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 시리즈X는 차세대 콘솔기기로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죠. 그러한 성능을 받쳐주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그중 '퀵 리즘(Quick Resume)'과 하위호환은 유저의 게임 경험, 그리고 플레이 방식을 좀 더 폭넓게 해줄 것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한국에서 Xbox 시리즈X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매체로 선정되어 그간 기기를 이리저리 만져봤습니다만, 두 기능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정말 대단했어요. 추후 정식 론칭하고 다양한 타이틀이 쏟아지게 되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퀵 리즘과 하위호환을 체험해 본 영상은 Xbox MVP신 유정군 님과 촬영한 것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위호환에 대한 시간이나 비포어 앤 애프터 같은 비교는 이미 많은 해외 언론에서 다뤘기에, 이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을 예정입니다. 본 기사는 위 기능에 대한 이용 소감, 이후 생각해볼 수 있는 것만 정리했습니다.
※ 본 기사는 리뷰가 아닌, 비최종적인 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식 버전 또는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변경되거나 개선될 수 있음을 밝힙니다.
# 퀵 리즘,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당시 그대로, 매우 빠르게 이어준다
먼저 퀵 리즘부터 살펴보죠. 우리가 보통 한 게임을 실행하다가 다른 게임을 한다고 가정할 때, 그 사이에 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모바일 OS가 발전하며 '최근 앱' 버튼으로 과거 이용한 다른 앱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기는 하지만, 콘솔에서는 아직은 낯선 기능이죠.
우리는 새 게임을 위해 이용하던 게임을 안전하게 종료해야 하고(세이브를 안하면 안되죠), CD를 꺼내서 교체해야 합니다. 다운로드한 게임이어도 CD 교체 시간이 줄기는 하지만, 이용 중인 게임을 종료한다는 것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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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새 게임을 실행하면 익숙한 회사 로고와 함께 메인 화면, 불러오기와 함께 로딩화면을 봐야 합니다. 과거 카트리지 방식이었다면 롬 팩이 인식되지 않아 입으로 불며 청소를 하는 시간까지 더해지겠네요.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런 불편함을 반복해왔습니다. 제법 익숙해졌죠.
퀵 리즘은 이러한 과정 자체를 없애버린, 그야말로 '획기적인' 기능입니다. 많은 곳에서 실험한 영상을 보셨겠지만 유저는 게임을 이용하는 도중 다른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 바로 다른 게임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사이드 바 UI에 있는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7>로 퀵 리즘 전환을 하는 모습.
위 영상을 보면 과정이 매우 짧아졌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과거 Xbox One에서 사용하던 것과 같이 홈 버튼으로 사이드 바를 불러낸 후 원하는 게임을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Xbox One에서는 사이드 바로 게임을 바로 선택할 순 있어도 다시 게임을 불러내고, 인트로와 메뉴 선택, 로딩 화면 등을 봐야 했기에 게임을 바로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퀵 리즘이 Xbox 시리즈X에 도입되면서 사이드 바도 유저가 다른 게임으로 빠르게 넘어가고자 하는 목적에 좀 더 부합하게 됐습니다.
물론, 퀵 리즘이 사이드 바에 있는 게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영상과 같이, 보유한 어떤 게임에도 선택만 하면 이동할 수 있거든요. CD로 보유한 것도 마찬가지로 퀵 리즘이 적용됩니다. 게임 설치가 미리 되어 있으면 다운로드한 게임과도 빠른 게임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원을 껐다가 켜도 퀵 리즘은 실행됩니다.
보유 게임 목록으로 이동, <포르자 모터스포츠7>로 퀵 리즘 전환을 하는 모습.
# Xbox 유저의 플레이 환경을 개선시켜줄 핵심 기능
퀵 리즘 기술의 원리는 'Xbox 벨로시티 아키텍쳐(이하 XVA)'에 있습니다. 차세대 Xbox에 선보이는 기본 구성 요소로, 간단히 말해 세대를 거듭하며 늘어나는 용량과 처리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죠.
참고로 XVA는 퀵 리즘 외 게임의 전반적인 처리속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오픈월드 게임이나 <파이널 판타지15>, <레드 데드 리뎀션2>나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같이 타이틀 초기 로딩시간도 대폭 줄여주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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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Xbox 시리즈X에서는 홈메뉴로 전환하거나 다른 게임으로 전환할 때 플레이 중인 게임은 최대 절전모드로 됩니다. 이렇게 플레이된 게임들은 활성화된 램에 저장된 게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유저가 다시 게임을 선택하면 불러들이는 거죠.
