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NHN의 중국법인 아워게임은 상해 영달국제호텔에서 <정무세계>의 발표회를 가졌다. <정무세계>는 아워게임이 운영하는 게임포털, “롄종”에서 차세대 주자로 내세우는 3D 온라인 격투액션 게임. 아워게임은 발표회에서 <정무세계>의 홍보영상과 플레이영상을 공개했다.
<정무세계> 홍보영상
<정무세계> 실제 플레이영상
[[#Chinajoy 2009/jungmu02.w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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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세계>의 개발사인 쓰리스톤 스튜디오는 아워게임과 한국의 버티고우게임즈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알아차렸겠지만 두 곳 모두 서비스가 중지된 온라인 격투 게임 <권호>와 관련 있는 곳이다. 버티고우게임즈는 <권호>의 개발사였고, NHN 한게임은 국내 퍼블리싱을 맡았다.
게다가 <정무세계>의 게임엔진은 <권호>와 같다. 문파의 종류나 캐릭터의 모습은 물론이고, 조작방식과 등장하는 스테이지도 <권호>와 아주 비슷하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사실상 <권호>의 리뉴얼 버전이라고 불러도 무난할 정도. 발표회장에 마련된 <정무세계>를 체험한 기자들도 “어? 이거 <권호>잖아?”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발표를 맡은 NHN의 중국전략사업부 송양기 부장(오른쪽 사진)은 발표회 내내 <권호>의 언급을 피했다. 발표회 후에도 한 기자가 <권호>와의 연관성을 묻자 “엔진이 같다고 다 같은 게임은 아니다. 그냥 같은 엔진을 쓰는 게임 정도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이미 실패를 경험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또 같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권호>라는 과거를 버리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 더욱 가볍고 더욱 친근하게
과거를 버리면서 게임의 방향도 달라졌다. 콘솔 게임 수준의 대전액션 게임이라는 ‘고집’ 대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실리’를 택했다.
이전의 <권호>는 격투 게임 마니아층을 겨냥해 ‘콘솔 수준의 액션’을 지향했다. 프레임 단위의 공방전이 벌어졌고, 그래픽 퀄리티도 뛰어났다. 덕분에 초보자의 접근이 어려웠다는 평도 있었지만 타협하지 않은 채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마치 고집쟁이 무도가처럼.
반면 <정무세계>는 필살기와 래더 시스템이 추가됐고 벽돌 깨기, 대두 모드 같은 흥미 요소가 풍부해졌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서비스를 위해 낮은 사양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그래픽 퀄리티도 낮췄다. 콘솔 수준의 정통 대전액션을 목표로 한 <권호>였다면 하기 어려웠을 행동이다.
<정무세계>의 타깃 유저층도 “격투에는 흥미가 있지만, 콘솔에서는 불법복제 등으로만 격투 액션을 즐긴 탓에 다른 유저와의 대전을 경험하지 못 한 사람들”이란다. 또 2010년 2분기까지는 총 11개의 문파와 19개의 캐릭터, 20개의 스테이지와 1,000 개 이상의 아이템을 내놓겠다는 ‘물량 중심’의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가벼운 컨텐츠와 낮은 사양, 꾸준한 업데이트로 철저하게 ‘라이트유저’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 중국 테스트 10월, 국내 서비스도 고려
<정무세계>는 오는 10월 중국에서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후 11월에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늦어도 12월까지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예상성적을 묻는 질문에 송 부장은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 동시접속자 5만 명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5만 명은 상당히 작은 수치. 아워게임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11월 이후에는 해외 테스트도 진행한다. 재미있는 점은 동남아시아 지역 이외에 한국도 서비스 목표에 포함돼 있다는 것. 운이 좋으면 NHN의 ‘복수전’을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송양기 부장은 발표를 마치며 “아는 걸로는 충분치 않다, 실천해야 한다. 하고 싶은 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야 한다.”는 이소룡의 명언을 보여줬다. 지금의 <정무세계>와 딱 어울리는 말이다. <권호>를 통해 하고 싶은 것과 아는 것을 뽐낸 NHN과 버티고우게임즈는 이제 <정무세계>를 통해 실천과 ‘해야 할 것’을 보여 주려 하고 있다.
<권호>라는 과거를 버리면서까지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정무세계>가 새로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지켜보자.
실천을 강조한 이소룡의 말로 <정무세계>의 발표회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