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OOTP 베이스볼> 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게임 회사 컴투스가 <OOTP 베이스볼> 개발사 OOTP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유저는 드디어 <OOTP 베이스볼>을 한글로 즐길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KBO 부분에 대한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5년 넘게 <OOTP 베이스볼>을 플레이해온 기자의 행복회로 역시 재가 돼버렸다.
향후 다양한 방면에서 컴투스와 협업할 OOTP는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까. OOTP CEO 마르쿠스 하인손(Markus Heinsohn)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OOTP 베이스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한편, 컴투스와 만들어갈 <OOTP 베이스볼>에 대한 각오도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OOTP는 1999년 설립된 독일 게임사로 PC 기반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 <OOTP 베이스볼>과 <프랜차이즈 하키 매니저>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 중 <OOTP 베이스볼>은 메이저리그(MLB)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한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매년 시즌 개막과 함께 새로운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엔 게임의 현실성을 인정받아 MLB 사무국과 손잡고 포스트시즌 예측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디스이즈게임: <MLB 더 쇼>나 <프로야구 스피리츠>와 달리 <OOTP 베이스볼>은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낯설어하는 유저도 많다. <OOTP 베이스볼>을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마르쿠스: <OOTP 베이스볼>은 선수를 직접 컨트롤하는 대신, 팀의 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스포츠 전략 게임이다. 따라서 우리 게임은 유저들의 전략적인 결정과 선수 로스터 관리는 물론 팀 재정 관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유저들은 <OOTP 베이스볼>을 통해 MLB 등 다양한 리그와 함께 가상 리그를 만들 수 있으며, 히스토리컬 리그(Historical League)를 통해 과거의 MLB를 체험할 수도 있다. 야구팬들에게 도전적인 플레이를 제공하는 게임으로 봐주시면 좋을 듯하다.
모바일 <OOTP 베이스볼>, <OOTP Go> 개발 현황은 어떤가? 기존에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했던 <MLB 매니저>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한데.
마르쿠스: 큰 문제 없이 개발 중이며 현재 최종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완성도가 올라가면 여러 테스트를 거쳐 런칭할 예정이다.
<MLB 매니저>와 비교했을 때 <OOTP Go>의 가장 큰 차이점은 <OOTP 21>과 동일한 코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소스 파일을 공유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또한, <OOTP Go>는 온라인 경쟁 모드 '퍼펙트 팀'에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등 <MLB 매니저>보다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 데스크탑과 노트북, 휴대폰과 태블릿 기기를 통해 동일한 퍼펙트 팀 계정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OOTP Go>가 데스크탑 버전과 완전히 같을 순 없지만, 중요한 기능들은 빠짐없이 갖추고 있을 것이다. <OOTP Go>는 무료 다운로드 앱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퍼펙트 팀과 가상 리그, 그리고 몇몇 히스토리컬 MLB 리그 또한 무료로 서비스 예정이다.
<OOTP 베이스볼>을 모바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한 부분은 무엇인가.
마르쿠스: 우리는 <OOTP Go>가 단순히 <OOTP 베이스볼>을 다운그레이드한 것을 넘어 도전적인 타이틀이 되길 바란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으로 변경되는 만큼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지만, 충분히 장기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특성상, 선수 성장(Player Development)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데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다.
마르쿠스: '선수 성장' 부분은 꽤 복잡한 구조를 띤다. <OOTP 베이스볼>의 선수 성장과 에이징(Aging) 알고리즘은 20년 넘게 개발 중인 만큼, 매우 현실적이며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갖고 있다. 이를테면 해당 알고리즘을 사용해 '새로운 기술을 되찾아 전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베테랑 선수' 등 다양한 '선수 성장'을 모델링 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실과 마찬가지로 이는 매우 드문 케이스다.
수많은 야구 게임을 만든 컴투스와 협업하게 됐다. <OOTP> 개발 과정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궁금한데. 몇몇 이는 경기 화면이 조금 더 리얼하게 구현되거나 라이선스 부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르쿠스: OOTP는 게임을 기획함에 있어 현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한편, 컴투스와 함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컴투스는 <OOTP 베이스볼>을 한국어 등 다른 언어로 번역할 수 있도록 도와줄 전문 현지화 팀을 구축하고 있음으로 새로운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어떤 구조로 협업을 진행하게 되는 건가? 또한, 이번 협약을 통해 어떤 것을 계획하고 있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간단히 말해달라.
마르쿠스: <OOTP 베이스볼> PC 버전은 지금껏 그래왔듯 매년 개선된 모습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모바일로 선보일 <OOTP Go>는 새로운 유저층에 '야구 전략' 장르를 소개하고 '퍼펙트 팀'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OOTP 베이스볼>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한글 패치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컴투스와 함께할 <OOTP 베이스볼>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마르쿠스: 사실 게임 구조보다는 좋은 번역을 위해 많은 양의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다만, 앞서 말했듯 컴투스는 훌륭한 현지화 팀을 보유하고 있어서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미 한글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현재 번역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또 한글 번역은 누가 담당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컴투스의 리소스를 빌린 건가?
마르쿠스: 맞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컴투스 현지화 팀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내년 봄 <OOTP 22>가 출시되기까지 이를 전부 번역하기엔 텍스트양이 너무 많다. 따라서 첫 번째 버전은 텍스트의 다양성을 100% 보여드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향후 한국 상황에 맞는 이벤트나 뉴스 카테고리에 대한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
컴투스와의 협업을 통해 어떤 부분에 도전해보고 싶나.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마르쿠스: 경험 많은 파트너가 생겼으니 지금의 게임 퀄리티를 유지함과 동시에 현지화와 특별한 신규 기능 추가에 도전해보고 싶다. 이를 통해 우리가 더 큰 시장에 어필할 만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자 한다.
<OOTP>를 바라보는 한국 팬들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다.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마르쿠스: <OOTP 베이스볼>을 MLB 게임플레이에 특화된 프랜차이즈로 만들 뿐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끔 컴투스와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