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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심즈4’ 서바이벌 프로그램, 심즈의 확장일까? 흑역사의 탄생일까?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게임대회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방송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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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체리폭탄) 2020-07-14 16:40:58

<심즈> TV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방송 시작 전부터 뜨거운 논란이다. 호불호가 갈린다.


반대파. 벌써부터 <심즈> 시리즈의 흑역사가 될 거라 우려한다. 방송에서 <심즈> 플레이어가 유치하게 묘사될까 봐 걱정한다. <심즈>를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은 마라탕과 버블티를 섞어 먹는 것보다 이상하다고 본다.

찬성파. <심즈> 세계의 확장을 환영한다. <심즈>는 본래 목적이나 결론이 없고, 유저들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심즈> 고유의 매력이 블로그와 유튜브를 거쳐 TV까지 확장한다고 본다. 

대체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나오길래 이렇게 호불호가 갈리는 걸까. EA가 이번에도 괴물을 만들어낸 걸까? 아니면 팬덤의 지나친 걱정일까?



7월 9일 EA는 <심즈 4> 기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심즈 스파크드>(The Sims Spark’d)를 발표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열두 명은 <심즈 4>를 활용해 여러 경쟁을 펼친다. 최종 우승자는 상금 10만 달러를 받는다.

<심즈 스파크드>(TBS) 진행방식은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셰프>와 비슷하다. 참가자는 오프라인 무대에 모여 각자 팀을 꾸린 뒤, 주어진 주제에 따라 컴퓨터에서 심과 집 인테리어 등 꾸며야 한다. 심사위원이 이를 평가해 몇몇은 다음 대결로, 몇몇은 집으로 보낸다.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바이벌 TV 프로그램 포맷에 <심즈 4>를 얹은 셈이다.

<심즈 스파크드> 평가 방식이 파격적이다. 심 꾸미기와 집 인테리어는 기본 평가 요소지만 심사위원에게 좋은 평가를 얻으려면 결과물에 스토리텔링을 추가해야 된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결과물보다 감동적이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곧 첫 방영을 앞두고 있는 <심즈 스파크드>, 과연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이에 대해 <심즈 4>에 공정하게 진행할 경쟁요소와 객관적 평가요소가 없어서 택한 고육책이라는 비판이 있다. 애당초 <심즈 4>는 캐릭터 만들고 집 꾸미는 일에 몰입하는 게임이지 타 플레이어와 경쟁을 염두에 둔 게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참여자의 스트리텔링 능력을 경쟁하는 것도 괜찮다는 견해도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이야기’는 <심즈> 시리즈의 매력이다. <심즈>만의 매력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방식으로 대결하는 것을 더 환영한다. 

팬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EA와 TBS는 <심즈 스파크드>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 <심즈> 시리즈 GM 린제이 피얼슨(Lyndsay Pearson)은 The Verge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희망했다.

“<심즈> 커뮤니티만의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점이다. <심즈 스파크드>를 통해 <심즈>만 가지는 특별함을 더 흥미롭게 발전시켜 보려 한다.” 

심에 대한 이야기와 창작 계기가 좋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출처: <심즈 스파크드> 트레일러)

앞서 말한 것처럼 팬의 반응은 호불호로 갈린다. “<심즈4>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참신한 시도고 <심즈> 커뮤니티만의 문화를 더 발전시킬 기회”라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도 있다. 

기존까지 블로그나 개인 유튜브를 통해서만 다뤄지던 <심즈>만의 스토리텔링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는 점 때문이다. 더 나아가 <심즈>를 활용해 더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는 초석이 될지 모른다. <심즈>시리즈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될 여지는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DLC 관리와 게임 콘텐츠 추가가 더 급한 상황인데 이런 TV 쇼를 볼 이유는 없다. 이미 유튜브에서 충분히 보고 있는 내용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팬도 있다. 

이는 서바이벌 TV 쇼 포맷에 <심즈>라는 요소를 추가하기만 한 점 외에는 흔하디흔한 미국 TV 프로그램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심사위원에게 감동있는 사연만 설명하고 경쟁다운 경쟁은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심즈 스파크드>처럼 평가 기준이 모호할수록 의혹이 쉽사리 지지 않는다.

EA와 TBS의 희망대로 <심즈> 시리즈를 새롭게 즐길 방법을 보여줄 작품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심즈> 시리즈의 흑역사로 남게 될 것인지는 다음 주 <심즈 스파크드>의 첫 방송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심즈 스파크드>는 미국 동부 표준시를 기준으로 7월 17일부터 8월 7일까지 매주 오후 11시에 TB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