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상적인 레벨업 발생, 유저 불만 폭발
- 유저 PC의 윈도우 시스템 망가뜨리는 신종 버그까지 등장
빅3 중 하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넥슨의 MMORPG <제라>가 연이은 버그 사건에 시달리고 있다.
먼저 불거진 것은 이른바 '430 사건'이라 불리는 데미플레인의 보상건. 이 문제는 오픈베타테스트 개시 직후, 일부 데미플레인의 미션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보상을 주면서 시작되었다. 이를 파악한 몇몇 유저들이 해당 미션만 반복 수행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을 달성한 것. 하지만 <제라> 운영팀은 데미플레인의 보상만을 낮췄을 뿐, 이를 이용해 레벨을 높인 유저들에게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이미 비정상적으로 레벨을 높인 유저가 있는 상황에서, 그 레벨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까지 막혀버렸으니 다른 유저들은 상실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노릇. 게시판은 항의성 글로 뒤덮이고 게임 내에서 시위도 열렸다. 재빨리 전유택 개발팀장이 공지를 올려 미흡한 운영에 대해 사과하면서 일단 사태는 진정국면을 맞았다. 430 사건은 심각한 문제이긴 했으나, 오픈베타테스트 초기였던 데다가 버그라기보다는 기획상의 실수라는 의견도 많아 그렇게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데미플레인에서 비슷한 문제점이 다시 발생하면서 유저들의 불만은 심각해졌다. 5차 데미플레인 브릭스칼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여주는 버프를 중복해서 받을 수 있었던 것. 원래 의도를 악용해 버프를 여러 번 중복해서 받다 보니 캐릭터의 능력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덕분에 브릭스칼의 최종보스를 단 3방으로 해치우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버그를 알아낸 몇몇 유저들은 해당 보스만 반복해서 잡아,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경험치와 로나를 얻을 수 있었다.
브릭스칼의 버그는 금세 알려졌지만 운영자들은 이번에도 버그를 패치할 뿐, 이를 악용한 유저에게는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넥슨에서 5차 데미플레인에 걸었던 현물 이벤트. 해당 데미플레인에서 얻은 경험치 순서대로 노트북 등 값비싼 현물을 주기로 한 이벤트에, 버그를 이용해 경험치를 얻은 유저들이 상위에 랭크된 것이다.
당연히 일반 유저들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듯 분노했고 게시판은 금세 운영자에게 불만을 성토하는 글로 가득 찼다. 특히 "430사건과 브릭스칼 버그를 연이어 이용했는데도 제재는커녕 상으로 노트북까지 주니, 이는 운영팀과 친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마저 제기됐다. <제라> 개발진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가 더욱 떨어진 것. 이런 사태는 약 일주일간 계속됐고, 드디어 2월 28일 전유택 개발팀장이 브릭스칼 버그를 이용한 유저의 경험치와 로나를 초기화한다는 공지를 올리고 나서야 진정되었다.
하지만 버그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월 28일자로 업데이트된 패치파일을 설치하면 컴퓨터 다운, 심지어 윈도우 프로그램이나 하드 디스크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현재 피해를 입은 유저들은 "알 수 없는 버그로 인해 하드 디스크가 삭제되거나, 윈도우를 재설치하느라 황금 같은 휴일(3월 1일)을 날렸다"며 넥슨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넥슨은 재빨리 해결책을 내놓기는 했으나,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자사의 보안프로그램인 ‘가드캣’을 삭제하고 패치를 받으라는 것. 때문에 자사의 프로그램끼리 충돌해 유저의 PC 시스템을 망가뜨렸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베타테스트 역시 상용서비스가 아닌 테스트의 일환이므로 서버나 버그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패치가 유저의 PC 시스템을 망가뜨린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는 점은 <제라>에게 심각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베타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으나, 잇딴 버그 때문에 발목이 잡힌 <제라>. 과연 제작진이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