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에 노동조합 'XL ReBoot'가 생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은 14일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세 번째 게임사 노동조합. 이들 노동조합은 현재 네이버지회, 카카오지회와 함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로 활동 중이다.
엑스엘게임즈는 2003년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만든 송재경이 설립한 게임사다. <달빛조각사>, <아키에이지>, <문명 온라인> 등을 만든 곳으로 올해 2월 11일 카카오게임즈가 지분 53%를 인수하면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로 편입됐다. 엑스엘게임즈를 자회사로 확보한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엑스엘게임즈는 송재경 대표를 필두로 쟁쟁한 개발자들이 포진해 MMORPG 개발력을 갖춘 중견 개발사로 평가된다. 서류상 등록된 사원 수는 작년 기준 424명.
XL ReBoot는 14일 사옥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IT위원회도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엑스엘게임즈 노동자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했다. 이하 노동조합의 선언문 전문.
엑스엘게임즈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엑스엘의 성장을 함께하는 직원들은 어떤가요?
회사의 변화와 상관없이 나쁜 관행은 유지되었고 노사의 신뢰는 깨져 있습니다.
엑스엘은 사실상 포괄임금제입니다.
근태 시스템 없는 재량근무제는 52시간 초과근무의 원인이 되었고, 지속적인 야근 끝에 제대로 된 휴식과 수당을 지급 받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엑스엘은 경영진에게만 행복한 기업입니다.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어 경영진들에게는 수많은 금전적 이득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중소기업 자격 상실로 소득세 감면 혜택이 없어지고, 프로젝트의 폐지로 인한 고용불안과 불신만 남았습니다.
유명무실한 정년 65세. 정규직이란 무엇인가요?
엑스엘게임즈의 취업규칙 55조 "직원의 정년은 만 65세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퇴직에 대한 선택을 늘 강요 받아왔습니다.
이제 엑스엘에는 노동조합이 필요합니다.
엑스엘은 대기업에 편입되어 한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임직원 모두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합법적인 노동환경을 만들어 노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엑스엘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우 여러분!
회사가 존중과 배려가 부족하다 느낀 적 있었나요?
우리의 요구는 회사의 사정으로 늘 무시당하지 않았나요?
이제 우리의 정당한 목소리를 대변할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부당하고 일방적이라도 개인이 혼자 저항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노동조합을 통해 서로의 울타리가 되고, 힘을 모아 하나의 목소리로 행동한다면 현실을 바꾸고 우리의 자존감과 권리도 지켜낼 수 있습니다.
모두의 힘을 모아 노사가 함께 성장하는
엑스엘게임즈를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