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최된 <리그 오브 레전드> 10주년 행사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게임이 있다. 바로 모바일 버전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다. 당시 <와일드 리프트>는 단순히 PC 버전을 모바일로 이식한 대신, 플랫폼에 맞는 인게임 변화와 그래픽 개선 작업 등 '업그레이드'에 가까운 변화를 선보이며 많은 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10월 8일, 마침내 <와일드 리프트> 한국 지역 클로즈 베타 서비스가 시작된다. PC 버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으로 가득 찬 <와일드 리프트>는 과연 한국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브라이언 피니(Brian Feeney) 게임 디자인 총괄과 <와일드 리프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와일드 리프트>는 모바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세간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저들은 원작과 동일하게 탑, 미드, 바텀 라인과 중립 몬스터가 존재하는 정글에서 게임을 펼치며 다양한 버프를 제공하는 드래곤과 바론을 두고 상대와 경쟁하게 된다. 물론 플랫폼이 바뀐 만큼 가상의 패드를 활용해 플레이해야하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원작과 거의 동일한 셈이다.
물론 눈에 띄는 변경 점도 존재한다.
먼저 <와일드 리프트>의 맵은 PC 버전과 전반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전반적인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이름 역시 '소환사의 협곡'이 아닌 '와일드 리프트'로 변경됐다. 또한, 칼날부리에 존재한 작은 몬스터의 개수가 줄어드는 등 정글 구성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이에 더해 '바다 드래곤'의 경우 잃은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버프를 주는 PC 버전과 달리, 물리 및 마법피해 흡혈 효과를 부여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경기의 향방을 가르는 드래곤은 원작과 달리 게임당 하나의 원소 드래곤만 등장하며, 장로 드래곤은 해당 원소 효과를 증폭시킨 '원소 장로 드래곤' 형태로 구성됐다. 이에 더해 억제기와 억제기 타워가 통합되는 한편, 기존에 존재한 2개의 넥서스 타워를 대신해 넥서스가 스스로 공격 기능을 갖춘 점도 PC 버전과 <와일드 리프트>의 차이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챔피언은 어떨까. 2020년 10월 6일 기준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총 151개 챔피언이 존재한다. 다만 <와일드 리프트>의 경우, 베타 테스트 기준 42개의 챔피언을 플레이할 수 있다. 다음은 베타 테스트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챔피언 목록이다.
챔피언 스킬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기본적으로 PC 버전에서 각 챔피언이 갖고 있던 고유의 색깔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짧아진 게임 시간과 줄어든 맵 크기에 맞게 몇몇 스킬의 구조가 변경됐다.
적중한 상대를 기절시키는 애쉬의 궁극기 '마법의 수정화살'을 예로 들어보자. PC판의 경우, 한 번 궁극기를 사용하고 나면 화살의 시전 방향을 수정할 수 없다. 하지만 <와일드 리프트>에서는 스킬을 사용한 뒤에도 유저가 화살의 이동 경로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바이의 '찌그러뜨리기', 트페의 '속임수 덱'과 같이 순수 기본 지속효과만 부여하는 스킬의 경우 사용 효과를 부여해 달라진 플랫폼에 대비하고자 했다.
브라이언 피니는 "일단 베타 시점에는 대중적이면서도 모바일 조작 체계에 알맞는 챔피언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또한, 모바일 이식 과정에서 우리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야스오, 제드 등도 출시 명단에 포함시켰다"라며 "추후 더 많은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와일드 리프트>를 위한 신규 아이템도 추가된다. '종말의 겨울'은 여신의 눈물을 조합해 만들 수 있는 탱커용 아이템으로 CC기를 적중시키면 보호막을 부여한다. 또한 소라카와 나미 등 치유형 서포터를 위해 설계된 '조화로운 메아리'는 원작에 존재하는 AP 딜러용 아이템인 '루덴의 메아리'와 비슷한 구조를 띤다.
모바일 환경에 맞는 조작 체계도 제공된다.