프리뷰 버전이기도 하고 또 저장 상태에 따라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퀵 리즘이 유저의 플레이 환경을 매우 개선시켜줄 것이라는 부분에는 확신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종료하기 위해 특정 장소까지 가서 저장을 해야 하는 시간도 줄여주기에 싱글 플레이 게임의 경우 다른 게임을 플레이 하기 위해 반드시 저장해야 했던(혹은 특정 세이브 포인트까지 가야 했던) 압박을 조금 줄여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멀티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타 유저도 있기 때문에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요.
또, 하위호환 되는 모든 게임에도 퀵 리즘이 지원되기에 퀵 리즘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조하는, 생태계 장벽을 허물고 게이밍 히스토리를 잇는 경험을 돕기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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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box의 하위호환은 단순한 이전 세대 게임의 지원이 아니다
하위호환은 차세대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화두에 오르는 기능이었죠. 과거 기기들은 지원 여부가 큰 관심사였지만, 이번 9세대 콘솔로 넘어오며 Xbox 시리즈X에 한정해서 하위호환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기능으로 자리잡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좀 더 좋은 성능과 환경에서 Xbox 게임을 즐긴다' 정도가 적절하겠네요.
TIG가 체험한 Xbox 시리즈X의 프리뷰 버전은 아직 기기가 정식 출시가 된 상황이 아니기에, Xbox One부터 Xbox 360게임까지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정식 론칭 시점 기준 99% 이상 게임이 대응된다고 하니 <블루 드래곤>이나 <로스트 오디세이> 같은 추억의 이전 게임도 즐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 세대인 Xbox 게임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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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호환 게임은 기본적으로 지금과 다르게 해상도나 텍스쳐 퀄리티 등 여러모로 낮은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하위호환을 지원하며 Xbox 시리즈X의 성능을 충분히 지원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과거 게임 중 69개 게임이 네이티브 4K 이상 해상도를 지원한다고 하네요.
큰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페이블> 시리즈나 <비바 피나타> 등 Xbox 360 게임을 구동해봤는데, 10년 이상 된 게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게임의 퀄리티가 매우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트레일러는 영상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플레이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한 그래픽 향상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픽 외에 로딩 역시 매우 빨라진 느낌입니다.
Xbox 360 <페이블 애니버서리>와 <닌자 가이덴2>를 실행해봤는데, 게임을 클릭하고 개발사 로고화면으로 이동하기까지 15초 미만의 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Xbox 360 게임 역시 비슷한 수준의 로딩 시간을 보였습니다. Xbox One 당시 30초 가량 걸렸던 것에 비하면 매우 짧아진 거죠.
<페이블 애니버서리>와 <닌자 가이덴2>의 실행 후 로고 등장까지 걸리는 시간.
15초 미만으로 매우 짧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Xbox 360 게임도 클라우드 저장이 무료로 제공돼 중단했던 부분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과거 골드 멤버십 전용이었는데 이번에 전환됐다고 하네요. 꽤 잘 한 부분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하위호환 팀은 수천 개의 Xbox 게임에 대해 자동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이는 SDR(Standard Dynamic Range)만 제공됐던 게임에 AI 러닝 방식의 HDR을 자동으로 적용시켜주는 기능으로, 하드웨어로 활성화돼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AI로 적용되기에 인력 리소스를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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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클라우드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 게이밍 경험을 잇기 위한 핵심 역할
마이크로소프트는 꽤 오래전부터 이전 세대 게임을 지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을 향상시켜 왔습니다. 앞서 얘기한 AI 러닝 방식까지 도입하며 모든 Xbox 게임을 하위호환 할 수 있게 만든 상황은 단기간에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거죠.
어떻게 보면 '추억보정'이라는 단어가 매우 잘 어울리는 대목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고전 게임을 꺼냈다가 지금보다 낮은 퀄리티에 실망하는 것이 아닌, 지금 플레이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꽤 잘 보정된 그런 느낌 말이죠. 하위호환은 점진적으로 이뤄 놓은, MS가 새로운 관점에서 내놓는 차세대 게임 환경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하위호환은 작년 말부터 크게 화두가 되고 또 Xbox를 매우 유리한 환경에 놓이는데 일조한 X클라우드와 연결됩니다. 지난 9월 15일, Xbox 게임패스 얼티밋으로 통합되며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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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X클라우드가 단순히 Xbox 시리즈X와 Xbox One 게임만 지원했다면 이정도까지 반응을 얻지 못했을 거예요. 지속적인 하위호환 작업으로 쌓인 전세대 Xbox 게임을 대응하기에 서비스도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모바일부터 태블릿, PC, 콘솔 등 모든 플랫폼에서 말이죠.
X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랜 시간 노력 끝에 선보인 하위호환된 Xbox 게임을 좀 더 보편적으로 확산시켜 주는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X클라우드도 터치 컨트롤 지원 확대부터 라인업 확대가 좀 더 이루어질거고요. 여러모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