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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사전 테스트로 만난 미르4, 아쉬움과 기대감을 선사하다

미르4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편견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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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텐더) 2020-11-05 18:02:13

지난 29일, 위메이드가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 <미르4>가 사전 테스트를 통해 마침내 유저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미르4>는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인상적인 게임 구조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기자 역시 29일부터 이틀간 빠짐없이 <미르4> 사전 테스트에 참여해 게임을 플레이했다.

 

<미르의 전설>을 계승한 <미르4>는 사전 테스트 기간 동안 유저들에게 어떤 부분을 어필하고자 했을까. 직접 경험해본 <미르4>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3가지 요소를 정리해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깔끔'한 PC 클라이언트에 남은 진한 아쉬움

 

위메이드는 이번 사전 테스트를 통해 어느 정도 보편화된 방식으로 <미르4>를 배포했다. 

 

<미르4>가 크로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원스토어를 통해 <미르4> 다운로드를 배포함과 동시에 자사 홈페이지에서 PC용 클라이언트도 제공됐다. 이는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V4>, <R2M>, <원신>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다.

 

위메이드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미르4>의 휴대성을 살리면서도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그래픽 리소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PC 클라이언트를 준비,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러한 구성을 통해 모바일과 PC 버전 <미르4>를 다르게 운용하고자 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

 

물론 현재 게임 시장에는 블루스택 등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존재한다. 다만, <미르4>는 개발사가 공식적으로 PC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제공했다. 이에 더해 베타 테스트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서버 이슈'도 거의 없었다. 

  

'미르4' 사전 테스트에서도 대기열은 발생했다

  

 

PC로 플레이해본 <미르4>는 모바일 플랫폼에 비해 세밀한 조작을 가능케 했다. 여타 PC RPG처럼 키보드로 이동과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키 설정이 제공되는 것도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WASD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스페이스 바를 활용해 점프와 경공을 하는 한편, 숫자키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기존 모바일 게임과 같은 자동 시스템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미르4> PC 클라이언트는 조작키에 대해 별도의 튜토리얼을 제공하지 않는다. 게임 초반 '튜토리얼' 부분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 내용은 대부분 '가상 패드 활용'에 집중된다. 모바일에 관한 설명만 나오기에 키보드 설정이 되어있는지 알 방도가 없는 것이다.

 

<미르4>를 플레이한 기자 역시 '본능적으로' WASD 키를 누른 뒤에야 키보드로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심지어 스킬과 경공에 해당하는 키를 찾기 위해 일일이 자판을 눌러가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유저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못내 아쉬웠던 부분이다. 

 

PC 조작은 꽤 쾌적했지만, 튜토리얼 부재는 아쉬움이 남는다

  

 

# 장단점 확실한 '자동'과 '수동' 시스템

 

<미르4>는 여타 모바일 RPG와 마찬가지로 '자동' 시스템을 지원한다. 

 

따라서 유저들은 일일이 캐릭터를 움직일 필요 없이 버튼 하나로 게임의 전반적인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방치형 게임마냥 자동을 눌러둔 채 알아서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자동사냥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수동 조작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유저는 편의성과 효율성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어느 정도 짐작했겠지만, 자동 사냥은 일정 구간부터 한계를 드러낸다. 기본적으로 <미르4>의 전투는 1:1이 아니라 몰이 사냥에 가깝다. 스킬 역시 몰이 사냥에 적합한 '범위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유저들은 자동사냥을 통해 편의성을 도모할 수 있지만, 그만큼 물약 소모가 심한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

 

특히 정예 몬스터가 등장하는 단계에서 자동 사냥을 택할 경우, 극심한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 게다가 <미르4>의 스킬들은 전반적으로 쿨타임이 긴 편이다. 나와 상대의 전투력의 차이가 적을 수록 '자동 사냥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다.

 

따라서 <미르4>는 자동사냥 구간과 직접 조작하는 구간을 유저 스스로 설정하는 편이 좋다.

 

이를테면 스토리 진행 시 등장하는 퀘스트는 수동으로, 서브 퀘스트는 자동으로 플레이할 경우 효율성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 2~30여 개의 단순 사냥 퀘스트를 진행하는 '임무'는 레벨과 전투력만 받쳐준다면 마음 놓고 자동으로 방치해도 큰 문제가 없다. 채광이나 채집도 자동으로 설정해둔 채 방치하면 그만이다.

 

반면, 수동사냥의 메리트는 확실하다. 자동사냥의 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약간의 조작만 더해져도 손쉽게 전투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 사냥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 보이는 몬스터라 하더라도, 회피 시스템을 조금만 활용하면 손쉽게 클리어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특히 PC판 <미르4>는 모바일에 비해 조금 더 편한 조작을 자랑한다. 따라서 <미르4>를 PC에서 수동으로 플레이할 경우, 유저 스스로 스킬 쿨타임을 제어해가며 효과적으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물론 이것 역시 유저의 성향에 따른 선택이긴 하지만.

 

맞으면서 잡을 수도 있지만... 회피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 다양한 성장 옵션은 긍정적이지만, 과금 모델과 어떻게 연계될지는 미지수다

 

<미르4> 사전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캐릭터 성장 방법은 사냥을 통한 경험치 획득과 이를 통한 레벨업이다. 그리고 여기에 '채집'이라는 요소가 더해졌다. 자세히 구분하자면 '레벨업', '체질과 내공 수련', '장비 강화와 옵션 설정', '정령 수집'으로 나뉜다.