화면 좌측에는 챔피언을 움직일 수 있는 가상 컨트롤러가, 우측에는 챔피언들의 스킬 아이콘과 기본 공격 버튼이 배치된다. 또한 와드와 렌즈 등 보조 도구들은 스킬 버튼 위 쪽에 자리한다. 별도의 가상 컨트롤러를 통해 스킬 사용 및 적의 갱킹을 대비해 주변 시야를 넓게 확인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사거리가 긴 스킬을 사용하면 시점을 자동으로 이동시켜 유저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돕는다. 이즈리얼의 '정조준 일격'이나 직스의 '지옥 화염 폭탄'의 경우 Picture in Picture 기술을 통해 스킬이 시전된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PC판에는 존재하지 않는 <와일드 리프트>만의 특징인 셈이다.
다음은 브라이언 피니, 밴 포브스(Ben Forbes) 커뮤니티 담당과 기자들이 나눈 질의응답이다.
모바일 게임, 특히 MOBA 장르의 경우 PC 게임에 비해 탈주하는 유저가 훨씬 많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나? 몇몇 게임들은 탈주자의 자리에 AI를 넣기도 하는데.
브라이언 피니: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AI를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유저가 이탈한 자리를 AI로 대체하거나 몇 분간 대신 플레이하게끔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챔피언 리메이크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하다. 이를테면 문도의 경우 곧 리메이크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9월 16일 공개된 와일드 리프트 영상에서는 (구)문도로 등장했다. 향후 본편과 똑같이 리메이크 과정을 밟을 예정인지, 아니면 구버전 그대로 유지할 건지 궁금하다.
브라이언 피니: 좋은 질문이다. PC 버전에서 대규모 챔피언 업데이트가 진행될 경우, <와일드 리프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물론 같은 날 패치가 진행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와일드 리프트>에서도 같은 변경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 영상에서 <와일드 리프트>의 플레이 타임을 PC보다 짧게 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한데.
브라이언 피니: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앱을 실행한 뒤 챔피언을 고르고 게임을 시작해 끝내기까지의 과정을 30분으로 잡고, 순수 게임 플레이 타임은 15~20분 정도로 잡았다. 그러다 보니 변경할 부분이 굉장히 많더라. 미니언 이동 속도나 생성 시점 등 세부적인 디테일도 신경 써야 했다.
단순히 라인을 관리하는 단계, 미드에 모이고 한타를 하는 과정 등을 걷어내면 시간을 쉽게 줄일 수 있었겠지만, 기존 <리그 오브 레전드>의 흐름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모바일 MOBA는 조작의 한계로 인해 정교한 컨트롤보다 운영으로 승부가 갈리곤 한다. <와일드 리프트>는 컨트롤의 재미를 어떻게 살렸는지 궁금하다.
브라이언 피니: 특별히 재창조한 부분은 없다. PC 버전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있는걸 그대로 구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래시를 활용한 스킬 콤보 등 원작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장면을 <와일드 리프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간소화된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자르반은 깃발-창 콤보로 적을 에어본시키려면 정확한 지점에 깃발을 꽂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와일드 리프트>의 경우, 정확히 깃발을 꼽아야 하는 것까지는 동일하나 깃발 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깃창' 스킬을 다른 버튼으로 분리하는 대신 '같은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콤보가 진행되게끔 단순화'했다.
다양한 모바일 MOBA가 존재하는데, <와일드 리프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브라이언 피니: 많은 분께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험을 모바일에서도 즐기고 싶다고 하신 만큼, 우리는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와일드 리프트>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 따라서 깊이 있고 의미 있는 게임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씀드린 전략적인 부분이라던가 섬세한 스킬 활용이 가능한 점도 <와일드 리프트>의 강점이다.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브라이언 피니: 마침내 많은 분께 <와일드 리프트>를 공개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진 알 수 없지만, 부디 많은 분께서 직접 플레이해보셨으면 좋겠다. 또한 하루빨리 유저분들의 멋진 플레이를 영상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항상 감사드리며, '와일드 리프트'에서 기다리겠다.
밴 포브스: 라이엇 게임즈는 개발 과정에서 항상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유저분들은 지금껏 <리그 오브 레전드>에 많은 관심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내주셨다. 부디 <와일드 리프트>가 한국 유저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