라, 유저들의 반발 역시 거세지고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게임 디렉터와, 이를 납득할 수 없었던 유저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라오어2> 출시 전후로 닐 드럭만이 했던 발언이다.
# 당신이 다른 결과를 바랬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를 것이다. 6월 19일,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
/ I know you wish this were different. I wish things were different. But they ain't. On June 19 make them all pay. (5월 6일, 닐 드럭만 페이스북)
# 유저들은 이미 <라스트 오브 어스>를 통해 조엘, 엘리와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는 <라오어2>에서 이들을 비극적인 상황에 몰아넣고 유저들로 하여금 복수를 갈망하게끔 유도했다. 이후 엘리가 하려고 했던 복수처럼, 유저들은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애비를 조종하고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 You’re already connected to Ellie and Joel from “The Last of Us,” so we put them through a very tragic event, give you one look at a quest for revenge, and then shift to Abby in order to tell a mirror story of redemption that follows the person who — by killing Joel and avenging her father — has already accomplished what Ellie is trying to do, and is struggling to come to grips with it. (6월 22일, 인디와이어(IndieWire) 인터뷰 중)
# 팬을 사랑하지만, 일일이 비위를 맞춰줄 만큼 사랑하진 않는다.
/ We love and respect our fans immensely. But just in case it needs to be said... love + respect ≠ pander. (6월 27일, 닐 드럭만 트위터)
# 당신이 큰일을 하려고 하면, 팬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일정 수준의 증오와 독설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이를 사라지게 할 방법은 없다.
/ When you're doing something big, and you might disappoint fans, there is a cost to it now. Which is, you're going to get a certain level of hate, a certain level of vitriol that you just have to deal with. There is no other way to make it go away. (6월 30일, 레지 피서메이와의 팟캐스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