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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MLB 더쇼 21' 품은 Xbox 게임패스, MS의 승부수가 지닌 의미

더이상 MLB 더쇼를 위해 PS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1-04-05 12:30:08

만우절이 막 끝난 지난 2일, 많은 게임 팬을 놀라게 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년간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으로 출시된 야구 게임 <MLB 더쇼 21>이 출시와 동시에 'Xbox 게임패스'에 합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이에 많은 유저, 특히 스포츠 게임 팬들은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패스가 부럽다는 유저부터 스포츠 게임을 하려면 Xbox가 낫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죠. 사실상 최후의 콘솔 MLB 게임으로 꼽혔던 <MLB 더쇼 21>를 게임패스에 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승부수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더쇼의 게임패스행은 독점 타이틀을 빼 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 MLB 더쇼 21, 출시와 동시에 게임패스행... 스포츠 게임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MLB 더쇼 21>은 소니(SIE) 산하 SIE 샌디에이고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MLB 야구 게임입니다. 특히 <MLB 더쇼> 시리즈는 2006년 첫 번째 타이틀을 출시한 뒤, 한 번도 플레이스테이션을 벗어난 적 없는 '성골'에 해당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독점 타이틀 중 하나였죠.

 

<MLB 더쇼> 시리즈는 비단 '독점'이라는 무형적 의미 외에도, 매년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유형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는데요. 축구에 비해 보급률이 떨어지는 야구를 주제로 하는 데다, 지원하는 언어가 영어뿐이라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숫자입니다. 게다가 미국 시장 조사 업체 NPD에 따르면, 2019년 출시된 <MLB 더쇼 19>는 미국 야구 게임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MLB 더쇼> 시리즈와 플레이스테이션은 '최후의 MLB 게임'과 '이를 독점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써의 입지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MLB 더쇼> 하려고 플레이스테이션 산다"라는 유저가 적지 않았을 정도니까요.

 

더쇼 시리즈는 PS 진영을 대표하는 타이틀로 자리매김했다 (출처: NPD)

 

 

공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였습니다.

 

당시 "MLB 사무국이 SIE 샌디에이고 스튜디오와 <MLB 더쇼> 시리즈의 멀티 플랫폼 출시에 관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라는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플레이스테이션과 <MLB 더쇼> 천하'가 깨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특히 Xbox와 닌텐도 아메리카가 공식 SNS를 통해 해당 내용을 리트윗한 만큼, <MLB 더쇼>가 해당 플랫폼에 등장할 거라는 기대감도 커졌죠.

 

그리고 올해 2월, <MLB 더쇼 21>의 플랫폼이 공개됐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4, 5와 Xbox 시리즈 X, S 그리고 Xbox One이었죠.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쇼킹한' 소식입니다. 더는 <MLB 더쇼>를 플레이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거니까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쇼킹'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출처: SIE)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매달 약 만 원의 요금으로 여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구독형 모델, '게임패스'에 <MLB 더쇼 21>을 추가하는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그것도 '출시와 동시에' 말이죠. 정말 쉽게 말씀드리자면 <MLB 더쇼 21>의 정가(70,390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게임패스 월 11,800원)에 신작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겁니다.

 

사실 몇몇 유저는 <MLB 더쇼 21>이 Xbox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심스레 해당 타이틀의 게임패스행을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MLB 더쇼> 시리즈가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타이틀이었던 만큼, 출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죠. 그런데 이러한 예상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으니, 스포츠 게임 팬들이 받은 충격 역시 상당했습니다.

 

 

# 달라진 스포츠 게임의 흐름, 그리고...

 

잠시 방향을 틀어서 스포츠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매년 수많은 스포츠 게임이 새로운 넘버링을 통해 신작이라는 간판을 달고 출시되지만,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로스터 등 변화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소소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축구 게임을 양분하고 있는 <피파>와 <위닝> 시리즈는 물론, <풋볼 매니저> 시리즈도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번 기사의 주인공 <MLB 더쇼> 시리즈도 예외는 아닙니다. 새로운 타이틀이 출시되더라도 혁신적인 변화는커녕, 그래픽마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죠. 게임의 숫자를 가리면 개발진조차 구분할 수 없을 거라는 비아냥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개발사들의 마인드도 조금씩 변하는 추세입니다. 코나미의 <프로야구 스피리츠>와 <E-BASEBALL 파워풀 프로야구>는 신작 출시를 2년 주기로 조정하는 대신, 공백기엔 무료 로스터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닝 2021> 역시 신작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 팩'을 판매하고 있죠. 신작을 풀프라이스로 구매하기 아깝다는 팬심이 자리 잡으면서 스포츠 게임의 흐름도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관련 기사: 업데이트 형태로 출시될 '위닝 2021', 스포츠 게임 해법 될까

 

 

다시 게임패스에 편입된 <MLB 더쇼 21>로 돌아가 봅시다.

 

앞서 말씀드렸듯 <MLB 더쇼 21>의 정가는 약 칠만 원입니다. 전작에 비해 크게 변한 것 없는 스포츠 게임의 풀프라이스 치곤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반면 게임패스는 월 만 원만 내면 됩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게임패스 7개월 치 가격과 맞먹습니다. 

 

게다가 게임패스는 <MLB 더쇼 21> 외에도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신작'의 의미가 떨어진다던 <피파 21>, <위닝 2021> 등 다른 스포츠 게임도 즐길 수 있죠. 플레이스테이션 유저 입장에서는 '충격'을 넘어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Xbox는 꽤 멋진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출처: Xbox)

 

#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인 승부수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언급한 <MLB 더쇼 21> 뿐만 아니라, EA 플레이와 손잡고 <NHL 21>과 <피파 21>을 올해 4월과 5월부터 게임패스에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게다가 <위닝 2021>과 <풋볼 매니저 2021>은 이미 게임패스에 포함되어있죠. 새로운 스포츠 게임을 구매하는 의미가 점점 옅어지는 지금, 게임패스의 이러한 행보는 스포츠 게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EA 플레이를 품에 안은 게임패스 (출처: Xbox)

 

 

지난해 차세대 콘솔을 출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스퀘어 애닉스의 AAA급 신작 <아웃라이더>를 발매와 동시에 게임패스로 업어온 데 이어, 최근엔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RPG <옥토패스 트레블러>와 세가의 대표 IP <용과 같이> 시리즈까지 데려왔습니다. Xbox에 흥미가 없었던 유저들의 시선마저 사로잡을 수 있는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과연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인 승부수'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 그리고 소니와 플레이스테이션은 이를 어떤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을까요? Xbox 시리즈 X, S와 플레이스테이션 5, 나아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차세대 콘솔 대전'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