 

<미르4>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체질'과 '내공'이라는 항목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격과 방어 등 전투력과 직결되는 다양한 스탯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채집'이다. 특히 체질과 내공을 향상 시키려면 '영약'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일정량의 약초가 필요하다. 무협 게임을 표방한 <미르4>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유저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한다. 아이템 제작을 위해 필드를 돌아다니며 채광을 해야 하고, 약초 대신 진기가 흘러나오는 곳에서는 '운기조식'을 활용해 이를 루팅해야 한다. 

  

사냥 외에도 체질, 내공을 올리거나

  

운기조식을 채집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유저들은 '정령'이나 '무기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정령은 각기 다른 능력치를 갖고 있는 일종의 '소환수'로써, 최대 5개의 정령을 하나의 부대로 편성해 전투를 돕게끔 설정할 수 있다. 정령들은 그 종류에 따라 갖고 있는 색깔이 모두 다르다. 이를테면 회복에 특화된 정령이 있는가 하면, PVP나 PVE에 유용한 특수 능력치가 붙은 정령도 존재한다. 

 

'장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비들은 각기 다른 옵션을 갖고 있으며, 그 종류도 앞서 말했던 정령의 그것처럼 매우 다양하다. <미르4>에 '장비 강화'가 존재하며, +6부터 강화에 실패할 경우 해당 아이템이 파괴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준비해야 할 장비 가짓수는 크게 불어난다. 무기를 등록해 소멸시키는 대신 특정 항목을 완성하면 능력치를 올려주는 '도감' 시스템 역시 성장 옵션 중 하나다. 

 

분명 '성장'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기자 역시 사냥이 조금 질린다 싶으면 채집으로 전환해 여유롭게 전투력을 끌어올리곤 했다. 

 

심지어 <리니지>의 아인하사드와 유사한 '활력' 시스템을 통해 일정 시간 경험치와 전투력 버프를 받으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도 있다. 활력은 앞서 언급한 채집과 운기조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 굳이 유료로 활력을 보충하지 않더라도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다만, 게임을 플레이한 기간이 '<미르4> 사전 테스트'였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미르4>는 사전 테스트를 통해 치장성 아이템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과금 요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거래소 역시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앞서 말했던 다양한 '캐릭터 육성 방법'이 과금 모델과 어떻게 연계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채집, 채광에 있어서 거래 가능한 물품이 따로 등록되는 거로 보아, 거래량을 조절하고자 하는 시스템이 개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한 기간이 '미르4 사전 테스트'였음을 명심해야 한다

 

 

# 있을 건 다 있는 MMORPG, '미르4'를 기다리며

 

<미르4>는 사전 테스트를 통해 기자는 물론, 많은 유저에게 여러 가지 인상을 남겼다. 누군가는 자동으로, 또 다른 이는 수동으로만 <미르4>를 플레이했을 것이다. 그만큼 <미르4>를 바라보는 유저들의 감상도 제각각이다. 실제로 각종 커뮤니티에는 <미르4>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뒤엉키고 있다. 

 

사실 <미르4>는 '있을 건 다 있는 MMORPG'의 모습을 띤다. 

 

특별히 맛있는 반찬은 없지만 유별나게 맛없는 반찬도 없는 '기사식당' 같은 느낌이랄까. <미르4> 역시 유별나게 모나거나 부족한 부분은 없지만, 동시에 아주 특별하고 색다른 콘텐츠가 존재하는 건 아니었다. <미르4>를 통해 아주 평범한 '기사식당'을 떠올린 이유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르4>는 사전 테스트 중 간혹 '불안정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를테면 모바일로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강제 종료되거나 자동이동 시 캐릭터가 특정 지역에 갇히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인벤토리가 비어있음에도 꽉 찼다는 메시지가 뜰 때도 있었다.

 

무협의 백미인 '경공'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당초 <미르4>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경공은 2단 도약과 비행에 가까운 시스템을 가진 만큼 이동의 제약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사전 테스트를 통해 직접 체험해본 '경공'은 생각보다 불편했다. 특히 경공 활용 시 방향 전환이 불가능하며 오직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은 '경공'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미르4 언박싱 콘텐츠에 참여한 랑쯔 역시 경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출처: 위메이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르4>는 충분히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만한 게임이다. 

 

무협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는 무난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 같은 느낌을 갖고 있었고, 이를 구현한 언리얼 엔진4 그래픽과 연출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게임 초반 '자동'으로만 진행했던 전투는, 후반으로 갈수록 수동 전투를 해야 할 당위성을 부여하며 나름의 재미를 선사했다.

 

게다가 유저 스스로 단서를 찾아 클리어해야 하는 '기연 퀘스트'는 자동이나 방치형 게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요소로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성취감도 충분했고.

 

사전 테스트를 통해 밸런스와 서버 안정성을 점검한 <미르4>는, 8일 소수 유저를 초대해 간담회를 진행하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귀담아듣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올해 하반기 정식 서비스를 앞둔 <미르4>가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