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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그래픽카드 가격 안정될까? 중국 비트코인 채굴장 폐쇄 명령

'채굴장 에디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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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체리폭탄) 2021-03-03 17:47:34
천정부지로 날뛰는 그래픽카드 가격이 조만간 안정될 수도 있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채굴 성지’ 네이멍구(내몽고)를 시작으로 중국 전역으로 채굴 금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채굴장 폐쇄에 따라 중고 그래픽카드가 시장에 대거 풀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사재기에 가까운 채굴업자들의 그래픽카드 구입이 줄어들면서 일반 사용자의 구입도 원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채굴 효율을 대폭 낮춘 RTX 3060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물량부족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오랫동안 중국은 가상화폐 채굴을 방관했다. 민간 주도 가상화폐 발행 및 거래를 2017년 9월 금지했고, 2019년에는 채굴장에 산업용 전기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지역 경제 활성화 문제로 채굴업을 없애진 않았다. 지금까지 전 세계 가상화폐 채굴의 65%가 중국에서 이뤄지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채굴장 완전 금지에 나섰다. 전세계 가상화폐 8%가 채굴되는​ 네이멍구 자치구 당국은 4월까지 가상 화폐 채굴장을 전면 폐쇄할 예정이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차이롄서’는 이번 채굴 금지 조치가 네이멍구를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이 직접 발행하려는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위협 때문이다. 두 번째는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규제로 발생한 전력난 때문이다.

가상화폐 채굴장의 모습


가상화폐 채굴은 복잡한 연산 수행으로 이뤄진다. 채굴의 특성상 연산도 24시간 유지된다. 이에 따른 전력 소비도 어마하다.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 에너지는 연간 129TWh(시간당 테라와트)다. 이는 아르헨티나에서 1년간 사용되는 전력량에 맞먹는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전문 채굴업자들은 전기료가 싼 나라를 찾고 있다. 최근 채굴업자들의 목표가 된 국가는 이란이다. 이란의 전기료는 kWh당 약 4원으로 한국 전기요금의 29분의 1에 수준에 불과하다. 이란 당국 조사에 따르면 14개 거대 채굴장이 사용하는 전력량은 수도 테헤란이 사용하는 전력과 맞먹는다.

채굴에 필요한 장비 역시 고성능을 필요로 한다. 비트코인 채굴은 고성능 CPU 및 GPU로는 감당 불가해, 채굴에 특화된 ASIC(주문형 반도체)를 요구한다. 단, ‘이더리움’을 비롯한 몇몇 가상화폐는 예외다. 이들은 ASIC를 사용한 채굴이 비효율적으로 설계되어, 지금도 고성능 GPU를 요구한다.

이더리움은 2020년 말부터 발생한 그래픽카드 품귀의 주원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이더리움을 비롯한 다른 가상화폐 역시 가치가 상승했다. 이더리움 채굴 효율이 증가하자 더 많은 채굴장이 생겨났다. 안 그래도 수요가 폭증한 RTX 30시리즈에 '씨가 마른' 결정적 이유다.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에 몇몇 채굴장에서는 노트북을 사용해 채굴하는 황당한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그래픽카드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노트북을 활용 중인 중국 채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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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폐쇄 조치로 시장에 중고 그래픽카드가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연말 가상화폐 거품이 꺼졌을 때도 수많은 채굴장이 문을 닫으며, 중고 그래픽카드가 대거 풀린 바 있다. 다만 중고 그래픽카드 구매에 있어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채굴장은 그래픽카드를 비롯, 채굴 장비를 24시간 쉬지 않고 돌린다. 

 

같은 기간 사용한 동일 그래픽카드라도 '채굴장 에디션'이 상태가 더 나쁜 이유다. 또한 몇몇 그래픽카드 업체에서는 채굴 전용으로 그래픽카드를 생산하고 있다. 채굴전용 제품은 발열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무상보증기간이 짧은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사용에 있어 큰 문제는 없으나, 중고 제품의 경우 고장 확률이 높고 AS가 어려워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