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학 연구진이 랜덤박스 아이템에 돈을 지불하는 심리가 도박과 다름이 없다는 보고서를 냈다.
플리머스 대학교와 울버햄튼 대학교는 2일, 멀티플레이 게임의 인 게임 구매 행위에 관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구매자는 1달에 20파운드(약 3만 원)를 랜덤박스에 투자하는 정도지만, 상위 5%의 이용자들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사람들을 한 달에 70~100파운드(10만~15만 원)정도를 지불하는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이들의 1/3이 일반적인 도박 중독 조사의 "문제적 갬블러" 성향을 띄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랜덤박스에 매료되는 과정이 일반적인 도박의 흐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터뷰이들은 인플루언서, 접근 용이성,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의 영향으로 랜덤박스 아이템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피파>와 <오버워치>가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간 한정 특별 행사를 자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바로 지금 놓치면 안 된다"라는 심리를 조장한다고 분석했다.
인구 통계학 관점으로 본 바에 따르면, 젊은 남성과 교육 성취도가 낮은 사람들이 랜덤박스 아이템에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젊은 남성들은 자신이 처한 불균형의 영향으로 랜덤박스 아이템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는 진단이다.
연구진은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한 어린이 중 40%가 랜덤박스 아이템을 개봉한 적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하지만 이 어린이들은 도박 중독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았는데, 인-게임 결제 권한이 없는 어린이들은 무상으로 제공되는 아이템만 오픈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를 뒤집어 "문제적 이용의 근간에 돈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현지 도박 중독 방지 시민단체 비갬블어웨어(BeGambleAware)의 의뢰로 진행됐다. 영어로 된 논문은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