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어드벤처 게임 <가디언 테일즈>. 흔치 않은 도트 그래픽, 탐험과 수집의 재미, 각종 밈(meme)에 대한 뛰어난 이해와 패러디까지 두루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은 게임에 특정 표현이 사용됐고, 또 그것을 '잠수함 패치'(수정 내용을 유저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진행하는 패치를 뜻한다)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에 반발한 유저들이 생기자 3일 카카오게임즈는 사과했다.
대사 수정과 관련한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달 30일 <가디언 테일즈>에는 새 이벤트 스테이지 '기사, 학교의 가다'가 추가됐다. 여기 들어간 대사 하나가 문제가 된 것인데, 글로벌판에 "You whore"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이 한국판에는 "걸레 같은 년"으로 번역됐다. 이같은 표현이 발견되자 "차별적인 단어", "12세 이용가 게임에 부적절한 표현" 등 비판이 있었고,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스크립트를 "광대 같은 게"로 수정했다.
유저들은 대사를 수정한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 아울러 패치가 진행된 것과 비슷한 시점에 접속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 일요일이었던 2일 오전, 주말을 맞아 <가디언 테일즈>에 접속하려던 이들은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다.
2일 오후, 카카오게임즈는 "진행된 패치는 문자열만 수정하는 간단한 내용으로 별도의 서버 점검이 필요없는 무점검 패치였고, 이후 예기치 못하게 접속 불안정 현상이 발생된 점은 사과드린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특정 단체의 요청이나 요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유저들은 ▲ 'whore'를 '광대'로 의역한 까닭 ▲ 게임패드 인식률 버그를 비롯해 유저들이 문제시한 사안에는 늦게 대답하고 이번 일은 빠르게 처리한 이유 등을 되물었다. 온라인 상에서 <가디언 테일즈> 유저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았다. 일부는 항의 차원에서 "그간 지불한 재화를 모두 환불하자"는 주장까지 폈다.
이에 3일 오후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 명의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이하 전문.
안녕하세요. 가디언 테일즈의 사업본부장 이시우입니다.
가디언 테일즈 서비스 중 운영 미숙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이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희 모두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가디언 테일즈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여러분들의 진심을 미쳐 헤아리지 못하였으며, 심지어 부족한 대응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이 부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저희는 사전에 공지 없이 임의로 본래 게임의 시나리오 대사에 수정을 가하였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단어로 변경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아울러 이런 과정에 대해 빠른 소통을 하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간 게임 내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해 빠른 수정이나 공유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게임 내에 불건전 언어가 아닌 것들까지 금칙어로 선정한 점 역시 문제였습니다.
앞으로는 사전 공지를 통해 어떠한 작은 패치라도 미리 반드시 사전에 여러분들께 안내드리겠습니다. 기존에 잘못 변경한 대사는 시나리오의 흐름에 맞도록 빠른 시일 내에 재 수정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본래의 창작 의도를 존중하며 여러분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금칙어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재정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강력한 내부 교육 및 정비를 통해 유사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함을 약속드립니다.
기존 가디언 테일즈의 문제점들에 대해 빠른 소통과 점진적 개선도 약속드립니다. 예를 들어 불편한 기능의 개선, 성장의 어려움이나 재화의 부족함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또한 여러분들의 건의 사항을 최우선으로 검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개선에 대한 계획과 일정은 빠른 시일 내에 추가적인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드리겠습니다.
가디언 테일즈에 보내주신 많은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에 부응하지 못한 미숙한 모습을 보여드린 점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가디언 테일즈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의 입장을 헤아려 서비스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편향된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재차 선언했다. 또한 논란이 된 대사에 대해 창작 의도에 맞춰 수정할 것을 약속했다. 그간 게임 내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해 빠른 수정이나 공유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강력한 내부 교육 및 정비를 통해 재발을 막겠다고 이야기했다.
'게임 내에 불건전 언어가 아닌 것들까지 금칙어로 선정한 점'도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가디언 테일즈> 내에서 보이루는 금지어인데, 이 단어를 '(BJ)보겸+하이루'으로 보는 입장과 성차별적인 단어로 보는 입장이 갈린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사과문과 함께 <가디언 테일즈>에서 6,000젬 등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