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은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따라서 롤드컵은 현재 가장 ‘강력한 메타’와 챔피언을 파악할 수 있는 장으로 꼽히곤 하죠. 향로가 지배했던 2017 롤드컵이나 교전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정답임을 증명한 2019 롤드컵이 좋은 예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롤드컵에서는 어떤 챔피언이 대세로 떠오르게 될까요? 10.19 패치로 진행된 플래티넘 티어 이상 솔로랭크 데이터와 27일까지 진행된 롤드컵 플레이-인 1라운드 '챔피언 밴픽 데이터'를 비교하는 한편, 그 차이와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으며, 본문에 사용된 솔로랭크 데이터는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10.19 패치로 진행된 게임을 기반으로 합니다.
솔로 랭크에서 가장 높은 티어로 분류된 탑 챔피언은 ‘마오카이’입니다. 마오카이는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10.19 패치로 진행된 게임에서 무려 53%가 넘는 승률을 기록하며 탱커의 위용을 뽐냈습니다. 물론 픽률(8.24%)이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마오카이가 기록한 승률은 탑으로 출전한 55개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반면 플레이-인 1라운드를 지배한 건 ‘오른’이었는데요.
오른의 솔로랭크 픽률은 5.65%에 불과한 데다가 승률 역시 49.3%으로 썩 좋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오피지지는 오른을 솔로랭크 3티어, 13순위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인에서의 오른은 5회 출전해 전승을 달리며 '압도적인' 패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팀원 간의 합을 맞출 수 있는 대회와 홀로 움직여야 하는 솔로랭크의 차이가 수치로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솔로랭크와 플레이-인 1라운드를 모두 관통한 챔피언도 있습니다. 바로 카밀입니다.
솔로랭크에서 준수한 픽률(11.1%)과 승률(50.2%)을 기록한 카밀은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도 무려 8번이나 등장해 63%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라인에서 어떤 챔피언을 상대하더라도 무난히 받아낼 수 있는 선픽 카드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인 셈입니다.
'그레이브즈'는 솔로랭크와 플레이-인 1라운드를 모두 지배한 정글 챔피언이었습니다.
그레이브즈는 솔랭에서 꽤 높은 픽률(17.19%)을 기록했음에도 50%를 상회하는 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밴률도 25%에 달합니다. '난입' 룬을 통해 그레이브즈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플레이 패턴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레이브즈는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도 이러한 강점을 활용, 4번 출전해 전승을 기록했고 밴도 무려 9회나 당했습니다.
릴리아와 니달리 등 AP 정글러들의 강세도 눈에 띕니다. 두 챔피언은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각각 14회, 10회나 밴되며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는 AP 챔피언을 정글러로 배치하는 이른바 ‘1AP 전략’이 대회에서도 종종 활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면 솔로 랭크에서 25%라는 높은 픽률을 기록한 리 신은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1승 2패에 그쳤고, 솔로 랭크 1티어, 4순위 정글러로 꼽힌 에코 역시 2회밖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에코의 경우 초반 정글링이 빠르고, 갱킹 능력도 준수한 데다가 변수 창출에도 능한 만능카드인 만큼 향후 강팀 간의 경기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플레이-인 1라운드를 지배한 건 <리그 오브 레전드>를 대표하는 마법 대미지 챔피언, ‘오리아나’였습니다. 오리아나는 78%의 밴픽률에도 6전 전승을 기록하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는데요. 이에 따라 미드 오리아나는 탑 오른과 함께 플레이-인 1라운드를 가장 뜨겁게 달군 ‘필승 카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AD 챔피언을 미드로 활용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루시안과 세트는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각각 4번씩 출전해 50%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렸던 ‘1AP 전략’에 따라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강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신드라(3승 1패)의 분전도 눈에 띄었습니다.
반면 LCK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트페와 아지르는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미드 트리스타나 역시 픽 자체는 신선했지만 조이와 루시안을 상대로 전패하며 큰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죠.
반면 솔로랭크는 ‘제드’의 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제드는 12%에 달하는 픽률에도 51%라는 고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최고의 미드 챔피언이라고 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좋은 수치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10.14 패치에서 제드가 받은 ‘그림자 투사체 속도’, ‘쿨타임’ 버프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회에서는 암살자를 활용하기 힘든 만큼 아직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는 오피지지로부터 솔로랭크 1티어로 분류된 사일러스와 아칼리도 마찬가지인데요. 물론 사일러스의 경우,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미드 포지션으로 2차례 기용되긴 했지만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아칼리는 아예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픽률 10.04%, 승률 51.52%로 솔로랭크 1티어, 3순위로 분류된 ‘요네’는 글로벌 벤으로 인해 이번 롤드컵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원거리 딜러에 대해 살펴봅시다.
서포터는 솔로랭크와 플레이-인 1라운드 간 가장 큰 온도차를 보인 포지션입니다.
궁극기 ‘운명의 소용돌이’를 통해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는 바드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바드는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높은 빈도(5회 출전, 6회 밴)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승률(40%)은 좋지 않지만,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그 입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솔로랭크에서는 3티어 서포터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바드의 픽률(5.30%)은 라칸보다도 낮습니다. 물론 바드는 1~3티어 서포터 챔피언 중 가장 높은 승률(52.13%)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픽률이 낮다는 점으로 미뤄보아 점차 ‘장인 챔피언’화 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그만큼 바드의 난이도가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말이죠.
반면 솔로랭크에서 1티어로 분류된 판테온과 쓰레쉬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1번밖에 활용되지 않았을 정도로 ‘비주류’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두 챔피언이 솔로랭크에서 1티어, 1~2순위로 분류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충격적인 격차인데요. 이는 판테온과 쓰레쉬가 가진 특성에 기인한 결과로 보입니다.
판테온은 라인전에서 강점을 발휘해 주도권을 잡고, 궁극기 ‘거대 유성’으로 다른 라인을 풀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는 카드입니다. 하지만 초반 이득을 보지 못하고 라인전에서 손해를 볼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으로 인해 프로 경기에서는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쓰레쉬는 아군 구조는 물론, 그랩을 통한 변수 창출도 가능한 '육각형 서포터'로 꼽히지만 확실한 강점이 없는 애매한 챔피언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쓰레쉬는 불리한 경기에서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챔피언으로 불리기도 하죠. 쓰레쉬가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잘 활용되지 않은 이유입니다.
2020 롤드컵은 이제 막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그간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변방 국가 팀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