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염소, 벌, 노숙자, 수술, 도둑…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시뮬레이터 게임으로 만들어진 적 있는 일상적 소재라는 점이다.
‘누가 더 황당한 소재를 찾는가’ 경쟁이 된 듯한 시뮬레이터 장르 안에서도 꽤 독특한 작품이 새로 등장했다. <섀도우 워리어> 시리즈로 유명한 인디게임 퍼블리셔 디볼버디지털(이하 디볼버)이 12일(현지시간) 출시한 <디볼버랜드 엑스포>가 그 주인공이다.
스팀을 통해 무료 배포된 <디볼버랜드 엑스포>의 게임설명에는 “연례 디볼버랜드 행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취소된 뒤, 버려진 행사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1인칭 ‘마케팅 시뮬레이터’”라고 적혀 있다.
‘마케팅 시뮬레이터’라는 노골적 표현에서 알 수 있듯, 플레이어는 게임 안에서 <섀도우 워리어 3>, <캐리온> 등 디볼버 신작 전시장을 체험하게 된다. 인디게임 퍼블리셔 디볼버로서는 고육책일 수도 있다. 디볼버는 전세계 게임쇼를 돌며 인디게임 부스를 통해 유저들을 만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대부분 게임쇼가 취소되거나 온라인 형태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디볼버와 유저의 접점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이런 아쉬움은 유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통해 부스를 감상하고 게임쇼 특유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반가운 요소다.
하지만 단지 가상 전시장을 누비는 것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다. <디볼버랜드 엑스포>는 첨단 보안시스템을 잘 피해가며 준비된 영상(트레일러, 게임플레이 데모 등)과 숨겨진 비밀을 모두 찾아내야 하는, 잠입 액션 게임 같은 특징을 갖추고 있다.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스팀에는 벌써 3,000여 개 평가가 달렸고 이 중 90%는 ‘긍정적’이다. 유저들은 ‘홍보용인 것은 명백하지만 그럼에도 재미있다’, ‘예상보다 좋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